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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형 범종교시각
나의 사도신경, 나의 반야심경-6년 전 추석 기도문
하늘소풍길 단상
기사입력: 2020/09/07 [21:20]  최종편집: ⓒ 매일종교신문
신민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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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전에는 오늘이 추석연휴 마지막 날이었네~

 

그때 생각했던 기도제목과 내용을 이제 그 이상 낫게 할 수 없다. 신체 건강과 함께 정신력, 지혜도 퇴보한 것이다.

 

어떻게 이렇듯 '맑은 마음과 영혼'을 이야기할 수 있었을까. 그것도 나뿐 아니라 돌아가신 분들, 함께 인연을 맺은 사람들, 나의 뒷세대 모두를 위해 절하고 기도했으니 지금의 내가 도저히 넘볼 수 없는 경지다.

 

이번 추석은, 아니 앞으로는 새로운 기도문 작성할 필요없이 6년 전 기도와 기원을 반복해야겠다. 나의 사도신경, 나의 반야심경이다. 그런 의미에서 내게 공유하고 되새긴다.

  

<맑은 마음과 영혼>

추석연휴, 연이틀 수리산 곳곳을 산책하며 무엇에 감사하며 무엇을 기원할까를 곰곰 생각해 보았다. 차례를 지내며 조상을 기리고 보름달을 향해 절실히 소원을 이야기하던 때가 있지 않았던가. 이제 그런 의례와 마음을 접은 지 오래됐다.

 

연 이틀 수리산 곳곳을 돌면서 '맑은 마음과 영혼'을 새로운 기도제목으로 정했다. 부모님을 비롯한 조상과 인연을 맺었던 영령들에겐 평안함으로써 얻는 맑은 영혼을, 나를 비롯해 세상 살아가는 가족, 친구, 동료들에겐 부귀영화 초월해 행복을 만끽할 수 있는 맑은 마음을 기원하기로 했다.

제로섬. 누군가 천국간다먼 누군가는 지옥가고, 누군가 재물과 영예를 누린다면 누군가의 몫을 차지하는 것 아닌가. 태초 이래로 온전한 천국과 완벽한 분배정의는 없었다! 다만 마음속 천국과 부귀영화는 마음 먹기 나름 아니었던가.

 

수리사 대웅전에 들어 백팔배를 올렸다. 우선 부모님께 안부인사를 했다. 곧 기일이 돌아오는 장모님한테도 예를 올렸다. 가깝게 정나누며 살았던 영혼들이 현재의 우리 마음을 점령하는 게 당연하다. 생전뵙지 못한 조부보님께도 부모님을 대신할 겸 반복 절을 했다. 그 윗대 조상께도 절을 하며 그분들은 시제사 지내는 후손들이 많으니 일일이 절을 올리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을 언뜻 했다. 땀이 비오듯 흐르고 힘이 들었던 거다. 대신 먼저 죽은 친구들이 하나하나 기억나며 그들의 맑은 영혼을 기원했으머 후배, 친지들까지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법당의 영정사진 인물도 바라보다가 온갖 세파 같이 겪은 동료의식에 절을 올렸다.

 

예수님, 부처님께도 예를 올렸다.

 

갓 태어난 손녀 서윤을 비롯해 아내와 가족들의 맑은 마음을 기원하는 절을 올렸으며 서윤 외갓집 가족도 그 대상이 되었다. 내가 소속된 단체와 조직, 그리고 친구사회의 면면이 일일이 떠올라 108배는 셀 수 없을 만큼 넘어섰으나 마음이 뿌듯해졌다. 우선 내마음이 맑아진 것이다. 기도와 절의 효력이었다. 내친 김에 대모산에 재우고 온 가람이의 맑은 영혼을 위해서도 절을 드렸다.

 

수리사에서 바람고개길을 넘어 4km여를 걸어오면 아늑한 숲속에 에덴기도원이 있다. 그곳에서 똑같은 기도제목으로 기도를 드리려다 오전 1부 예배에 참석한 아내의 몫으로 돌렸다. 시제사에 조상님 맡기듯이 아내의 기도제목도 믿기 때문이다.

 

대신 에덴기도원서 3Km 거리에 있는 반월호수서 회동하기로 헸다. 그곳까지 걸어가다 냇가에 발 담그고 등목까지 했으니 감사하기 그지없는 추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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