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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길수의 일상에서 찾는 삶의 구원과 행복
박길수의 일상에서 찾는 삶의 구원과 행복●건강한 희망의 사회
악마 같은 변종 바이러스는 이제 우리가 능히 극복해 낼 수 있다
기사입력: 2020/02/10 [10:55]  최종편집: ⓒ 매일종교신문
박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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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5월 병원 응급실에 입원한 환자나 보호자들은 메르스 공포에 떨었다. 메르스에 걸린 환자가 응급실에 오거나 입원해, 주변 환자를 감염시켰기 때문이다. 방송마다 큰소리로 불안을 외쳤고, 신문마다 메르스로 죽어가는 환자 이야기를 전했다.

 

그때 내 아내도 병원 응급실에서 온갖 생명 연장 장치를 매달고 의식 없이 누워 있었다. 나는 처음으로 죽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목에 삽입한 플라스틱 관으로 호흡을 하는 아내가 내일이라도 메르스에 걸린다면, 나는 그 순간부터 그녀와 꼼짝없이 영원한 이별을 맞이해야 했기 때문이다. 확산을 막기 위해, 메르스에 감염된 환자는 보호자와 바로 접촉할 수도 없었다. 도대체 사는 곳이 지옥 같았고, 삶이란 도대체 무엇일까 나는 많이 생각했다.

 

아내가 입원했던 병원 응급실은 다행히 메르스 청정 지역이었고, 나는 수술이 끝난 아내를 담당 의사의 지시대로 제때 퇴원시켜, 코마 상태로 더 안전한 전문 재활병원에 옮겨 입원시킬 수 있었다. 참으로 기나긴 고통의 시련이 지난 듯싶었다. 사랑하는 아내와 당장 생이별하는 일은 면할 수 있다는 안도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해 11월 나는 요양보호사가 되었고, 그때부터 아내 옆에 종일 바싹 붙어있게 되었다. 같이 살아난 것이다. 병원 응급실로 스며든 변종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죽음의 사자로부터 운 좋게 벗어날 수 있었다.

 

그해 5, 악마의 메르스 바이러스 때문에, 186명의 확진자가 발생했고 그중 38명이 사망했으며, 사망자 상당수는 내 아내처럼 죄없이 응급실에 입원했기 때문에 메르스에 감염된 노약자가 포함된 것이다.

 

거의 5년이 훌쩍 지났고, 이제는 메르스 일종인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저승사자처럼 또다시 나타나 온 세상을 휩쓸며 나대고 있다. "우한 폐렴"이라고도 부르는 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는 작년 말 중국 우한에서 집단으로 발병했다. 바이러스가 지구촌 곳곳으로 퍼지면서, 현재까지 전 세계 발병자와 확진자 수가 십만 명을 이미 넘어섰고, 사망자도 수백 명에 이르렀다고 한다. 온종일 방송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관련 소식을 뉴스 첫머리로 보도하면서, 주의해야 할 사항을 반복하여 전하고 있고, 신문마다 "우한 폐렴"의 위기와 중국의 갖가지 관련 상황을 긴급 보도하고 있는 것 같다.

 

아내가 아프고 언젠가부터 나는 TV 시청과 조금 거리를 둔 무미한 사람이 되어 버렸고, 신문이나 다른 잡지도 대충 넘겨 버리는 무덤덤한 인간으로 돌변해 버렸다. 실은 황당한 세상살이의 변화에 놀란 걱정과 두려움의 충격을 조금이라도 덜 받고 싶었다. 그냥 안 보고 안 들으며 내가 하는 일만 성실하고 꾸준히 해나가고 싶었다. 절망 같은 공포 속에 다시는 휩쓸리고 싶지 않았으며, 마스크는 잊지 않고 쓰고 다니며, 사람들 많은 곳은 가능한 한 가지 않고, 나가서나 들어와서 손 깨끗이 씻고, 괜히 부화뇌동하여 해결할 수 없는 두려움에 또 갇히고 싶지 않았다.

 

내가 해야 할 일만 철저히 하며, 괜히 무서워 떨지 않으려고 해도, 귀동냥으로 듣는 소문이나 수시로 만지작대는 스마트폰 SNS 소식은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걱정스럽고 생각하기 싫을 만큼 겁도 나며,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 가는 일은 정말 꺼려진다

 

악마 같은 변종 바이러스는 언제라도 새롭게 공격해 올 수 있겠지만,

이제 우리가 능히 극복해 낼 수 있고, 누구라도 완쾌될 수 있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비슷한 난관에 봉착하거나, 동일한 종류의 변종 바이러스가 발생해도, 이전 같은 두려운 전례(前例)를 반복해서 용납하지는 않는 것 같다. "우한 폐렴"이라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병원 응급실에 퍼져 버리도록 방치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설령 의심 환자가 병원 응급실에 입원했더라도, 그 병원은 어리석고 안이하게 쉬쉬하며 입 다물지도 않았다. 병원 스스로 알아서 바로 그 응급실을 폐쇄했고, 철저한 소독과 보완을 이행했다.

 

이번 신종 바이러스 발병의 근원지는 병원이 아니었고, 앞으로도 그러리라 나는 확신이 든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확진자라 해도, 격리 병원에서 치료 후 완치된 환자가 나왔다. 이제 우리 사회는 악독한 어떤 신종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가 설령 발생하더라도, 죽을지 모른다는 암울한 공포의 절망에서 벗어날 수 있는 사회가 되어버린 듯싶다. 두려움 없이 살 수 있고, 살만한 사회가 되어가는 듯싶다. 악마 같은 변종 바이러스는 언제라도 새롭게 공격해 올 수 있겠지만, 이제 우리가 능히 극복해 낼 수 있고, 누구라도 완쾌될 수 있는 건강한 희망의 사회에 살고있는 듯한 느낌이 살포시 든다.  

 

필자 박길수는 이 시대를 성실하게 살아온 평범한 인물이다. 41년 결혼생활 중 4년여 전 느닷없는 아내의 뇌출혈로 불행이 시작되는 듯했다. 그러나 그는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았다. 의식없는 아내를 편안한 집에서 보살피기 위해 요양보호사 자격을 땄다. 치료비와 생활비, 그리고 자신의 건강관리를 위해 장애인 도우미 자격증도 따서 출퇴근한다. 항상 아내 곁을 지키는 아버지를 위해 딸과 사위, 그리고 누구보다 예쁜 손녀가 합류했다. 그는 불행한 생활일 듯한 일상에서 행복을 찾고 구원도 받는다. 그리고 개인 블로그 박길수의 일기’(https://m.blog.naver.com/gsp0513)에서 그러한 일상을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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