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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란의 종교가 산책●인도의 종교와 불교 이야기-⓸

보검 이치란 스님 | 기사입력 2020/02/04 [15:26]
다시 일어나고 있는 인도불교 현장, 10만 불자 대법회

이치란의 종교가 산책●인도의 종교와 불교 이야기-⓸

다시 일어나고 있는 인도불교 현장, 10만 불자 대법회

보검 이치란 스님 | 입력 : 2020/02/04 [15:26]

 

▲ 인도 마하라슈트라 주 푸르나 시, 암베드카르 박사 추모 도서관 낙성식에 참가한 10만 불자

 

다시 일어나고 있는 인도불교 현장, 10만 불자 대법회  

 

인도불교는 지금 엄청난 부흥기를 맞고 있다. 인도는 지리적으로 너무나 광범위한 국가이다. 인도를 아() 대륙이라고 부를 만큼 큰 지역이다. 인구만 해도 2018년 기준 13억이다. 인도는 진리의 나라이다. 인도 국가의 좌우명은 산스크리트어로 삿얌 에바 자야테라고 한다. 의미는 진리는 홀로 승리 한다.’이다. 진리(영성)를 억지로 펴려고 하지 않는다. ‘진리일 때, 그 진리는 스스로 승리하게 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인도인들은 매우 종교적이다. 인도에서의 종교는 인도인들에게 매우 중요한 삶의 일부이다. 매일 종교행사가 그치질 않는다. 힌두교(80%) 이슬람(14%) 기독교(2.3%) 시크교 (1,7%) 불교도 수천만 명이다. 잠재적 불교 인구는 3억 명이라고 한다. 왜냐하면 인도는 카스트(계급)의 나라였다. 헌법상으로는 인도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지만 현실의 삶에서는 아직도 이런 유습이 잔재하고 있다. 불교는 한 때 국교였고, 전 국민이 불교도였던 때가 있었지만, 지금은 아니다. 12세기부터 불교는 소멸하기 시작해서 지난 8백년간 긴 휴지기를 갖고 불교를 잊고 있었다.

 

18세기 인도식민지의 브리티시(대영제국) 관료 고고학자 동양학자들은 인도불교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한편 영국식민지 아래서 스리랑카 출신 승려 지성인들은 인도불교 유적지 복원에 주목했고, 인도출신 지성인들도 이런 불교부흥운동에 동참하여 불교란 종교를 되찾는 일에 적극 나서게 된다.

 

그 지도자가 바로 암베드까르(Bhimrao Ramji Ambedkar,1891~ 1956)박사이다. 그는 인도의 독립운동가 겸 정치인, 교육자, 인권 운동가였고 현대인도 공화국 건국 헌법 제정을 주관했다. 그는 불행하게도 신분이 불가촉천민 출신이었다. 인도 참여인권운동의 선구자, 인도불교의 부흥자, 정치인, 대학교수, 영국 변호사란 이름이 붙어 있는 인도가 낳은 거물이다. 마하트마 간디 옹과 맞먹는 인물이지만, 그에게는 불가촉천민(달리츠)이란 신분상의 꼬리표가 항상 붙어 다니면서 삶의 굴레로 작용하는데 견딜 수 없었다. 그의 주변에는 수억의 불가촉천민들이 있었다. 이런 삶의 속박을 벗어나는데 부처님의 평등사상이란 가르침을 발견해서, 19561014일 나그푸르에서 불가촉천민 50만 명을 이끌고 힌두교 하위 지정카스트에 불교로 개종선언을 하게 된다.

 

이날 개종선언대회에서의 22가지 서약은 유명하다. 22가지 서약 제 1나는 브라만, 비슈누, 마하데바의 신을 인정하지 않고 예배하지 않는다.”이다. 다음은 나는 라마 신, 크리슈나의 신을 인정하지 않고 예배하지 않는다. 나는 가우리, 가나파티, 그 외 힌두교의 여러 남신, 여신을 인정하지 않고 예배하지 않는다. ‘신은 어떤 화신으로 나타 난다'라는 힌두 전통을 믿지 않는다.” 불교관련 서약은 나는 불교에 반하는 어떠한 말과 행위도 하지 않는다. 나는 어떤 의식도 브라만의 손을 빌리지 않는다. 나는 모든 인간, 전 인류는 평등하다는 주장을 인정한다. 나는 차별을 거부하고, 평등 사회를 이룩하기 위하여 노력한다. 나는 8정도를 준수한다. 나는 10파라미타를 준수한다. 나는 불교의 지혜, 지계, 삼매에 따라 생활하고자 노력한다. 나는 인간을 불평등하게 취급하는 힌두교를 버리고 불교를 받아들인다. 불교는 참된 종교라는 것이 나의 신념이다.”22가지를 서약하고 실천에 옮기고 있다.   

▲ 인도 마하라슈트라 주 푸르나 시, 우팔리 푸르나 도서관 낙성식에 초청법사로 참석한 보검스님과 청담스님이 단상에 앉아 있다.  

 

지난 131일 인도 마하라슈트라 주 푸르나 시에서는 큰 불교행사가 개최됐다. 인도 아잔타 석굴 담마찰 타운 사원주지 반떼 우파굽타스님의 주도로 10만 불자가 운집하여 인도 불교부흥운동가 암베드까르 박사 추모 우팔리 도서관 개관식에 보검원응(세계불교네트워크 코리아 대표)스님과 청담현진(재단법인 원효불교문화연구원 불지원 주지, 태고종 중앙종회의원)스님이 특별 초청법사로 초대되어 축사와 설법을 했다. 3일간 계속된 이 날 법회는 약 10만 명의 불자들이 운집하여 인산인해를 이루었고 인도스님들과 외국스님들의 설법이 철야로 진행됐다. 보검스님과 청담스님도 축사와 설법을 했다. 특히 인도불자들은 한국불교와 스님들에게 관심이 많으며, 이제는 한국불교가 인도불교에 많은 것을 되돌려 줘야 한다고 요청하고 있다. 인도에서는 불교전통이 이미 사라지고 없다, 불교전통을 다시 살려야하고 불교부흥을 하자면 한국불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 수만 명의 불자들이 시내 거리를 행진하면서 축제를 벌이고 있다. 불자들이 스님들에게 꽃을 바치면서 각자의 소망과 행복을 기원하고 있다. 앞의 인도 스님은 인도불교비구승가회 사무총장 프라갸 디프 비구스님이다.  

 

인도불교비구승가회 사무총장 프라갸 디프 스님에 의하면 지금 인도에는 약 1만 명의 인도출신 비구스님과 1천 명 정도의 비구니 스님들이 있으며 1천개 정도의 크고 작은 불교사원이 있다고 했다. 특히 현대 인도불교의 부흥 발상지인 마하라슈트라 주인 나그푸르 푸나 난데드 푸르나 시와 농촌지역이라고 말했다

▲ 난데드 시에 소재한 한 사원의 보리수 앞에서 인도 스님들과 차를 마시고 있는 보검스님과 청담 스님.  

 

▲ 난데드 시에서 건설업을 하는 한 불자 가정에 초대되어 가정 법회를 주관하고 기념 촬영. 이날 특별히 집 앞에 형형색색의 가루로 꽃과 그림을 만들어 한국스님들을 환영했다.    

 

지금 인도불교는 무서울 정도로 전성기를 맞고 있다. 인도불교가 12세기 터키계 이슬람 병사들에게 짓밟혀 인도에서 사라졌지만, 인도불교가 허물어지게 된 것은 민중과의 교섭과 소통을 저버리고 외딴 숲속이나 동굴 속에서 은둔하여 수행위주의 불교를 했기 때문에 쉽게 사라지게 됐다. 민중 속에 깊이 뿌리를 박고 있었더라면 이슬람의 공격이 있었다고 할지라도 불교가 살아남았을 텐데, 숲속이나 동굴에 있던 불교가 자취를 감추면서 마을에 간신히 남아 있던 불교는 힌두교나 이슬람에 흡수되는 꼴이 되었고, 결국에는 불교도들은 힌두교의 하층 계급으로 전락하고 말았던 것이다. 이제 그들은 8백년 만에 자신들의 안식처인 불교라는 종교를 찾게 되었고, 개종선언을 주도해준 암베드까르 박사를 추모하면서 그의 사상과 지도이념에 따라서 새로운 대중불교 생활불교 지성불교를 지향하고 있다. 이론보다는 실천불교 운동으로 민중과 함께 생활 속에서 밀착불교를 하고 있는 것이다.  

▲ 보검스님과 청담스님이 불교기 게양식에서 합장하고 있다. 옆은 아잔타 석굴 담마찰 타운 주지 반떼 우파굽타 대장로스님.

인도 마하라슈트라 주 푸르마.난데드= 보검(세계불교 네트워크 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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