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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든 곳 떠나는 이사, 그리고 저승으로의 이사

신민형 | 기사입력 2019/10/27 [18:52]
새로운 기대로 메꿀 수 없는 떠나는 아쉬움

정든 곳 떠나는 이사, 그리고 저승으로의 이사

새로운 기대로 메꿀 수 없는 떠나는 아쉬움

신민형 | 입력 : 2019/10/27 [18:52]

그저 즐거웠다고 감사하는 마음만 간직하고 기쁘게 떠나자 

 

이사 하루 앞두고 마지막 산책길이 이렇듯 허전할 수 없다. 마치 이승 떠나 저승 가는 기분이 이렿지 않을까 싶을 정도다.

 

용인 법화산 떠나는 섭섭함을 새로 이사하는 마곡 궁산에 대한 기대로 메꾸기 위해 어제는 궁산 둘레길을 답사했다. 한강이 내려다 보이는 전망대와 소악루를 둘러보며 강서 개화산, 우장산 산책도 즐겨보자고 작정했다

 

▲ 사진: 용인 법화산(사진 위)과 마곡 궁산의 풍경들    

 

그러나 진짜 마지막 법화산 산책길에선 어제의 기대로는 도저히 이별의 아쉬움을 달랠 수 없었다. 평소 멋대가리 없게 보였던 법화산 383m 정상 표지석도 다시 보고 싶었다. 경찰대 자락 손녀가 다니는 아람유치원에 들러 손녀와의 추억을 카메라에 담았다. 중턱 쉼터 토끼집에 들러 새끼 다섯마리 낳아 보살피는 토끼 부부에게도 작별인사를 했다.

 

이승에서 저승으로의 이사와 비교하니 더욱 마음이 아리듯 슬퍼진다.

 

아름다운 추억 잔뜩 싸갖고 가는 이사와 저승은 아쉬울 수밖에 없다. 그저 즐거웠다고, 아름다웠다고 감사하는 마음만 간직하고 기쁘게 떠날 수 없을까. 새로운 세상에 대한 기대 없이, 그리고 무관하게 미련없이 떠나는 쿨한 마음을 갖자. 징글징글 지긋지긋했던 세상을 시원하게 떠나는 것처럼그런 마음 다짐 하려고 지금 이 글 쓰는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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