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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형 범종교시각
마스크와 침묵의 세상
하늘소풍길 단상
기사입력: 2020/08/30 [19:34]  최종편집: ⓒ 매일종교신문
신민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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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경 본부장과 그보다 더 위력있는 집사람의 '집콕' 권고에 꼼짝 못하다가 끝내 못참고 광교산행. 친구 동행하면 밤 9시까지 하산주 마실걸 우려할 아내 마음을 미리 헤아려 나홀로 산행 나섰는데도 불구, 아내는 또 다른 가혹한 주문을 내렸다.

 

"산길에서도 반드시 마스크 써야 돼요. 광화문 집회로 인한 코로나 확산으로 젊은이들 분노가 들끓어요. 젊은이들 미래 짓밟아놓고 늙은이 자신들은 살만큼 살았다고 마스크도 안쓰고 다닌다며 어떤 봉변을 당할지 몰라요"

 

봉변까진 안당할지라도 젊은이 눈초리가 두려워 마스크를 두개나 챙겨 올랐다.

 

으슥하고 외진 등산길을 택했다. 산길 저쪽에서 사람이 나타나면 얼른 손목에 걸어놓았던 마스크를 제대로 썼다. 그런데 저쪽 젊은이도 나를 의식해 턱에만 걸쳤던 마스크를 쓰윽 코까지 올리는 것이 아닌가. 얼마나 답답하겠는가. 서너 시간 산행길을 계속 이런 행위롤 해야할지 난감하다.

 

산행길 벤치에 앉아 아내가 타준 보온병 냉커피를 마시다보니 어제. 그제의 '시무7' 해프닝도 난감했던 기억으로 떠오른다.

 

애초 '시무 7'를 접하며 나같은 꼰대가 썼으려니 하고 시큰둥했었다. 그런데 그저께 저녁 한국일보가 진인 조은산의 정체를 밝혀내는 특종 기사를 올렸다. 의외였다. 내 아들 나이의 평범한 가장인데 이렇게 예리한 통찰력과 경륜있는 문장력을 갖추다니... 기특함을 넘어서 그 비범함이 혹 반대진영으로부터 핍박, 테러를 당하지 않을까 걱정됐다.

 

의외의 한국 특종기사에 감탄하며 일부 동창 카톡방들에 퍼나르고 동조한데서 사달이 났다. 요즘 베스트셀러로 떠오른 조국 흑서와 견주며 이들 시무 7조와 조국 흑서가 촛불같은 위력을 발휘해 혹여 사회갈등 극대화시키는거 아닌지 걱정해놓은게, 촛불을 신성시하고 조국 흑서에 심기가 상했던 진영의 친구를 심히 삐치고 토라지게 만든 것이다.

 

시무 7조를 '상소문 형식을 흉내 낸 저속하고 식견없는 망발'로 여기는 친구들에겐 분노를 일으킬 만한 평가였을 것이다.

..........................................................................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코로나 세상에서는 이 향긋한 숲속에서까지 마스크 착용해야 되고,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분노의 나라에선 끼리끼리만 대화하고 아예 침묵을 해야한다.

 

이런 세상 만든 이 종교, 저 종교의 하나님들과 이런 나라 만든 이편, 저편 갈라놓은 위정자들에게 심한 욕지거리 담긴 한탄이 나올 지경이다.

 

모기 퇴치기를 틀었는데도 모기가 극성이다.

 

오손도손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아내가 있는 집으로 쭈꾸미 덮밥 테이크아웃 해 들어가야겠다.

 

심호흡 크게 하고 입에 담지 못할 나라와 세상에 대한 욕지거리, 숲에 다 쏟아놓고 하산한다.

 

하산하면 집콕이라도 마음 편히 얘기 나누며 트로트 나오는 방송 함께 볼 수 있는 배필 정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리고, 집콕할 수 있는 집을 마련케 해 준 나랏님께도 고마워하는 마음만 갖고 생활해야겠다. 마스크 꼭 챙겨 쓰고 다툼 생길 일엔 침묵하며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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