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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태 박사의 한국종교학●한국사회 공공성 수준과 종교단체에서의 공공성 인식((下)

장정태 논설위원 | 기사입력 2022/12/01 [09:03]
종교단체에서의 공공성 인식

장정태 박사의 한국종교학●한국사회 공공성 수준과 종교단체에서의 공공성 인식((下)

종교단체에서의 공공성 인식

장정태 논설위원 | 입력 : 2022/12/01 [09:03]

<연재순서>

()한국 사회에서의 공공성 의식

()종교단체에서의 공공성 인식

 

종교와 공공성에 대한 논의는 세속화 이론으로 전개

 

종교의 공공성 참여를 주장하는 연구자들은 그 실례를 삼성 비자금 사건 등을 폭로한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70년대와 80년대에 적극적으로 활동한 개신교의 도시산업선교회, KNCC(한국교회협의회), 인권위원회와 개혁불교 등의 활동을 열거한다. 대표적 사례로 지적하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가까이 북한 주민의 인권, 6.15 전쟁포로 강제구금 및 강제노역, 종전 전후 일반인에 대한 강제납북자 문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미얀마 군부에 의해 수지여사의 가택연금, 선거부정, 이란에서 일어난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된 뒤 의문사한 22세 여성 마흐사이미니가 촉발한 이란 반정부 시위에도 침묵하고 있다. 한국종교의 선택적 공공성의 대표적 사례라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세속사회에 대한 이중잣대를 적용하는 종교단체의 병폐를 저지하기 위해 정교분리의 원칙을 제시하고 있다. 정교분리라는 용어의 통상적 용법은 두 집단으로서 국가종교의 분리를 나타내는 것을 의미한다.

 

종교의 공공성 참여는 신앙생활을 넘어 현실참여의 영역까지 간섭이 시작했다. 이와 같은 현상은 한국 사회에서 종교단체뿐 아니라 시민사회, 여성단체에서도 노출되고 있다. 진보적 종교단체 인사들이 진보 정권기에 보인 태도와 보수 집권기에 보인 행동에서 찾을 수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은 보수층에서도 그대로 보이는 사회병리 현상이다. 사회참여와 함께 이익에 대한 저항을 종교의 공공성으로 포장하기도 한다. 실례로 박근혜 정부에서 사학개혁에서 종교단체가 운영하는 사학의 저항은 종교와 사학의 결합에 의한 반대 논리가 다분했다.

 

종교의 공공성 담론은 종교의 공적 역할이나 공공성 강화를 당연시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지만 특정 종교들이 공적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고, 다른 종교들이 그 영역에 들어가지 못하는 제족적 또는 사회적 상황, 즉 공적 영역에서 종교 간 평등이 보장되어 있지 않은 현실이 존재한다.

 

개별종교들의 이익추구는 토착화된 종교와 이주민 등 한국 사회가 급속도로 다문화, 다종교 사회로 변하고 있다. 이와 같은 현상 속에 한국 사회 내에서도 분명히 강조돼야 하는 시대적 흐름인 것이다. 실질적으로 다양화 된 문화와 종교 현실적 상황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한국 사회에서 신근본주의적 개인주의로 치달을 수 있는 시대적 흐름 가운데서 극단적 개인주의 표출이 아닌 보완되고 전체성을 회복하는 차원에서의 공공성에 대한 언급이 시급하다.

 

현대사회에서 종교와 공공성에 대한 논의는 세속화 이론으로 전개되었다. 서구 근대사회에서 세속영역을 종교로부터 분화 또는 독립을 하게 됐다. 종교는 사적 영역에만 머물게 됐다는 것으로 종교의 사회적 성격이 개인으로 축소되고 종교가 객체 또는 대상으로 전락한다는 것이다. 합리적인 서구 근대성을 구성하는 핵심적인 논리가 한국사회의 공공영역에서 종교의 역할은 갈등의 양상으로 표출되곤 한다.

 

다종교 사회에서 공공성 의식의 후진성은 불교와 민족종교 계열과 천주교의 다툼에서 찾을 때을 수 있다.

 

주어사,천진암,서소문 역사공원에서 보였듯 타 종교에 대한 배타적 성지화 운동은 공공성에 대한 결여의 모습이다. 특히 천주교의 발생지라고 주장되고 있으나 천진암의 경우 유교 학자가 성경을 공부할 수 있도록 장소를 제공한 이유로 다수의 승려와 사찰이 죽음과 폐사라는 극단적으로 내몰렸다. 승려들은 이들이 모여 토론한 내용을 인지하였는가 하는 문제와 별개다.

단순히 조선 정부에서 금기시한 신앙 혹은 금서를 읽었다는 이유만으로 이벽, 정약용 등 유학자들이 죽임을 당했는지 신앙으로 성경을 받아들이고 있는지 정확하지 않다. 유교 학자가 사찰에서 성경을 공부했다는 사실만으로 폐사가 되었고 천주교는 그곳에 성역화 작업을 자신들의 입장만 강조하는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그곳에서 죽어간 승려에 대한 기록이 없는 천주교 독식 사업으로 변질하였다.

 

서울시 중구에 있는 서소문역사공원은 천주교인들의 순교자뿐 아니라 천도교(동학)의 김개남, 안교선, 최재호 접주 동학 2세 교조 최시형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 이승만이 감옥생활을 했다. 1997년 국제 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에는 노숙인뿐 아니라 거리로 내몰린 가족들이 모여 살았던 노숙촌이 만들어졌다. 결국, 조선 정부에 의해 죽임을 당한 천주교 신자들뿐 아니라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가슴 아픈 사연이 간직된 곳이다. 이곳을 자신들 신자가 처형당한 사건만 부각하는 역사공원을 조성해서는 안된다. 이런 행위는 역사 왜곡과 공공성을 훼손하는 일이다.

 

종교단체 구성원 마저 옳고 그름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채 오직 진영에 의해 구분

 

국내에서 연구된 대부분 논문은 공공성 개념에 대한 명확한 개념 정의 없다. 종교계는 사회적 정치적 역할을 종교의 공공성 개념과 동일시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특히 공적인 것과 사적인 것의 경계 사이에 공적인 것을 사적인 것의 상대적 차원으로 단순이해하거나 공공성을 사회 정치화의 과정에서 구성된 정치 이후의 현상으로 파악함으로써 두 영역 사이의 모순과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공공성의 본디 보편성을 제시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

 

선행연구자 염승준의 논문에서 밝히고 있듯 우리 사회가 공과 사의 구별이 명확하지 않다. 공직자 사회조차 상급자에 의한 사적 지시가 당연시되고 하급자는 그런 지시를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간혹 지시를 받는 처지에서는 당연시하거나 자기 삶의 도구로 활용하기도 한다. 현실적으로 공공성과 사적 관계에 관한 연구가 선행된 이후 혹은 병행을 통해 논지를 전개해야 할 것이다.

 

한국 사회의 시민의식이 성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개인주의와 시민사회 단체의 확장은 결국 진영에 따른 과도적 체제로 변하였다. 도덕적 우월주의와 선민의식과 함께 적대적 상대주의가 지속하면서 한국 사회는 공공성은 사라졌다. 종교단체 구성원 마저 옳고 그름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채 오직 진영에 의해 구분되고 있으며 이와 같은 현상은 당분간 지속할 것이다.

장정태 삼국유사문화원장(철학박사. 한국불교사 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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