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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형모 칼럼
정부, 내년 470조 '슈퍼예산' 편성…복지 35% '최대'
일자리 예산 23조5천억원 22% 상승…취약계층 일자리 90만개 창출
기사입력: 2018/09/03 [19:57]  최종편집: ⓒ 매일종교신문
문윤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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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국가(福祉國家·welfare state) 실현은 세계 모든 국가가 추구하는 목표와 이상(理想)이다. 복지국가는 국민전체의 복지 증진과 확보 및 행복 추구를 국가의 가장 중요한 사명(使命)으로 보는 국가로 정의된다. 특히, 자본주의국가에서는 완전고용·최저임금보장·사회보장제도 등이 가장 중요한 시책이다. 현재는 북유럽이 잘 발달되어 있다. 역사적으로는 “짐은 제1의 공복(公僕)이다”라 불렀던 절대주의 혹은 전제주의 계몽국가에서부터 시작됐다. 또한 20세기의 국가사회주의적 사상을 배경으로 하는 직능국가(職能國家)도 복지국가로 볼 수 있다.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덴마크 등 북유럽 국가들은 각기 “국가를 국민의 집으로” “개인의 성공과 관계없는 생활 안정을” “어린이의 성(城)” 등의 구호를 내걸고 거의 모든 국민이 소득을 가지게 하는, 일찍부터 잘 발달된 복지국가로 알려져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영국도 “요람에서 무덤까지”의 구호를 실현하게 되었다. 한국의 현행 헌법도 전문(前文)과 제34조 등에서 복지국가 건설을 목적으로 하고 있음을 천명하고 있다.

복지국가는 적당한 수준의 경제성장에 의해 얻어지는 국민소득총액의 증대를 바탕으로 조세정책, 일부 산업의 국유화, 완전고용, 쾌적한 의식주(衣食住)의 확보, 질병자·실업자·노인과 모자(母子)의 사회보장, 국민연금 등에 의해 국민들로 하여금 최저한의 건강하고 문화적인 생활을 보장하는 것이다. 여기에 덧붙여 언론·집회·결사의 자유 등과 같은 정신적 복지도 불가결한 것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 볼 때 국민이 체제에 지나치게 의존하거나 국가통제의 증대화(增大化)를 촉진시킬 수 있다. 또 관리국가로서 관료들의 국민생활 간섭으로 소외감을 가져올 수 있고, 생활안정으로 노동자의 노동의욕이 감퇴되거나 노인자살과 비행청소년의 증대를 초래하기도 한다.    

2019년 예산의 핵심 키워드 ‘일자리 창출’과 ‘소득 재분배’     

내년도 정부예산이 사상 최대 규모인 470조5000억원으로 편성됐고, 그 중에 ‘복지’에 방점이 찍힌 게 특징이다. 내년도 정부예산은 한마디로 문재인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을 통한 복지국가 실현을 뒷받침하기 위한 ‘슈퍼 예산’이다. 내년 예산의 핵심 키워드는 ‘일자리 창출’과 ‘소득 재분배’다. 이를 위해 역대 최대 규모의 일자리 예산(23조5000억원)을 편성했다. 저소득층과 노인, 청년 일자리를 만들어내면 소득 불평등 지표가 개선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수십조(兆)원을 쏟아 붓고도 ‘고용참사’를 막지 못한 상황에서 이와 같은 확대재정정책이 실효성 없이 재정 곳간만 축낼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8월28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올해 본예산 428조8000억원보다 41조7000억원(9.7%) 증가한 470조5000억원 규모의 2019년 예산안을 확정했다.정부가 31일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하고 국회는 법정 시한인 12월2일까지 이를 심의·의결해야 한다. 내년 지출증가율 9.7%는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응했던 2009년(10.6%)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문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경제를 저성장의 늪에 빠지게 했고, 극심한 소득 양극화와 함께 불공정 경제를 만든 과거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사람중심 경제’라는 새 패러다임으로 위기에 빠진 우리 경제를 되살려야 하는 것이 우리 정부가 향하는 시대적 사명”이라며 “그런 사명감으로 정부는 우리 경제정책 기조(基調)를 자신있게 흔들림 없이 추진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예산을 통해 소득주도 성장을 강화하겠다는 의미이다.정부는 먼저 내년도 일자리 예산을 올해(19조2000억원)보다 22.0% 늘렸다. 이를 통해 노인일자리 61만개, 여성친화적 일자리 13만6000개, 장애인 일자리 2만개 등 취업 취약계층 등에게 일자리 90만개 이상을 제공한다는 목표이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충격을 줄이기 위한 일자리안정자금도 2조8000억원이 편성됐다.   

내년 일자리 예산을 포함한 복지 예산은 162조2000억원으로, 올해보다 17조6000억원(12.1%) 증액 편성됐다. 이에 따라 복지 분야가 총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4.5%로 상승, 역대 최대치를 경신(更新)했다. 마음대로 줄일 수 없는 ‘의무지출’은 241조7000억원으로 전체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51.4%)이 2년 연속으로 절반을 넘어섰다.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확장적 재정정책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도 권고하고 있는 내용이지만, 재정을 어디에 쓰느냐가 중요하다”며 “경제지표를 통해 소득주도성장이 효과가 없다는 것이 나타나고 있는 만큼 경제정책 수정을 고려해볼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확대재정 기조와 세수 감소가 맞물리면 재정 건전성을 해치게 된다. 정부는 2018∼2022년 재정지출(총지출) 연평균 증가율을 7.3%로 설정했다. 2020년에는 재정지출 500조원 시대가 열린다. 반면, 같은 기간 재정수입(총수입)은 연평균 5.2% 증가에 불과하다. 들어오는 돈보다 나가는 돈이 많다는 의미다. 최상대 기획재정부 재정혁신국장은 “내년까지 세수 호조세가 예상되지만 2020년 이후에는 수입 측면의 불확실성이 있다”면서 “반면 지출은 대폭 증액이 예상되기 때문에 관리재정수지(정부의 실질적 재정상태) 비율이 악화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도 2020년 40%대를 넘어서고, 2022년에는 41.6%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복지, 2년째 12%대 증액…푸대접 받던 SOC도 재정 투입     

정부는 내년에도 복지 예산을 대폭 확대했다. 올해 12.9% 증액된 보건·복지·노동 예산은 내년에도 12.1% 늘어난다. 복지 예산이 2년 연속 12%대 증액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회안전망 확충, 삶의 질 개선, 양극화 해소 등에 총162조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 정부는 ‘혁신성장’을 위한 예산에도 힘을 실어줬다. 특히 산업·중소기업·에너지 분야 예산은 14.3% 증액되며, 일자리 관련 예산(22%)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역대 최대 규모의 일자리 예산이 투입되고 있지만 고용지표는 날로 악화하고 있다. 실효성 있는 정책 마련과 효율적 집행이 관건이라는 지적이다. 

◆속도 빨라진 고령화로 복지예산 눈덩이

내년도 복지예산이 대폭 늘어난 가장 큰 원인은 인구 고령화다. 보건복지부에 책정된 내년도 소관 예산은 72조3758억원으로 올해(63조1554억원)보다 14.6%(9조2204억원) 증가했다. 늘어난 금액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분야는 ‘노인’이다. 노인 예산은 올해보다 2조8840억원(26.1% 증가) 늘었다. 공적연금 규모도 2조1491억원(9.8% 증가) 불어났다. 소득하위 70% 노인에게 주는 기초연금이 공적연금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점을 감안하면 노인 예산 증가분은 더욱 커진다. 고령화가 복지예산의 크기를 좌우하고 있는 셈이다. 우리나라는 당초 예상보다 1년 앞서 2017년 ‘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 비율 14% 이상)에 진입할 정도로 고령화 속도가 빠르다. <8월29일 양형모칼럼-‘저출산·고령화 문제,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참조>

기초연금만 해도 2018년보다 2조3723억원 늘어난 11조4952억원이 책정됐다. 노인빈곤율을 낮추기 위해 소득하위 20% 노인의 기초연금을 2019년 4월부터 당장 월 30만원으로 올려주기로 하면서 예산이 더 커졌다.복지 확대로 내년 예산에서 ‘의무지출’ 비중은 51.4%로 전망된다. 올해(50.6%)에 이어 2년 연속으로 50%를 넘기는 셈이다. 예산 중 절반 이상은 이미 쓸 곳이 정해져 있다는 뜻이다. 앞으로 고령화·저출산과 같은 인구구조 문제로 복지예산 증가 속도가 더 빨라지며 정부가 운신할 폭이 제한된다는 우려가 나온다.   

◆‘고용 쇼크’에… SOC·산업분야에도 재정 투입

그동안 푸대접을 받던 사회간접자본(SOC) 사업도 생활SOC, 지역밀착SOC 등 다양한 이름으로 새롭게 추진된다. ‘고용 쇼크’에 빠진 한국 경제에 혁신성장의 마중물 역할을 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정부는 내년 산업·중소기업·에너지 분야 예산으로 18조6000억원을 편성했다. 이는 올해보다 14.3%로 증액된 액수이다. 산업·중소기업·에너지 분야 예산은 2016년부터 올해까지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2016년 16조1000억원이던 관련 예산은 올해 15조9000원으로 줄었다가 내년 대폭 증액 편성됐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경제 활성화를 위해 산업 분야에도 재정을 풀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라고 했다.내년 연구개발(R&D) 예산도 사상 처음으로 20조원을 넘긴다. 앞서 2016년 19조1000억원, 2017년 19조5000억원, 2018년 19조7000억원이던 R&D 예산은 내년에는 20조4000억원 편성됐다. 한국의 핵심기술 경쟁력이 미국의 70∼80 수준에 그치고 2∼4년 뒤처져 있어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결과다.SOC 예산은 18조5000억원으로, 올해보다 5000억원 감소됐다. 하지만 당초 발표한 중기(中期)계획(17조원)에 비해서는 1조5000억원 늘어난 액수다. SOC예산이 확대된 것은 최근 어려운 지역경제와 고용에 대한 영향이 고려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도시재생이나 공공주택 건설 등 지역밀착형 SOC, 생활 SOC 등을 포함할 때, 전체 건설투자 규모는 27조9000억원에 달한다.   

내년 일자리예산 23.5兆…민간에서 선순환 없으면 '밑빠진 독 물붓기'
총지출 증가율 9.7%.…10년만에 최고 "확장 재정, 민간 일자리 창출 선순환 필요'


문재인정부가 일자리 쇼크와 소득양극화, 저출산, 저성장 등 당면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라 곳간을 풀기로 했다. 최근 양호한 세수(稅收) 여건을 기반으로 2019년 사상 최대인 470조5000억원 규모의 ‘슈퍼 예산안’을 편성해 신규 일자리를 만들고 소득주도 성장의 성과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일자리와 소득분배 지표가 악화되는 원인에 대한 근본 해결책 없이 당장의 세수 호조만을 믿고 대규모 재정만을 투입하는 것은 중·장기 국가재정 악화는 물론, 일자리 창출도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기획재정부가 28일 발표한 2019년 예산안과 2018~2022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내년 예산안의 총지출 규모는 올해보다 9.7%(41조7000억원) 증가한 470조5000억원이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이명박정부가 확장적 재정을 편성한 2009년(10.7%)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재부장관은 “내년도 예산안은 우리 경제의 역동성을 높이는데 재정이 보다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정책적 의지를 담았다”고 말했다. 정부는 복지·보건·노동 예산을 올해보다 12.1%(17조7000억원) 늘어난 162조2000억원으로 편성했다. 여기에 포함된 일자리 예산은 올해보다 22%(4조2000억원)나 늘린 23조5000억원이다. 정부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전례(前例)없이 대규모 예산을 투입하고 있지만, 최근 고용지표는 금융위기 후 가장 좋지 않아 실효성 논란도 제기된다. 최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실업자는 7개월 연속 100만명을 넘었고 지난해 월평균 31만6000명이던 취업자 수 증가 폭은 올해 1∼7월 월평균 12만2300명에 그쳤다. 특히, 지난 7월 취업자 수 증가는 5000명에 불과해 사실상 ‘고용 쇼크’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태석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정부가 재정을 더 많이 풀어 일자리를 늘리려는 노력이 민간 일자리 확대의 선순환 효과로 이어지는데 한계가 있다”며 대규모 예산투입을 통한 일자리 창출에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민간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지 않는 ‘밑빠진 독에 물붓기’식의 재정 확대가 향후 국가재정에 큰 부담이 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내년 총수입을 올해보다 7.6% 증가한 481조3000억원으로 잡았다. 내년 국세수입은 반도체·금융 등 기업의 실적개선, 법인세율 인상 등으로 올해보다 11.6% 증가한 299조3000억원으로 전망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정부가 지난해와 올해 세수가 예상보다 많이 걷혔기 때문에 확장 재정을 택했는데 앞으로는 예상보다 세수가 덜 걷힐 가능성도 있다”면서 “국내외 경기둔화 가능성을 감안할 때 지출 구조의 적자 규모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양형모(경영학 박사·애원복지재단이사 ·본지 고문·hm18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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