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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형 범종교시각
밤이 가장 긴 날부터 밤은 줄어들기 시작한다
하늘소풍길 단상
기사입력: 2020/12/21 [22:14]  최종편집: ⓒ 매일종교신문
신민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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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기슭에서 저편 산봉우리에 해지는 것을 봤는데 30분이 채 안되어 동짓날 하늘엔 어스름 하현달이 뜨고 하산길은 어스름이 내려 가로등과 네온사인이 빛났다.     © 매일종교신문

   

오후 다섯시경 광교산 기슭에서 저편 산봉우리서 해가 지기 시작하는 것을 보면서 서둘러 하산한다. 30분이 채 경과하기 전에 하늘엔 어스름 하현 달 뜨고 하산길은 어스름 내려 가로등과 네온사인이 빛난다.

 

숲속 산책 하며 해가 짧아지는 것이 얼마나 아쉬웠나. 멍 때리며 벤치에 앉아 있다가 산새들 지저귐에 귀기울일 수 있는 즐거움을 오래 할 수 없는 짧은 낮이었다.

 

그러나 동짓날의 아쉬움은 기대와 희망이 있다. 낮이 가장 짧은 날부터 낮이 점점 길어지기 때문이다. 낮이 가장 길었던 하짓날 산책 때, 이제는 낮이 짧아지기 시작한다는 아쉬움은 기대와 희망이 없었다.

 

나한테는 해 길어지기 시작하는 동지가 새해의 시작이다. 신정, 설날보다 더 와닿는다. 연휴 없는 신정이나 귀성객 마음으로 찾아뵙던 부모님이 돌아가신 이후의 설날은 별로 의미가 없다.

 

동지는 고대 중국, 그리고 고려시대까지 새해 시작으로 삼았다고 한다. 예수 탄생일인 크리스마스도 해가 길어지는 동지 때를 설정했다는 설도 있다. 대자연. 대우주의 운행과 어우러진 가장 근원적이고 자연스럽 역법이란 생각도 든다.

 

하산 후 귀갓길에 애동지 때 팥죽 대신 먹는 팥시루떡과 함께 비싼 스시를 테크아웃했다. 아내와 호화로운 퓨전 새해맞이를 하고 싶었다.

 

아내는 산사춘 세잔, 나는 소주 한병에 산사춘 거들며 대취했다. 아내가 귀가 전 선물받은 마오타이주는 눈요기하며 아들. 사위, 친구들과의 몫으로 남겨두니 큰 부자가 된 기분이다.

 

Merry 동지 & Happy NewY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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