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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시대 도래와 종교의 미래
종교는 특수하지만 영성은 보편적…‘유튜브 영성가들’ 활동 주목받아
기사입력: 2020/11/27 [08:58]  최종편집: ⓒ 매일종교신문
문윤홍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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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는 특수하지만 영성은 보편적유튜브 영성가들활동 주목받아 

 

21세기는 영성의 시대라고 한다. 물질문명이 고도화될수록 사람들은 정신적이고 영적인 세계에 더욱 목말라 한다. 영감과 지혜는 바깥이 아닌 내면의 영성에서 나온다. 물질과 문명의 창조도 우리 내면의 깊은 영적 우물에서 나온다. 따라서 이 영적 우물이 마르거나 고갈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만 물질문명에 끌려가지 않고, 끌고 가는 주인이 될 수 있다.

 

지금까지 영성을 대변하고 구현하는 대표적 통로는 종교였다. 그러나 현재 종교의 위상이 급격하게 추락해 탈()종교나 비()종교의 시대에 들어서고 있다. 서구에서는 이미 수많은 교회와 성당이 문을 닫았고 전통에 따라 목사나 신부가 되려는 사람들은 확연히 줄어들었다. 종교의 위축 현상은 불교도 마찬가지다. 한국불교 대표 종단 조계종에서도 스님이 되기 위한 출가자 수가 최근 10년 사이에 1/3 가량 현격하게 줄었다. 출가자 수가 눈에 띄게 줄어드는 것도 문제이지만 이러한 결과로써 불교나 가톨릭 종단 내 승려와 신부의 고령화 역시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종교는 본래 제도나 조직을 위해 생겨난 게 아니다. 사람들의 목마름, 사람들의 근원적인 갈망을 채워주기 위해 생겨났다. 그것이 바로 영성(靈性)이다. 예수도 그랬고 붓다도 그랬다. 영성을 중심에 두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종교에서 영성이 빠져나갔다. 그 자리를 종교의 제도와 조직이 대신했다. 일찍이 독일 철학자 니체는 진정한 기독교인은 아무도 없다. 예수밖에는 없다"며 이를 비판했다.  

 

종교에서 영성으로

 

종교가 그리스도교나 불교가 아니라도, 사람들의 진리나 자유를 향한 갈망은 사라지지 않는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영성을 지닌 존재이기 때문이다. ‘라는 존재에 대해 스스로 질문하고, 삶의 목적을 고민하며, 고통의 문제를 살펴보고, 세상의 흐름에 관해 탐구하는 그 모든 행위가 바로 영성에서 발원한다. 종교는 영성과 다르다. 종교는 시대, 사회, 역사, 문화의 영향을 받는 제도이자 조직이며, 들어갈 수 있는 한 형태로서의 체계라 할 수 있다. 반면 영성은 들어갈 수도 나올 수도 없는, 이미 갖추고 있는 마음의 속성이다. 그러하기에 종교는 특수하지만, 영성은 보편적이다. 요즘 종교의 영향을 받거나 종교적 틀에 갇히지 않은 상태에서 영성을 발현하고 발전시키며 나누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특히 유튜브라는 플랫폼을 통해 영성을 말하며 자신의 경험과 깨달음을 바탕으로 진리를 펼치고 있는 이들을 원제 스님은 유튜브 영성가라고 명명했는데. 이들의 활동이 주목받고 있다.  

 

과거에는 수행을 특수한 조건에 있는 성직자들만 할 수 있는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영성이 보편화한 요즘, 수행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으며 스스로 수행의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 과거에는 간화선 수행을 스님들만 하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지금은 재가불자나 비불자 중에도 간화선 수행자들이 많다. 이처럼 수행이 보편화한 데에는 종교보다 영성의 영향이 크다. 수행은 종교의 체계 안으로 들어가지 않아도 영성에 연결된다. 영성에 바탕을 둔 수행은 종교에 귀의하거나 집단에 소속되는 과정이 필요하지 않다. 바로 유튜브 영성가들이 그렇다. 그들은 어떤 종교성도 띠지 않고, 어떤 종교 체계나 형식도 취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깨달음을 곧장 드러내고 사람들과 교류하며 감화를 불러일으킨다  

 

과거에는 각 종교에 걸출한 지도자와 선각자가 있었고 이들이 종교의례라는 형식을 통해 가르침을 펼쳤다. 가르침을 얻고 수행하기 위해선 종교라는 진입 장벽이 있었다. 하지만 유튜브 플랫폼은 진입 장벽이 없고 믿음을 요구하지 않으며, 장소나 시간에도 구애받지 않는다. 따라서 이런 유튜브의 특성은 종교보다 영성의 속성에 더욱 부합한다. 영성은 집단을 필요로 하지 않고, 믿어야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니며, 장소나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항상 존재하기 때문이다. 또 유튜브에는 종교처럼 극소수의 위대한 스승이 있는 게 아니라, 각자의 인연에 따라 나름의 깨달음을 펼치고 있는 다양한 스승들이 활동하고 있다. 한 명의 영웅이 모든 가르침을 통일하는 시대는 지났다. 이제 모두가 나름의 자리에서 각자의 인연대로 가르침을 펼치며 스승의 역할을 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형식보다 본질이 중요코로나19, 영성으로 극복

 

사람은 누구나 신()을 찾고 싶어 하는 본능이 있다. 신은 영혼의 고향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힘들고 어려울 때 신을 찾는다. 정말 힘들고 삶이 벼랑 끝에 몰릴 때 본능적으로 신을 찾고 종교에 귀의한다.

 

지금 이 시대는 코로나 블루(우울증)와 포비아(공포증)라는 기나긴 어두운 터널을 통과하면서도 사람들이 종교를 찾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이를 거부하고, 특히 교회를 향해 분노의 화살을 쏘아대고 있다. 오늘날 교회는 하나님을 향한 영성의 본질과 목마름을 보여주는 곳이 아니라 제도나 경영 측면을 지나치게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작은 교회들 역시 모여서 예배 드리고 식사 하는 것이 매너리즘으로 고착화됐다. 코로나 상황일수록 교회가 사람들의 피난처가 되고 안식처가 돼야 하는데 오히려 교회를 기피하고 거부하는 사태를 맞은 것이다.

 

중세 교회도 흑사병이 창궐할 때 그런 실수를 저질렀다. 오늘날도 같은 예배라 할지라도, 예배를 향한 견딜 수 없는 사모함과 하나님을 만나지 않으면 참을 수 없는 영적 목마름으로 예배를 드리는 것과, 중세적인 사고와 전통적인 매너리즘에 젖어 맹목적으로 현장예배를 강행하려고 한 것은 완전 차원이 다르다.

 

한국이 종교성이 강하고 기복 문화가 종교의 주된 흐름을 이루고 있다 할지라도, 종교의 역할과 영향력은 시간이 흐를수록 축소될 것이다. 사람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영성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종교로서 기독교나 불교를 강화하고 사람들에게 믿음을 강요하기보다는, 영성의 근간으로서 마음을 밝히고 안식을 주는데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이에 따라 종교 성직자들은 영성 전문가가 돼야 한다. 누구나 직접 영성을 추구하고 발전시켜 가는 시대에는 성직자들도 보편적 언어와 개념으로써 영성을 이해시키고 감화할 수 있는 전문가가 돼야 한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를 맞아 사람들은 신을 향한 갈망과 영성의 갈증으로 더 목말라 있다. 따라서 이 시대에 맞는 새로운 영성을 준비해야 한다. 이제 종교는 지나치게 고착화된 기존의 제도와 외형적 전통을 과감하게 버릴 수 있어야 한다. 제도에서 본질을, 의식에서 콘텐츠를 추구하고 종교적, 제도적, 교권(敎權)적 욕망을 과감하게 버려야 한다. 순수한 진리, 생명, 영성의 세계로 돌아가야 한다.

 

전통적 제도나 공간의 권위로 코로나19를 극복할 수 없다. 그럼에도 종교는 본질인 숭고하고 존엄스러움을 회복해야 한다. 새로운 영성의 붐이 일어나게 해야 한다. 바로 이 일이 코로나를 극복하는 영적인 방역이고 정신적·영적 항체가 될 것이다.

수암(守岩) 문 윤 홍<大記者/칼럼니스트>moon475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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