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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신신앙의 특징과 종류④측간신 제석(帝釋),칠성(七星) 조상신 수문신

장정태 논설위원 | 기사입력 2018/05/17 [07:56]
주택구조 변화와 더불어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는 조상들의 가신신앙

가신신앙의 특징과 종류④측간신 제석(帝釋),칠성(七星) 조상신 수문신

주택구조 변화와 더불어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는 조상들의 가신신앙

장정태 논설위원 | 입력 : 2018/05/17 [07:56]

7)측간 신(변소각시) 공포의 대상,생활의 동티를 무서워함
    

인간의 양면성을 극명하게 들어나는 곳이며 가장 중요한 곳이다. 그런 장소에 신령이 없을 리 없다. 이름하여 변소각시라 하는데 옷을 입고 머리를 무릎까지 풀어 내렸다고 한다. 이전에 시골에서 야간에 변소를 출입할 때 헛기침을 한 이유가 이 각시 신령에게 인기척을 낸 것이라는 설도 있다. 이 신령은 젊은 여인이라 신경질적이고 변덕스럽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물론 이외에도 문지방 같은 데에도 신령이 존재하고 빗 자루를 너무 아껴쓰면 몽당귀신이 붙는다고 하는 등 다양한 곳에 신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 우리 민족의 신앙관이다. 그것은 단순히 두려움이나 경외심이 아니다. 모두를 신과 같이 알뜰하게 대하는 조상들의 지혜다.

측간신은 옛 어르신들이 측간에서 볼일을 보면서 너무 힘(?)을 쓰는 통에 고혈압등으로 사망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전혀 남들의 도움없이 고통스럽게 생을 마감하는 일이 측간신의 노여움으로 생각했다. 그러기에 볼일을 보기 위해 찾을 때 꼭 남의 집을 방문하듯 예의를 갖춘것이라 생각한다. 이곳은 혼자만의 공간으로 몸가짐이나 생각이 흐트러지거나 경박하면 신경질적인 뒷간신의 심기를 거스르게 되고 신벌을 받게 되는데, 그것을 “주당 맞는다”라고 한다. 주당은 뒷간신의 별칭이고 “주당 맞는다”는 신벌이 내려졌다는 뜻인데, 주당 맞은 사람은 얼굴이 갑자기 흙빛이 되면서 혼절하게 된다. 만약 이대로 놔두면 그대로 죽어버리므로 서둘러서 주당맥이 굿을 해야 한다. 왼새끼를 꼬아 환자의 몸을 일곱 매로 묶고 마당의 중앙에 짚을 깔아 환자를 뉘어 놓은 후 풍물을 치면서 절구공이, 쇠스랑, 괭이 등으로 환자 곁을 돈다. 이때 주변의 땅을 찧으며 “주당맥이 하자, 주당귀신 물러가라”고 주문을 외면 얼마 후 환자는 깊은 숨을 내쉬며 깨어난다고 한다. 측간 신은 좀 사악한 성정이 있다하여 우리 스스로 조심해야 한다고 믿는 신이다.     

8)제석(帝釋)․칠성(七星)     

우리나라의 가신 신앙 중에서 주부들과 가장 가까운 것은 인간의 수명장수와 출산을 관장하는 가신들이다. 아이들이 세상에 태어나서 혼자서 삶을 영위할 때까지는 하루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것이 부모의 마음이기 때문에 주부들은 늘 신에게 지성으로 자녀의 성공과 건강을 기원하게 되는 것이다. 요즈음에야 현대의학으로 병의 치료가 된다고 믿기 때문에 신에게 빈다는 것 자체도 미신에 불과하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지만 우리 나라의 전통 민간신앙에는 어린아기가 태어나는 것은 삼신(三神=産神)의 직능이며 명(命)은 칠성(七星)이 복(福)은 제석(帝釋)이 관장하여 아이가 태어나서 9세까지는 삼신할미가 책임진다고 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이 세 가지의 신위는 가신신앙에서뿐만이 아니라 무의식인 굿에서도 함께 나타나고 있으며 모두가 인간이 태어남에서 죽음까지를 주관하고 보호하는 신격이다. 어린아이를 보호하는 삼신과 유사한 생각은 일본 천리교에서도 보인다. 어버이신님이 어린아이를 일정기간 보호하기 때문에 사고없이 성장한다는 주장이다.    

제석(帝釋)은 도리천의 임금이며 하늘의 수호신으로 불법(佛法)을 보호하는 신이지만 무가(巫歌)의 제석풀이에 보면 인간에게 복을 접지해주는 신으로 특히 자손창성을 주관하는 신이다. 제석신의 신위는 쌀을 항아리에 담아놓거나 밥 주발에 쌀을 담고 한지로 덮어 놓기도 하고 제석주머니를 만들어 벽에 쌀을 걸어 놓기도 한다.

칠성(七星)은 북극성을 중심으로한 도교에서 말하는 탐랑(貪狼), 거문(巨文), 녹존(祿存), 문곡(文曲), 파군(破軍), 무곡, 염정 등 일곱별을 말하는 것으로 모든 사람들의 인물적간과 수명장수를 담당하는 신이다. 칠성의 신표는 집 뒷켠에 칠성단을 만들어 놓거나 돌 일곱 개를 놓아서 신위를 만들기도 하고 칠월칠석이 되면 주부들이 밤에 장독대에 떡을 해놓고 정화수와 촛불을 켜고 북두칠성을 향해 가족의 건강과 수명장수를 축원한다.     

9)조상신     

조상신은 후손을 보살펴 주는 신이다. 이 신이 있는 자리는 안방의 윗목 벽 밑인데, 대체로 신체가 없다. 대개의 가정에서는 돌아가신 조상의 기일(忌日)에 제사를 지낼 때 안방 윗목 벽에 지방을 붙이고 제상(祭床)을 차린다. 이것은 윗목 벽 밑을 조상신이 있는 자리로 생각하는 의식이 있기 때문이다.

가신으로서의 조상과 제사를 받는 조상은 차이가 있다. 유교식 제사를 받는 조상은 서열(序列)이 명확하다. 그러나 가신으로 모시는 조상은 서열이 확연하게 정해져 있지 않다. 가신으로 모시는 조상은 가족들에게 자주 현몽(現夢)하여 모신 조상이다. 집안의 우환(憂患)이 있거나 좋지 않은 일이 계속되어 점사(占辭)에 따라 모신 조상도 있다. 이들은 주로 한(恨)을 품고 세상을 떠났거나 색다르게 살다가 돌아가신 분이다.

조상신에 대한 의례를 보면, 차례 때 조상상(祖上床)을 따로 차려 제하고, 햇곡식이 나면 성주신과 함께 천신(薦新)한다. 굿을 할 때에도 조상상을 따로 차려 제하며, 별식(別食)을 하면 한 그릇을 바친다.

가신은 공간에 따라 상징하는 의미가 다르며, 형태 역시 각양각색으로 지방마다 다른 점을 보인다. 조령과 상신이 주로 단지에 쌀과 보리를 넣어 안벙에 놓는다. 성주는 지방의 특색에 의해 독과 한지에 곡물을 갈아 넣는다. 터주는 단지 속에 곡물,천 등을 놓고 짚 주저리를 씌웠으며 업에 형태 역시 주저리인 경우가 있지만, 형태와 위치가 각 지방마다 각기 다른 차이점을 가지고 있다. 측신과 수문신의 형태는 현재 찾아보기 어렵다. 칠성신앙은 뒷 꼍에 단을 모으고 정한수를 놓는다.    

10)수문신(守門神)      

『산해경(山海經)』 「대황북경(大荒北經)」에서 이르기를 “대황(大荒) 가운데 산이 있는데 이름을 형천(衡天)이라 한다. 또 선민산이 있는데, 가지가 천리에 뻗친 나무가 있다”했다. 또 선민산(先民山)이 있는데, 가지가 천리에 뻗친 나무가 있다.“했다. 이에 대한 학의행(郝懿行)의 대대례가 오제적관에서 동쪽으로는 반목(蟠木)에 이르렀다하 했고 『사기』 「오제가」에도 같은 말이 있는데, 이것이 『산해경(山海經)』에서 말하는 천리에 뻗친 나무가 아니가 한다. 유소의 예의지에서 이 경을 인용하여 이르기를 ‘동해 중에 도삭산이 있고, 그 위에는 큰 복숭아 나무가 있는데 꼬불꼬불 서린 것이 3천리이다. 그 낮은 가지에 난 문을 일컫어 동북귀문(東北鬼門)이라 하는데, 온갖 귀신이 출입한다. 문 위에는 신인(神人)이 둘이 있는데 하나는 신도(神茶)라 하고, 다른 하나는 울뢰(鬱儡)라 한다. 주로 귀신의 무리들이 사람들에게 해악을 끼치는 것을 가려내고 다스려서 갈대로 만든 새끼에 묶어서 호랑이의 먹이로 썼다. 황제(皇帝)가 이것을 본받아서 귀신을 쫓아낸 다음에는 대문 위에 도경(挑梗)을 세우고 신도와 올뢰가 갈대로 꼰 새끼를 가지고 흉한 귀신을 막는 모습을 그렸으며, 또 호랑이를 문에 그려진 귀신을 잡아먹게 했다.’한다.    

그러나 더 이상 우리사회에서는 조상들의 가신신앙을 찾아 볼 수 없다. 마루가 없어지고 아파트에는 대들보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대부분의 아이들이 병원에서 태어난다. 산모가 산청에 들면서 됫 돌위에 놓인 신을 보며 살아서 “다시 신을 수 있을까”하는 두려움도 없다. 임의로 자신들이 원하는 날, 시간에 맟추어 태어나게 하는 마춤형도 다반사가 되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다 사라진 신앙이지만 그 의미마저 살펴볼 가치가 없는 것은 아니다. (삼국유사문화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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