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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한테서 찾는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의미

신민형 | 기사입력 2020/05/07 [19:58]
부모와 자식, 하나님에게도 자랑스러운 팔불출

아내한테서 찾는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의미

부모와 자식, 하나님에게도 자랑스러운 팔불출

신민형 | 입력 : 2020/05/07 [19:58]

-7년 전 페북글 추억하며 

 

55일 어린이날 아침, 한국을 떠난지 40년 되는 미국의 친구가 어린이날이 있는 유일한 땅을 떠나 이제 정부 공인 노인이 됐는데도 들 뜬 마음아직도 난 애인가보다.”라는 문자를 보냈다. 그런 고운 마음을 유지하는 친구를 부러워하며 난 애들과 손주 셋한테 교과서 교훈 늘어놓는 꼰대 역할로 그런 기분 전혀 못냈네.”라고 답했다.

 

 

7년 전 어버이날을 맞아 쓴 페북 글을 추억하며 부모님에 대한 사무친 그리움을 읽었다. 그런데 어버이날에 그런 아련한 슬픔을 가졌었다는 것이 신기했다. 애들이 우리 부부에게 뭘 해드릴까 고심할 것이 부담스러운 어버이날이 되었다. 그렇다고 우리에게 아무 신경쓰지 말라고 하기는 곤란하고.

 

아내는 아들딸들에게 손주들 어린이날 선물을 전하며 너희 가족들끼리 각자 오붓한 시간 가지라고 했다. 나는 어버이날을 맞아 아내에게 부모님 산소에 소풍가자고 했지만 아무 감흥이 일지 않는 의례적이고 무덤덤한 행사치레로 여겨졌다.

 

아내와 둘이서 호젓하게 있을 때 오히려 아내한테서 예전에 느꼈던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의 감흥을 발견할 수 있게 되었다.

 

무조건 보살펴주시고 믿어주셨던 부모님처럼, 무조건 보살펴주고 믿었던 애들처럼, 이제 나는 아내한테서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의 의미를 찾는다. 부모님 떠나시고, 애들 우리 품 벗어났으니 누구를 의존할 것인가.

 

돌아가신 부모님에 사무친 그리움과 회환으로 넋두리 늘어놓고, 품 떠난 애들에게 꼰대같은 간섭과 잔소리하지 말아야할 것이다. 40년 함께 살아온 애틋한 정으로 서로서로 한없이 보살피고 보살핌 받는 부부의 삶이 조물주의 뜻 아닐까.

 

부모님이 저 세상에서 이런 우리 부부를 보실 때 즐거워하실 거고, 각자 가정 꾸린 애들도 우리 부부 자생력에 마음 편하고 기뻐하며 귀감으로 삼을 것이다. 지금 우리 부부에게 주어진 생활에 만족하고 감사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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