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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선 '생활의 발견'
박현선 ‘생활의 발견’●양파와 포대자루
“화는 참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바꾸어 쫓아내는 것”
기사입력: 2020/09/04 [22:17]  최종편집: ⓒ 매일종교신문
박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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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는 참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바꾸어 쫓아내는 것” 

 

의연한 척해도 화는 강하게 골수를 뿌리째 뽑아 먹고 있다. 숨이 멎을 듯, 화가 난다. 뒷걸음치면 칠수록 답답한 감정의 열차를 같이 타고 달리면서 분노로 변해 간다. 하지만 활활 타오르는 미움의 무게를 내려놓는다.

 

경기도 광주에 있는 토지에 다세대주택 단지를 만들어 분양하기로 하였다. 한석기는 오랜 세월 대기업인 D 건설회사에서 근무하였고, 공사 현장의 속성을 잘 알고 있다. “콩 한 쪽이라도 반으로 나누어 먹자.”라고 약속을 하였으며, 어깨동무하고 함께 가던 중이었다. 각고의 노력 끝에 허가를 받아 공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하지만 자금 부족으로 현장이 멈춘 사태가 벌어졌다.

 

결국은 공사가 중단되어 장기화에 돌입하게 되었다. 자금력이 있는 정 사장을 영입하여 3인이 같이 가는 길을 만들었다, 하지만 그들은 야합하여 왕따를 시키려는 검은 속내를 드러냈고, 토사구팽 위기에 놓였다. 욕심이 개똥참외를 닮아 터질 것 같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화가 났을 때 누구든지 빨리 불기둥이 사그라지길 원한다. 화를 내는 사람, 당하는 사람, 보는 사람 모두 후유증을 앓는다. 만병의 근원인 화는 호환마마보다 무섭다. 화를 낸 뒤에는 혈 압이 마파람처럼 올라가고, 위에서는 소화불량이 뒤엉켜져 싸움질한다. 신진대사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주어 온몸에 전류가 흐르듯 아무것도 할 수 없다. 피멍 자국을 내듯 온몸은 문신이 수를 놓듯 퍼져 독성이 부스럼을 일으킨다.

 

나는 화를 잠재우기 위해 회오리를 몰고 온 사람들을 양파와 포대자루의 연상 기법을 활용하여 마음을 바꾸어보았다. 눈을 감고서 마음을 편안히 한다. 나 자신이 양파를 넣는 포대자루라고 머릿속에서 세뇌를 시킨다. 동그랗고 탱글탱글한 양파에 미웠던 사람들의 얼굴을 한 사람씩 그려넣으며 양파 포대자루에 넣는다. 내 주변에 미워했던 모든 사람이 차례로 들어가 채워진다.

 

더 이상 미운 사람이 떠오르지 않을 때, 내 양파 포대자루가 가득 찼다. 그러고 나서 다시 맨 처음에 미워했던 사람을 가장 큰 양파라고 생각한다. 미운 사람들로 가득 찬 양파 포대자루 에 마지막으로 가장 큰 화 덩어리의 양파를 밀어 넣는다.

 

억지로 밀어 넣은 순간 양파 포대자루가 터진다. 나는 양파 포대자루고, 양파 포대자루의 밑바닥에 해당하는 내 몸의 밑에 있는 아래 복부 쪽이 터졌다. 양파 포대자루 속에 있는 양파가 전부 와르르쏟아져 내린다. 화로 인해 내 마음이 치명상을 입고 크게 다치게 된다. 모습을 상상하는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

 

다시, 마음을 바꾸어 이번에는 양파에 미워했던 사람을 흰 꽃이 몽글몽글 모여 웃고 있는 얼굴로 상상을 한다. 웃는 얼굴의 양파를 터지지 않는 양파 포대자루에 다시 담는다. 모든 미워했던 사람의 얼굴을 방글방글 웃고 있는 얼굴로 상상하여 그리면서 포대자루 속에 가득 채워넣는다.

 

화를 참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하면서 마음을 바꾸어 내 정신 세계에서 완전히 쫓아내는 것이다. 나 자신이 그 라는 수렁에서 빠져나온다. 화로 뭉쳐진 덩어리를 제삼자 입장으로 돌아 가 조용히 지켜보는 것이다. 미워하는 감정에 나 자신이 휘둘리지 않고 벗어날 수 있었다.

 

화로 뭉쳐진 덩어리를 깨보려고 정면 승부를 걸지 않고, 긍정의 마음으로 다스려 친구가 되었다. 박현선(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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