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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선 '생활의 발견'
피어오르는 말(馬) 사랑
“말과 교감을 통해 마음의 병도 치료”
기사입력: 2020/08/08 [22:18]  최종편집: ⓒ 매일종교신문
박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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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과 교감을 통해 마음의 병도 치료” 

 

()을 처음 타본 적이 언제였던가?’ 십 대 후반 제주도 수련회 때 승마 체험을 했었다. 겁이 많았던 나는 말타기를 거부했었다. 말의 이마를 쓰다듬어주니 손길을 느껴선지 쳐다보는 눈빛이 온순해 보였다. 타보기로 마음을 고쳐먹었다. 설렘 반, 두려움 반이었지만 겉으론 내색하지 않았다. “말과 한 몸으로 뛰어보며, 그 기분을 느껴보는 거야!” 안장에 올라앉자마자 흔들거림에 놀란 나는 으악! 저 좀, 내려주세요!” 소리를 질렀다.

 

안내자는 몸에 힘을 빼세요! 너무 힘을 주면 말도 힘들어해요. 긴장을 풀고 말과 리듬을 맞추며 즐겨보세요.” 말과 함께 교감이 이루어지며 자연스럽게 하나가 되었다. 자연 풍광도 들떠 보였고, 우리는 3박자가 되어 달리는 말에 몸을 맡기고, 쿵더쿵! 덩더쿵! 춤을 추었다. 말고삐를 살짝 당겨주니,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몸을 튼다. 짜릿한 전율이 온몸에 전해졌었지.

 

전시실의 둥그런 탁자에 앉아 김 관장의 고독한 외길 말() 사랑에 지난 삶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어릴 때부터 동물을 좋아해 수의사가 되고 싶었지만, 군대를 제대하고 치과기공 사를 하였단다. 처음에는 취미로 수석을 수집하였는데,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것이 신기하였단다. 치과기공사를 하여 돈을 잘 벌게 되었고, 그때부터는 도자기에 매료되면서 점점 서화나 금속류의 고미술품에 빠져들게 되었다. 친척이 말을 키우고 있었다. 말이 좋아 그곳 마구간에 들러 말을 보며 대화도 해보고, 등도 쓸어주면서 정이 들었고, 말 사랑에 빠지게 되었다.

 

수시로 전국을 돌아다니며 말이 남긴 마구나 장신구에 관련된 자료를 찾아다녔다. 주위에서 왜 하필 마구를 수집하게 되었나 많이 물어왔다. 말은 동물이라서 수명이 다 되면 죽고 없지만, 말이 남긴 마구나 장신구는 영원히 말과 함께했던 삶을 증명해 주는 것에 말 역사의 전통을 심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고 한다.

 

마구에 관련해서 소장된 자료들이 거의 없어 누군가 해야 할 일이기에 묵묵히 해나가고 있었다. 마구를 수집하기 위해 계절을 막론하고, , 비가 오거나 험한 산악지대도 직접 찾아가지만, 막상 현장에 가서 마구의 유품이 생각했던 것과 달리 시대가 불분명하거나 형태가 훼손되었을 경우는 허탈감에 몸이 내려앉았다 한다.

 

그래도 가장 자부심을 느끼고 있는 것은 조선시대 왕이 사용하였던 상어 껍질로 만든 말안장을 소유하고 있는 것이라고 한다. 안장의 전륜과 후륜 곳곳에 9개의 용이 있는 구룡 무늬가 새겨져있다. 또 다른 기쁨을 준 마구는 가죽 안장 중 조선 중기 임진왜란 때에 활약했던 최문병 의병장이 사용했던 말안장 이다. 이 안장은 등자와 배띠를 갖출 정도로 보존 상태가 좋다. 나무로 윤곽을 잡은 앞뒤 안교(鞍橋)의 바깥에는 고슴도치로 가죽을 씌었으며 세 곳에는 뼛조각으로 꽃 모양의 무늬를 새겨넣었다. 안장 자리는 가죽으로 만들어 쇠로 고정했으며 등자는 철제로 돼있다. 놀라운 것은 가죽으로 된 안장을 보면 안장머리와 앞가리개의 안교는 상아 뼈로 새겨넣은 글 모양이 목숨 수() 이다. 전투에 나가는 최문병 의병장의 안녕을 기리기 위해 왕이 하사한 것이다.  

 

김 관장이 말 관련 자료 수집을 갈망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말 역사의 귀중한 자료가 될 수 있는 것을 발견했을 때의 새로운 자극 때문이란다. 신기루를 발견하듯 찾아내어 많은 사람에게 보여주고 싶단다. 어느 시점에서는 말 역사가 성장하는 것을 멈추어서는 안 되겠기에 고단해도 멈출 수가 없다고 한다. 이제 김 관장이 소장하고 있는 삼국시대 출토된 마구, 고려시대 청동 말, 수집한 문서를 널리 알리면서, 말 문화유산을 함께하는 박물관 건립을 위한 터를 마련하는 것이 소망이다.

 

김 관장은 어려서부터 말을 타게 되면 리더십 있는 성격으로 변하고, 전신운동이라 몸에 순환이 잘 된다고 말한다.

 

건강을 위해 말을 타기도 하지만, 정서적 안정에도 좋다고 들었어요.”

, 말과 교감을 통해 마음의 병도 치료가 되고 있지요.”

박현선(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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