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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산의 기독교관

장정태 논설위원 | 기사입력 2018/10/29 [07:00]
“신명박대가 심하므로 능히 성공치 못하리라’

증산의 기독교관

“신명박대가 심하므로 능히 성공치 못하리라’

장정태 논설위원 | 입력 : 2018/10/29 [07:00]

“신명박대가 심하므로 능히 성공치 못하리라’
    

증산이 기독교를 접하게 된 시대적 상황은 다음의 글에서 알 수 있다.    

동학난 후로 국정은 더욱 부패하여 세속은 날로 악화하고 관헌은 오직 폭악과 토색을 일삼고 선비는 허례만 숭상하며 불교는 무민혹세만 힘쓰고 동학은 혁명 실패 후에 기세를 펴지 못하여 거의 자취를 거두게 되고 서교(예수 新·구교)는 세력을 신장하기에 진력하니 민중은 고궁에 빠져서 안도할 길을 얻지 못하고 사위의 현혹에 싸여 의지할 바를 알지 못하여 위구와 불안이 온 사회를 엄습하거늘 천사 개연히 광구할 뜻을 품으사 유불선 음양참위의 모든 글을 읽으시고 다시 세태와 인정을 체험하기 위하여 정유로부터 유력의 길을 떠나시니라.    

개항 이후 종교의 자유가 선교의 자유로 인식, 독점적 선교에 주력하며 당시 전통사회와 갈등을 보이고 있던 기독교의 미래에 대해서는 ‘서교는 신명박대(조상이나 나라신에게 경배하는 것 금지)가 심하므로 능히 성공치 못하리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증산이 가지게 되는 기독교에 대한 기본적인 생각은 그 후 “병오 십월에 야소교당에 가사 모든 의식과 교의를 문견하신 후에 종도들에게 일러 가라사대 족히 취할 것이 없다”는 결론은 내리게 된다.    

더 나아가 증산은 기독교의 성경을 구하여 소각하기도 한다.    

육월 어느날 형렬에게 야소교서 한 권을 구하여 오라 하시거늘 형렬이 이웃 마을 오동정 김경안에게 야소교서를 빌려다가 올리니 천사 받아서 불사르시니라. 이 뒤에 형렬이 천사를 모시고 오동정 차윤필의 집에 가니 경안이 와서 빌어간 책을 돌려 주기를 청함에 형렬이 대답치 못하거늘 천사 가름하여 대답하시대 곧 돌려 주리라 하시더니 마침 한 붓 장사가 지나거늘 천사 불러들이사 술을 먹이신 뒤에 그 붓 상자를 열어보이기를 청하신대 붓장사가 열어 보이니 예수교서 한권이 있는지라. 천사 가라사대 그대는 반드시 예수를 믿지 아니하니 이 책이 쓸데 없을지라 나에게 전함이 어떠하뇨 붓장사가 허락하거늘 천사 그 책을 받아서 경안에게 주시니라.    

증산이 포덕하던 시기에도 작게나마 종교간의 갈등, 특히 기독교와 증산교 신자들 간에 갈등을 보이고 있다.    

육월로부터 두어달 동안 대흥리 경석의 집에 계실 때 공우가 종유하기 달포 전에 천원장에서 예수교인과 다투다가 큰 돌에 맞아서 가슴뼈가 상하여 한참 혼도하였다가 겨우 일어나서 수십일동안 치료를 받은 뒤에 겨우 다니기는 하되 아직까지 가슴에 손을 대지 못하고 크게 고통하는 중임을 아뢰니 가라사대 네가 이전에 어느 길 가에서 남의 가슴을 쳐서 사경에 이르게 한 일이 있으니 그 일을 생각하여 잘 뉘우치라 또 네가 몸이 쾌한 뒤에는 가해자를 찾아서 죽이려고 생각하나 네가 상해한 척이 그에게 붙어서 갚은 바이니 오히려 그만하기가 다행이라 네 마음을 잘 풀어 가해자를 은인과 같이 생각하라. 그러면 곧 나으리라 공우 이 말씀에 크게 감복하여 가해자를 미워하던 마음을 풀어버리고 후일에 만나면 반드시 잘 대접하리라는 생각을 두었더니 수일 후에 천원 예수교회에 열두 고을 牧師가 모여서 대전도회를 연다는 말이 들리거늘 천사 공우에게 일러 가라사대 네 상처를 낫게 하기 위하여 열두 고을 목사를 움직였노라 하시더니 그 뒤 사흘 만에 공우의 상처가 완전히 나으니라.    

하루는 형렬이 밖에 나갔다가 예수교인에게 큰 패욕을 당하고 돌아와서 천사께 그 일을 아뢰니 가라사대 청수를 떠놓고 스스로 허물을 살펴 뉘우치라 형렬이 명하신 대로 하였더니 그 뒤에 그 예수교인이 병들어서 사경에 이르렀다가 어렵게 살아났다 하거늘 형렬이 듣고 아뢰니 가라사대 이 뒤로는 그런 일을 당하거든 조금도 그를 원망치 말고 스스로 몸을 살피라. 만일 허물이 네게 있는 때에는 그 허물이 다 풀릴 것이요. 없을 때에는 그 독기가 본처로 돌라 가느니라.     

이런 종교간 갈등에 대해서는 상호존중, 자기를 돌아 볼 수 있는 여유를 통해 문제해결을 도모하는 지혜로운 종교 지도자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또 증산은 불교, 기독교, 유교 등 타 종교에 대해 자신만의 독특한 해석을 하고 있음도 함께 발견할 수 있다. (삼국유사문화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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