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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선 '생활의 발견'
박현선 ‘생활의 발견’●야생의 삶
글을 쓰면서 서서히 회복하는 상처의 감정
기사입력: 2020/10/23 [06:33]  최종편집: ⓒ 매일종교신문
박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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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면서 서서히 회복하는 상처의 감정  

 

지난해 가을, 가깝게 지내던 지인이 문예지로 등단하여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문필가 집안으로 일찍부터 읽는 것과 쓰는 것을 좋아해서 두려움 없이 글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그녀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해야만 힘들고 어려워도 모든 것을 감내할 수 있다. 이제 돌고 돌아서 그리워하던 정겨운 고향으로 돌아온 것 같다며, 책 한 권을 수줍게 내어 놓는다.

 

문예지에 기고된 글의 문장들이 하나같이 수려해서 어떻게든 익히고 싶었다. 한 권의 책을 정독하고, 실린 내용 중에서 관심 있는 문장을 골라 따로 노트를 만들어 틈틈이 메모해두었다.

 

지난 후에 메모해두었던 단어들의 문맥을 맞추어 옮겨가면서 문장을 복원해봤다. 문학적 표현을 배우고 싶은 충동을 느끼며 수업을 받아야겠다는 생각이 뇌리에 강하게 자리 잡았다.

 

고심하던 중, 어느 따사로운 봄날에 AK백화점 문화센터의 나를 표현하는 수필과 글쓰기가 내 인생에 네잎클로버처럼 다가 왔다. 문학의 세상은 현실과 동떨어진 다른 세상이 아니라 보편적 일상에서 나온다는 것. 내 삶 자체가 문학으로 쓰여져 나왔고, 나 자신의 삶에 좀 더 깊은 관심을 두게 되었다. 또한, 야생의 삶 같았던 지난날이 자신도 모르게 치유되고 있었다. 글을 쓰면서 상처의 감정은 서서히 회복하고 있다. 끊임없는 이야기로 나를 표현하고, 누군가 들어주지 않아도, 심장에 던지는 호소문이 되어 하얀 종이에 라는 존재를 써 내려갔다.

 

어느 순간부터는 문학과 소통하며 문학 안에 있는 나를 바라 봤고, 그 안에 내가 있었다. 그러면서, 글을 쓰는 데도 질서와 예절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자기중심적으로 글을 쓴다면, 그 글을 읽는 이들에게 반감을 불러일으켜 유익한 정보와 즐거움을 얻으려는 것이 좌절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살아온 날들이 글로 표현될 때, 인간관계 때 쓰리고 아팠던 기억은 숨기고 사람들은 건강한 몸을 위하여 신선한 채소나 고열량의 음식으로부터 영양을 섭취한다. 우리의 정신도 사람들과의 삶의 이야기를 통하여 무의식 중에 좋은 영양분을 섭취하고 있다. 경험이 풍부한 선배들과 관계를 쌓아가는 것이 성장으로 다가오면서, 문우들이 끌어주니 어느 사이 자신의 부족한 것들이 보완되어 간다.

 

사회생활의 힘들고 고통스러운 체험도 글의 영양분이 되었다. 이십 대 때, 체험한 일이다. 화장품 판매장을 운영했었다. 한 달을 운영하니 얼마나 힘든지, 고객이 없을 때는 예상되는 고객을 찾아가서 홍보해보았다. 판매로 이어지는 것은 힘들었고, 심지어 거절의 모멸을 느낀 일도 있었다. 내가 판매하는 제품이 안 좋은가? 아니면 영업 능력이 없는 것인가? 영업에 자질이 없다고 결론을 내리고, 백화점에서 제과를 판매하던 사촌 언니가 쉬고 있던 터라 일해달라고 부탁하였다. 언니는 처지를 바꾸어서 생각해보라고 했다.

 

누군가 물건을 팔려고 찾아왔을 때 경계심부터 갖게 되고, 거절하는데 이것을 이겨내야 한다. ! 거절하는구나. 이렇게 거절을 할 때 나는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하나? 생각해가며 좋은 기회로 삼았고, 더불어 판매까지 하면서 판매자와 고객의 입장을 깊이 이해하게 되었다.

 

 

성장의 밑거름이 되는 체험을 책을 읽고 깨달을 수도 있겠지만, 직접 뛰어들어 이루는 순간에 글로 표현된다면 좋은 문학이 되지 않을까? 지금은 살아온 날의 추억을 되새김질하여, 지난 시절의 의미를 찾아가는 문학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나는 한때 문학에 경계심을 가진 적이 있는데, 문학은 그때나 지금이나 나를 거부하지 않는다. 박현선(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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