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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세계불교 65 ●인도불교<11>담마찰 100만 불자 대법회 참가기(3)

이치란 동방불교대학 총장 | 기사입력 2018/12/20 [06:53]
신 불교운동과 암베드까르 박사

현대세계불교 65 ●인도불교<11>담마찰 100만 불자 대법회 참가기(3)

신 불교운동과 암베드까르 박사

이치란 동방불교대학 총장 | 입력 : 2018/12/20 [06:53]
▲ 편백운 태고종 총무원장스님과 담마찰 사원 대법주 바단트 웁굽타 마하테로가 좌상석불 점안을 마치고 법회장소로 향하고 있다.  

신 불교운동과 암베드까르 박사
     

이번 아잔타 담마찰 프로젝트 대 법회에 참석하게 된 것은 암베드까르 박사의 신 불교운동과 무관하지 않다. 암베드까르 박사가 8백 동안 동면하던 불교에 결정적 불을 붙인 결과, 인도에서 수천만 명이 불교로 개종하는 대역사가 이루어졌다. 전회에 이어서 좀 더 소개를 해 본다면, 암베드까르 박사가 힌두교의 최하위 지정카스트에서 불교로의 개종을 하게 된 사상적 배경은 부처님께서 바라문의 종성관(種姓觀 카스트)을 깨트리고 4성(姓) 가운데 선행을 닦으면 청백의 보(報)를 받고 빈ㆍ부ㆍ귀ㆍ천의 차별 없이 도증(道證)을 성취한다고 말씀하신 데에 있으며, 3보(三寶)를 독실이 믿는 사람은 세간의 복전(福田)이 되어 사람의 존경과 공양을 받을 만하다고 가르치신 경전적 법문에서 그 근거를 찾고 있다. 암베드까르 박사는 달리트 불교운동을 하면서, 지정카스트의 탈출구를 불교에서 찾았고, 실천에 옮겨야 한다는 확신이 서자, 개종선언대회란 거사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디데이는 1956년 10월 14일로 정하고 장소는 서남부 마하라슈트 주 나그푸르 딕샤부미란 곳에서다. 현재는 그 장소에 딕샤부미 스투파(탑)가 세워져 있으며, 인도불교도들의 성지가 되었고, 연간 수백만 명이 이곳을 순례하고 매년 기념법회를 갖는다.     
▲ 암베드까르 박사가 60만 명과 함께 불교로 개종선언대회를 연 장소에 세운 딕샤부미 스투파(탑), 마하라슈트라 주, 나그푸르, 인도.      

암베드까르 박사는 60만 명의 추종자들과 함께 힌두의 수드라 계급을 버리고 무계급(無階級)의 불교도로 개종선언을 단행했다. 60만 명은 부처님을 대신한 고승으로부터 3귀의 5계(三歸依 五戒)를 받는 절차를 밟는다. 삼귀의란 불법승(佛法僧) 삼보에 귀의하고 불자로서 불교의 기본 5계를 지킨다는 불자로서의 수계를 받았다.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힌두의 최하층인 수드라 계급을 버리고 불교도로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암베드까르 박사는 불교도로 개종하면서 22개의 서원을 발표했다.    
▲ 태고종 스님들이 인도스님들과 석불좌상 점안법회를 봉행하고 있다.     

암베드까르 박사는 비록 불가촉천민으로 태어났지만, 영국(런던대학)과 미국(컬럼비아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해서 박사학위를 받고, 귀국해서는 인도 공화국 헌법을 기초하고 네루 정부에서 초대법무부 장관을 역임하고 지정카스트 달리트를 대변하는 정당(공화당)을 창당해서 당수를 역임하는 등 정치활동을 했고, 명성을 얻었지만, 최하위 카스트란 차별의 벽을 넘지 못하자, 불교로의 개종을 통해서 자신뿐 아니라 수천만 명의 불가촉천민들로 하여금 카스트의 수렁에 탈출하도록 실천에 옮긴 분이다. 암베드까르 박사가 달리트를 위해서 남긴 유산은 너무나 막대하다고 하겠다. 암베드까르 박사의 주도로 두 번에 걸쳐서 대규모 개종선언대회를 한 이후에 이 개종선언대회는 계속해서 인도 전역에서 개최됐다.

60여년이 지난 지금 인도 전역에는 인도불자들이 많이 증가하고 있다. 이번 담마찰 프로젝트 100만 불자 대법회도 인도불자들이 모여서 개최한 대규모 행사였다. 어려운 걸음이었지만, 이 행사에 참가해서 이들을 격려함으로써 인도불자들은 희망을 갖게 되고 큰 힘을 얻는다. 비록 8백 년 전까지 인도불교는 왕성했을지 모르지만, 한 지역에서 한마의 종교가 문을 닫으면 참으로 복구하기가 어렵다. 필자는 세계 여러 지역을 답사하면서 이 같은 사례를 많이 목격했다.

지금은 중국 자치주가 되어 있지만, 신강성에 가보면 불교의 흔적이 까마득하게 남아 있다. 한 때는 불교가 왕성했던 곳이지만 현재는 무슬림들의 지역이 되어 있다. 모든 종교가 다 생멸변화의 과정을 겪는다. 하나의 종교가 명맥을 이어간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한 종교를 책임지는 성직자들의 역할과 사명이 중요한 것이다. 외침이나 정치적 이유로 박해를 받지 않는 한, 한 종교의 생명은 철저하게 성직자들의 노력과 건강성 청정성에 달려 있다. 비리나 저지르고 교단이나 종단이 부정과 부패로 타락해 버린다면 정말 문제의 종교로 전락하고 만다. 인도불교가 8백년간 자고 있다가 다시 살아난 것을 보면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된다.    
▲ 인도전역에서 100만 불자들이 길게 줄을 서서 모여들고 있는 모습.       
▲ 편백운 총무원장스님 인도스님들과 세계평화행진을 하고 있다.     

불교가 인도에서 발생했다가 사라진 이후, 긴 잠을 자다가 다시 소생하는 모습을 보면서 종교의 생명력이란 것을 생각해 봤다. 불교에서는 법륜상전(法輪常轉)이라고 한다. 법륜이 항상 돌고 있다는 뜻이다. 지구를 한 바퀴 돌아서 다시 인도 땅으로 돌아오는 데는 8백년이 소요됐다. 이 땅의 종교인들도 이런 것을 교훈 삼아서 어떤 종교가 되었던지 건강성을 잃지 않아야 한다고 본다. 
인도 아잔타 담마찰= 보검 이치란 박사(원응: 동방불교대학 총장)·
                           해동세계불교연구원장(www.haedongacademy.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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