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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 중용 종교덕목이 보수에게는 좌파로 , 좌파에게는 변질로 매도된다

신민형 | 기사입력 2018/04/28 [22:27]
4.27 남북정상회담 관련 보도 28일자 조간지를 비교분석하며

중도· 중용 종교덕목이 보수에게는 좌파로 , 좌파에게는 변질로 매도된다

4.27 남북정상회담 관련 보도 28일자 조간지를 비교분석하며

신민형 | 입력 : 2018/04/28 [22:27]
4.27 남북정상회담 관련 보도 28일자 조간지를 비교분석하며     

-4·27 남북정상회담에 ‘완전한 비핵화’ 내세우며 감동 전한 언론들-진짜 여론일까?
-일부 보수 ‘원론적 합의’라 평가하며 ‘북미에 공 넘겼다’는 우려를 크거나 작게 제기
-남북정상회담에 미국언론과 같이 오히려 ‘기대와 우려’ 보인 보수지의 중도적 균형보도
-중도 한국이 보수에게는 좌파로 비판받는 상황, 좌파에게는 보수 변질로 매도되기도
    

남북정상회담이 마무리 될 때인 27일 저녁 술자리에 나가며 미리 공동선언문을 받아보았다. 불과 발표 10여분 전에 받은 ‘엠바고’였지만 워낙 궁금했던 것이라 순식간에 읽게 되었다. 그리고 선언문에 대한 반응을 알고 싶어 바로 술자리 모임 친구들 카톡방에 올렸다. 무교동 옛 음식점에 모이는 보수적 친구들이었다.     

이들에게서 바로 답글이 돌아왔다. “완전한 비핵화는 뒤편에 구색맞춰 들어갔고 민족자주원칙이 강조됐다”며 에상대로대로 평했다. 한 친구는 “문 대통령이 이제 미국 북한 양쪽에 시달리겠다”는 비야냥조 분석을 달아놓았다.     

한편 엠바고가 풀리고 언론들의 기사 제목이 바로 떴는데 이는 60대 중반 친구들의 반응과 전혀 다른 ‘완전 비핵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어 SNS에서는 이러한 기사를 공유하며 감격, 흥분을 뿜어냈다. 좋다는 댓글이 홍수를 이뤘다, 평화와 번영·통일이 바로 이루어 질 듯했다.     

반면 일부 우파들이 홍준표 한국당 대표의 ‘남북 위장평화쇼’ 등 혹평과 빈정거림을 올려 놓은데 대해서는 온갖 비난 댓글이 쏟아졌다. 미국에 나가있는 한 목사가 북한의 인권문제와 종교자유를 거론하고 미국 보수신문들의 반응을 소개해 놓은 것에도 언제 ‘보수꼴통이 되었냐“는 핀잔 댓글이 이어졌다.     

보수적 친구들과의 술자리에서와 마찬가지로 SNS 상에서도 나의 주장을 이야기하지 못했다. 아니 내 의견이 무엇인지 모를 정도로 혼란스러웠다. 남북만남이 감동스럽기도 하는 한편 부정적 반응에 수긍이 가기도 했다. 고모부를 살해(?)한 김정은의 잔학성에 잘 받은 인성교육, 군주교육과 글로벌한 교육이 오버랩되기도 했다.     

28일 조간신문들의 기사들 역시 ‘완전한 비핵화’를 내세우며 회감의 각종 감동적 장면을 전달하는데 많은 지면을 할애해 놓았다. 진보적 언론들의 1면 톱은 감성적 감동의 제목을 달았다. 보수신문들까지도 감동스런 기사와 제목을 전달해 놓았다.    

다만 일부 보수신문들은 ‘원론적 합의’라 다소 냉정하게 평가하며 ‘북미에 공 넘겼다’는 우려를 크거나 작게 드러내는 차이를 보이며 제기해 놓았다.     

특히 조선의 제목과 기사내용이 가장 많은 우려를 제기해놓았다. 1면 톱 ‘한반도 '완전한 비핵화' 운은 뗐다’는 제목부터 의미심장했다. 감동적인 면도 많으니 자유한국당처럼 완전히 부정할 수는 없는 노릇이고 고심 끝에 단 ‘운은 뗐다’는 표현이 절묘했다. 사설도 제목부터 냉정했다. ‘북핵은 '美·北'에 넘기고 對北 지원 앞세운 남북 정상회담’은 60대 후반 보수적 술친구들의 평가를 대변하는 듯했다. 보수적 친구들은 ‘샤이 보수’가 많을 것이라 했는데 조선도 그러한 판단을 하는 듯했다.     

조선처럼 1면과 사설에서 큰 우려를 내세우지 않았으나 동아 세계 등은 각각 2,3면 톱으로 ‘김정은, 선언문 공동발표서 ‘비핵화’는 한번도 입에 안 올려‘ ’CVID 첫발 뗐지만 원론적 합의 그쳐… 기대 우려 교차‘ 등으로 완전한 비핵화 명문화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중앙선데이를 발행하는 중앙도 ‘...디테일은 북·미회담으로’ 란 제목의 메인 기사를 올려 놓았다.    

오히려 보수신문들이 미국언론과 같이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드러내는 균형잡힌 보도를 했다고 볼 수 있었다.     

한편 전날 조선 중앙 동아가 방송심의위원회가 정상회담보도에 대해 정부발표대로 보도하라는 공고문을 비판한 기사에 이어 조선 동아는 26일자에도 ‘新보도지침’ 이라는 사설로 비판해 놓았다.     

* 중도 한국이 보수에게는 좌파로 비판받는 상황, 좌파에게는 보수 변질로 매도되기도
-한국은 기사내용중 기대·우려 교차 제기했으나 제목이나 전반적 내용은 환영.흥분
    

한편 보수적 술자리 모임에서는 신문에 대한 평가도 나왔는데 이들은 보수, 진보로 나누는 것부터 부정했다. 자신들은 보수도 우파도 아니며 단지 극단적 좌파만 존재할 뿐이라는 주장이었다. 
   
이들은 중도진보, 혹은 경제정책에서는 보수적인 성향을 보이는 한국일보에 대해 좌파라고 단정해 놓았다. 아마도 한때 진보성향이 강했던 사설과 사내와 칼럼에 대한 인식을 버리지 못했고 최근에도 간혹 드러나는 진보적 시각의 기사취사선택과 일부 사설, 칼럼 논조가 근래 많이 개편된 논설과 칼럼의 보수적 논조를 압도하고 있는 것 같았다, 또한 조선과 같이 보수성향이 강한 논조에 길들여진 독자는 중도진보, 혹은 중도에 좌파란 낙인을 찍는 경향이 있다 마찬가지로 진보는 중도진보, 혹은 중도에 대해 ‘보수 꼴똥 변절’로 매도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실상 전문가나 꼼꼼히 기사를 읽는 독자들은 진보적 제목에서도 진보언론에서는 찾을 수 없는 균형을 잡으려는 기사의 내용을 읽게 된다.    

이를테면 한국 28일자 1면 톱 “한반도 완전한 비핵화 첫 명문화”에서는 모호한 비핵화 내용과 북한입장 수용 언급도 있으나 보수의 눈에는 들어오지 않고 성에 차지 않는다. 사설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 비핵화ㆍ평화의 새 시대를 선언하다’에서는 “비핵화의 방식이나 기한 등이 없어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일부 비판이 나올 수 있다고 지적해 놓았다. 그리고 이는 최종적으로 북미 정상회담에서 담판해야 할 문제라고 지적해 균형을 잡으려 노력한 흔적이 있다. 그러나 중도적 균형조차 거부하는 보수에게는 좌파로 단정된다. 한편 진보에게는 확실피 않은 문제제기가 미적지근한 회색분자와도 같다.     

또한 한때 강한 진보적 논조의 칼럼들이 한국의 ‘좌파 판정’을 이끌었는데 보수적 논조마저 이러한 논조에 묻히는 경향이 있었다.     

28일자에도 그런 경향이 다시 드러났다. 이계성 칼럼 ‘판문점의 봄- 도보다리에서 30분짜리 아름다운 무성영화 찍은 두 정상’은 정상회담의 감격을 감성적으로 제기해 주목을 받았다. 임예인 칼럼 ‘2030 세상보기- 드루킹 사건, 댓글을 어찌해야 할까요’도 정상회담에 세계이목이 집중되는 상황에서 드루킹 지적은 젊은 세대에 조소의 대상이라 강조해 젊은 독자들 취향에 어필했다.     

한편 이날 장인철 칼럼 ‘그런데 혁신성장’은 언제 할 건가‘는 규제완화정책 등 j노믹스와 좌파적 정책을 비판하는 우파적 기사였다. 주애우 칼럼 ‘남북회담이 미북회담의 길잡이가 되려면’ 역시 ‘정상회담에 섣부른 기대는 금물’이라며 “남북한 모두 과거의 전철을 또 다시 밟을 것이 자명하다.”는 소위 ‘우파적 논조’를 보여주었다.     

그러나 이러한 우파 논조가 강한 좌파적 논조에 묻히는 경향이 있다. 마찬가지로 진보적 논조를 기대하는 ‘좌파’들은 이러한 우파적 내용에 ‘변절’이란 비판을 하게 된다.     

중도· 중용를 중요시하는 종교 정신이 세상의 균형을 이루게 하는 언론정신과는 어울리지 않는 것일까. 세상의 갈등을 없애 사랑을 가르치는 종교정신은 갈등과 논란을 조장해 독자를 끌어들이는 언론과는 전혀 매치할 수 없는 것인가. 이 또한 남북정상회담을 놓고 벌이는 논란처럼 혼란스럽다.    

<보수신문들의 정상회담관련한 중도적 보도 기사와 우파적 사설>    

조선 1면 톱: 한반도 '완전한 비핵화' 운은 뗐다
            사설: 북핵은 '美·北'에 넘기고 對北 지원 앞세운 남북 정상회담
세계 3면 톱: CVID 첫발 뗐지만 원론적 합의 그쳐… 기대 우려 교차
동아 2면 톱: 김정은, 선언문 공동발표서 ‘비핵화’는 한번도 입에 안 올려
중앙선데이: 청와대 “김정은 비핵화 육성 있다” … 디테일은 북·미회담으로   

조선 사설: 방송심의委 이제 보도 지침까지, 아예 정치를 하라
동아 사설: “정부 발표 토대로 회담 보도하라”… ‘新보도지침’ 내린 방심위       

<남북정상회담 관련 조간지 1면 톱>

한국: “한반도 완전한 비핵화 첫 명문화”
조선: “한반도 ‘완전한 비핵화’ 운은 뗐다”
중앙선데이: 청와대 “김정은 비핵화 육성 있다” … 디테일은 북·미회담으로
동아: “완전한 비핵화 문을 열다” 경향: “핵 없는 한반도, 동행이 시작됐다”
한겨레: “더 이상 전쟁은 없다 판문점 선언”
서울: “한반도 전쟁 없다… 완전한 비핵화·올해 종전”
세계: “완전한 비핵화로 핵 없는 한반도 명문화”
국민: “전쟁은 없다… 완전한 비핵화 선언”

<남북정상회담 관련 사설>

한국: 남북 군사긴장 완화 더 이상 합의로만 끝나지 않기를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 비핵화ㆍ평화의 새 시대를 선언하다
조선: 북핵은 '美·北'에 넘기고 對北 지원 앞세운 남북 정상회담
중앙: 문재인-김정은, 비핵화 대장정 문을 열다
동아: 北 '완전한 비핵화' 새 역사, 이제 첫 페이지 썼다
경향:"결코 뒤돌아가지 않겠다"는 남북 정상의 불가역적 합의
       핵 없는 한반도와 평화의 위대한 여정을 시작하다
한겨레: 판문점의 봄, 평화·번영의 시대 열다
서울: 남북 이산가족 상봉 합의, 바로 실행에 옮기자
       핵 없는 평화공존의 새 한반도 시대 열다
세계: 평화의 첫발 뗀 남북, 비핵화 마침표 찍자
국민: 한반도 평화·번영·통일의 첫 발을 떼다
       정상회담 결과 초당적으로 뒷받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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