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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분열·증오 4년 막내리고‘통합·치유’바이든시대 열다
조 바이든, 1월20일 제46대 미국 대통령 취임…美교계 지도자들, “나라와 대통령 위해 기도”
기사입력: 2021/01/24 [19:02]  최종편집: ⓒ 매일종교신문
문윤홍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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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120일 제46대 미국 대통령 취임교계 지도자들, “나라와 대통령 위해 기도  

 

분열과 증오로 점철됐던 지난 4년의 트럼프 시대가 막을 내리고 통합과 치유를 약속한 바이든 시대의 문이 열렸다. 과연 미국은, 세계는 미래로 나아갈 수 있을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20(현지시간) 12(한국시간 21일 오전 2) 46대 미국 대통령에 공식 취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통합(unity)’에 방점을 찍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워싱턴DC 연방의사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미국의 통합에 영혼을 걸겠다"고 다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다양화된 현대 미국 사회에서 통합을 이뤄내겠다는 포부가 백일몽처럼 들릴 수도 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최선을 다하겠다고 선언하며 국민의 동참을 호소했다. 그는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 국민이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평화적인 테두리 안에서라면 상대방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을 자유가 있는 것도 미국의 강점이라고 했다. 그는 또 "나를 지지한 사람만이 아닌 지지하지 않은 사람들을 포함해 모든 미국인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민주주의는 소중하지만, 연약한 제도라는 사실을 재차 배웠다. 지금 이 순간 민주주의는 다시 승리했다"며 지난 4년간 미국 사회에 부정적인 유산을 남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에둘러 비판했다. 그는 먼저 극단적인 정파주의와 백인우월주의, 미국 내 무장세력을 지목하면서 "미국은 이 세력들에 맞서 싸워야 하고,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의사당 난입사태를 거론하면서 "절대 이들 때문에 민주주의가 훼손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미국의 역사는 공포가 아닌 희망, 분열이 아닌 통합, 어둠이 아닌 빛으로 써 내려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사회가 통합을 이뤄낸다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초유의 사태도 극복할 수 있다고 장담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동맹을 복원하고 전세계에 다시 관여하겠다고 천명했다. 트럼프 시대의 고립주의적 정책을 탈피하고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 등 동맹국들과의 교류와 협력을 통해 국제무대에서 미국 리더십을 재정립하겠다는 것이다. 이처럼 바이든 행정부가 한국 등 아시아 동맹국과의 관계 강화에 나서기로 하면서 한·(韓美)간 최대 현안인 주한미국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취임사에서 우리 국경 너머의 사람들에게 보내는 나의 메시지라며 미국의 새로운 외교정책을 방향을 제시했다.

 

취임사로 본 바이든 시대 -“민주주의가 돌아왔다안으론 통합 밖으론 동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20(현지시간) 취임사에서 코로나19와 민주주의 위기를 겪고 있는 미국 사회에 분명한 메시지를 던졌다. 그가 내건 해법은 안으로는 통합(unity)’, 대외적으론 동맹(alliance)’ 복원이었다. 미국의 전통적 가치로 돌아가자는 것이다. 그는 통합이 없으면 평화도 없고 씁쓸함과 분노만 있을 뿐이라며 미국 통합에 영혼을 걸겠다. 통합이 전진의 길이라고 했다. 20분간의 연설에서 우리(we)’106, ‘통합통합하는 것(uniting)‘ 등의 단어를 11번 말했다.

▲ 조 바이든 미국 제46대 대통령이 1월20일(현지시간) 미 의회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 연설을 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의사당 난입 사태를 거론하며 폭력이 흔들었던 의사당에 우리는 하나님 아래 (취임식을 위해) 한 민족으로 모였다이 시간, 민주주의가 승리했다(democracy has prevailed)”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나는 모든 미국인들의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했다.

 

대외 관계에서 동맹 복원도 약속했다. 그는 우리는 어제의 도전이 아니라 오늘과 내일의 도전을 해결하기 위해 동맹을 복구하고 다시 한번 세계에 관여할 것이라며 단순히 힘의 모범이 아니라 모범의 힘으로 이끌 것이라고 했다.

▲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1월20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의 ‘결단의 책상’에 앉아 대통령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바이든은 이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탈퇴한 파리 기후변화협약에 복귀하고, 세계보건기구 탈퇴 작업을 중단할 것을 지시하는 행정명령 등 총 17개의 행정명령과 각서에 서명했다. CNN은 17개의 조치 중 9개가‘트럼프 뒤집기’와 관련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돌아왔다는 바이든 행정부의 대외정책 기조 아래 동맹 강화를 통해 국제사회의 주도권을 회복하겠다는 뜻을 재확인한 것이다. 이는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종말을 공식적으로 선언한 것이다. 앞으로 한국 등 아시아와 나토 등 유럽 동맹과의 결속 강화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은 취임식 직후 백악관으로 들어오자마자 트럼프가 탈퇴한 파리기후협약에 재가입하는 행정조치에 서명하는 등 트럼프 뒤집기'에 들어갔다. 다만 통합을 선언한 만큼 트럼프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은 하지 않았다. 바이든은 할 일이 많아 과감해져야 한다우리는 이 시대의 위기를 어떻게 해결하느냐로 (역사에서) 평가받을 것이라고 했다.

 

낭비할 시간없다불법체류 구제, 마스크 의무화 등 17건 결재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식을 마치고 돌아온 120(현지시간) 오후 5시쯤 숨 돌릴 틈도 없이 바로 백악관 집무실의 결단의 책상앞에 앉았다. 그는 기자들을 향해 낭비할 시간이 없다당장 일을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책상 위에 수북이 쌓여 있는 결재 서류에 하나하나 사인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사인한 행정명령(executive order)과 각서(memoranda) 등은 총 17개다. 행정명령은 대통령 권한으로 발동하는 것으로 의회를 거치지 않지만 입법과 비슷한 효력을 가진다. 각서도 대통령이 연방기관에 직접 하달하는 지시여서 사실상 행정명령과 비슷한 효력을 지닌다. 다만 행정명령은 일련번호를 부여받는다는 점에서 좀 더 상징적인 조치로 평가받는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취임 첫날 오바마 케어(전 국민 의료보험 가입제)’ 폐지를 위한 행정명령에만 사인했다. 바이든은 그보다 훨씬 많은 행정명령에 사인함으로써 트럼프 시대와 빨리 단절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CNN바이든이 어떤 대통령보다 더 빠르고 공격적으로 전임자의 유산을 해체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17개의 조치 중 9개가 트럼프 뒤집기와 관련 있다고 분석했다.

 

백악관은 이날 바이든 행정부의 7대 국정 과제로 코로나 기후변화 인종 평등 경제 보건 이민 글로벌 지위 회복을 명시했다. 바이든의 트럼프 뒤집기는 대부분 이들 영역에 집중됐다.

▲ 조 바이든(왼쪽) 미 대통령이 1월20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의회 의사당 앞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대통령 부인 질 바이든(오른쪽) 여사가 들고 있는 성경에 손을 얹고 취임선서를 하고 있다. 이 성경은 1893년부터 바이든 집안에서 전해져 내려온 것이다. 바이든은 이날 취임사에서 “오늘 내 영혼은 오직 ‘미국을 하나로 모으는 것’에 달려 있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선 트럼프가 탈퇴한 파리 기후변화협약에 복귀하고, 세계보건기구(WHO) 탈퇴 작업을 중단할 것을 지시하는 문서에 서명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대응을 두고 트럼프와 갈등을 빚은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 소장을 WHO 미국 대표로 임명했다. 트럼프는 “(각종 기준이) 미국에 불공평하다며 파리 협약에서 탈퇴했고, 코로나19와 관련해 중국 편을 들었다는 이유로 WHO 탈퇴를 지시했다.

 

바이든은 또 캐나다산 원유를 미국으로 수송하는 키스톤XL’ 송유관 사업에 대한 대통령 허가를 철회하도록 지시했다. 또 송유관 사업을 포함해 트럼프가 했던 100건 이상의 환경 관련 조치를 재검토하거나 되돌리도록 명령했다고 CNN은 전했다. 키스톤 송유관 사업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 환경오염을 이유로 중단시켰지만, 트럼프가 규제 철폐를 명목으로 되살렸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추진한 국경장벽 건설을 중단시키기 위해 군() 예산을 장벽 건설에 전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명령도 내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장벽 예산이 의회에서 막히자, 국경 지대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군 자금을 전용해 장벽을 쌓아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테러 위협을 이유로 일부 무슬림 국가들에 대해 취한 입국 금지 조치도 없던 일로 만들었다. 트럼프는 취임 직후 테러 가능성을 이유로 이라크 등 이슬람권 7개 국가의 비자 발급을 거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바이든은 이어 트럼프가 내린 불법 이민 단속 확대 지시도 되돌리라고 명령했고, 미등록 불법 체류자들을 인구 조사에 포함시키지 말도록 취한 조치도 폐지토록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밖에도 불법체류 중인 미성년자와 청년에게 취업 허가를 내주고 추방을 유예해주는 제도인 다카(DACA)’ 제도를 강화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도 서명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제도 폐지를 추진했지만, 대법원이 판결로 제동을 걸어 폐지에 실패했다. 미 국토안보부도 이날 바이든 정부의 기조에 맞춰 향후 100일간 비()시민권자 추방을 중단하라는 지시를 산하 기관에 지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코로나와 관련해 앞으로 100일간 마스크 착용을 촉구하면서 연방 시설물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코로나로 경제적 타격을 입은 세입자 보호를 위해 퇴거 조치 유예와 연방 학자금 대출 이자 유예 등이 포함된 행정명령에도 서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늘 행정적인 조치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 정치전문 매체 더힐은 바이든 대통령이 향후 10일간 53건의 행정조치에 서명할 것이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백악관에 입성한 뒤 자신이 임명한 약 1,000명의 참모·직원들을 화상회의에 초대해 나와 같이 일하는 동안 다른 동료를 무례하게 대했다든가 누군가를 폄하했다는 말이 들리면 그 자리에서 해고할 것이다. 예외는 없다고 했다. “모든 사람은 예의와 존중으로 대해질 자격이 있는데 (트럼프가 집권한) 지난 4년 동안 그것이 사라졌다는 이유에서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78세로 역대 최고령 대통령이다. 상원의원 36, 부통령 8년을 지낸 화려한 경력의 직업정치인이 세 번째 도전 끝에 초강대국 미국의 대통령 자리에 올랐다. 노선과 기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대척점에 선 바이든 대통령은 전임 행정부 정책과 단절을 공언하며 새로운 리더십을 약속해 국제사회에도 큰 변화를 몰고 올 전망이다 

 

바이든,‘링컨급대통령 행보 주목취임사에 아른거리는 링컨의 그림자

내전(內戰) 때 진가 발휘한 링컨의 통합 리더십"지금은 내전 상태" 통합 11번 강조

 

▲ 1월6일 미 의회 난입 당시 남부연합기를 들고 있었던 트럼프 지지자들    

  

160년 전에 발발한 미국 남북전쟁은 6.25한국전쟁과 같은 동족상잔의 비극이었다. 미국에서 이를 내전(Civil War)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노예제도 등 국가운영을 놓고 이념 대립을 벌이다 결국 서로 총부리를 겨눈 참혹한 역사였다.

 

지난 16일 발생한 미국 의사당 난입사건 때 남부연합기()가 펄럭인 것에 대해 미국인들이 경악한 것도 그 때문이다. 마치 여의도 국회의사당 안에서 인공기가 펄럭이는 것과 같은 일이기 때문이다. 미국이 내전을 관통하던 시기의 대통령이 바로 에이브러햄 링컨이었다. 그리고 링컨은 사생결단식의 갈등상황을 통합과 포용의 리더십으로 잘 풀어냈다.

▲ 1861년 링컨 대통령 취임식의 모습


미국은 물론 세계 각국에서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 링컨이 존경과 연구의 대상으로 남은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런데 2021년 지금 미국의 갈등이 남북전쟁 당시에 버금갈 정도로 심각하다는 진단이 많다. 그렇지 않아도 심각했던 미국 내 정치·사회적 갈등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시기를 겪으면서 첨예화됐다는 것이다.

 

119일자 월스트트저널(WSJ)'어떻게 미국을 치유할 수 있을까'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곳곳에 상처투성인 미국을 어떤 방식으로 치유하면 좋을지 전국의 대학생들이 개진한 의견을 소개한 기사다. 어느 대학생은 1974년 포드 대통령이 닉슨 대통령을 사면한 것은 현명한 결정이었다고 적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을 간접적으로 주문한 것이다. 다른 대통령이라면 몰라도 바이든은 가능하다고 봤기 때문으로 보인다. 자신에 대한 그런 기대를 잘 아는지 바이든은 취임 일성으로 '통합(unity)'을 강조했다.

▲ 역대급 위기의 시기에 구원투수로 떠오른 바이든 대통령  

 

사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현존 정치인 가운데 가장 경륜이 높은 정치인이다. 30대 상원 입성, 상원의원 36, 부통령 6, 대선 3, 대통령. 이러한 경력의 정치인은 앞으로도 나오기 힘들다. 공화당 미치 매코널 원내대표가 정당을 초월해 가장 좋아하는 동료 정치인 중의 한 명으로 꼽은 것도 바이든이었다. 바이든과 함께 의정 생활을 한 정치인 치고 그와 적대관계로 돌아선 정치인도 찾아보기 힘들다.

 

바이든은 협상하고, 설득하고, 이해하고 공감하는 정치인이다. 바로 이 역대급 갈등기에 구원투수로 등장한 것이 조 바이든 대통령이다. 20분 가량의 취임사에서 11번이나 통합을 강조했다. 남북전쟁(Civil War)이라는 표현도 두 번 썼다. 그리고 지금의 미국 갈등을 남북전쟁에 비유해 내전(civil war)이라고도 표현했다. 결국 내전과 같은 갈등을 통합으로 치유하겠다는 발상인 셈이다. 자기 자신을 링컨 대통령의 자리에 치환(置換)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취임사에서 지금을 '역사적 위기의 순간'(historic moment of crisis)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 위기는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긍정의 메시지를 국민들에게 심으려고 했다. 어쩌면 그는 지금의 위기를 기회로 보고 있는지 모른다.

 

바이든이 대통령 취임 첫날 서명한 행정명령들에서도 통합의 향기가 물씬 풍긴다. 1,100만 명에 달하는 불법 이민자 구제, 코로나19로 주거비를 내지 못한 저소득층의 주거안정, 학자금 대출을 내지 못한 청년들에 대한 구제, 이슬람 국가 국민들의 미국 입국금지 철폐 등 모두가 배려와 치유의 정책들이다.

 

미국 국민은 바이든 취임 첫날부터 세상이 바뀌고 있음이 실감난다며 반기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링컨 대통령과 동급 반열에 오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바이든, 與野 지도부와 함께 미사첫날부터 통합발걸음

교계 지도자들, 바이든 대통령 취임 축하나라와 대통령 위해 기도할 것 다짐

 

바이든은 취임일인 120일 아침(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한 블록쯤 떨어진 세인트 매슈 성당(St. Matthew’s Cathedral)을 찾아 미사를 드리는 것으로 첫 일정을 시작했다. 이 성당은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장례식이 치러진 곳이다. 이 자리엔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뿐 아니라 공화당의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 케빈 매카시 하원 원내대표 등도 동행했다. 이들이 함께 기도하는 것 자체가 트럼프 행정부 시절의 극심한 국론 분열을 극복하겠다는 상징적인 장면으로 평가됐다.

 

보통 미국 대통령들은 백악관 앞 대통령의 교회라고 불리는 세인트 존스교회에서 첫 예배를 드리며 취임 일정을 시작하지만, 바이든은 가톨릭 신자여서 성당을 택했다. 바이든은 미사를 마친 뒤 의회로 이동했다. 이후 집안의 가보(家寶)1893년부터 전해져왔다는 두꺼운 성경책에 손을 얹고 존 로버츠 대법원장 앞에서 취임선서를 하고 46대 미 대통령으로 공식 취임했다.

▲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이 1월19일(현지시간) 취임식을 위해 워싱턴DC로 떠나기에 앞서 연고지인 델라웨어주의 뉴캐슬카운티에서 고별 연설 뒤 눈물을 글썽이고 있다. 그는 먼저 세상을 뜬 장남 보 바이든을 언급하며 “지금 유일하게 애석한 것은 그가 여기에 없다는 것”이라고 했다. 왼쪽은 부인 질 바이든 여사.


바이든은 전날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델라웨어주를 떠나기 전 울먹이는 모습을 보였다. 바이든은 펜실베이니아주 스크랜턴 출신이지만 열 살 때 아버지를 따라 델라웨어로 이사해 지금까지 60년 넘게 살고 있다. 그는 전날 델라웨어주 고별 연설에서 지금이 어두운 시기라는 걸 안다. 하지만 언제나 빛은 있다고 했다. 그는 2015년 뇌암으로 세상을 떠난 장남 보 바이든 얘기를 하며 울먹였다. 바이든은 열차로 워싱턴까지 이동하려 했지만, 보안 우려 때문에 비행기를 타고 왔다.

 

그는 워싱턴에 도착해선 가장 먼저 코로나19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워싱턴DC 시내 거대한 공원인 내셔널몰에 있는 링컨기념관으로 갔다. 그는 이 자리에서 치유하려면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기억하는 것이 때로는 힘들지만 우리가 치유하는 방식이라고 했다. 이날 링컨기념관 앞에는 미국의 코로나19 누적사망자 40만명을 추모하는 조명 400개가 설치돼 주위를 밝혔다. 워싱턴DC 성당에선 미국인 희생자를 애도하는 종이 400차례 울려 퍼졌다.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영부인 질 바이든 여사가 1월20일(현지시간) 백악관에 입성해 손을 흔들고 있다.    


바이든이 46대 미국 대통령으로 정식 취임한 가운데 교계 지도자들이 바이든 행정부에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 보도에 따르면, 남침례회 윤리종교자유위원회 러셀 무어 위원장은 SNS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 나라를 이끄는 데 복을 주시고, 지혜, 건강, 성공을 주시길 기도하겠다고 남겼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강력한 지지자였던 프랭클린 그레이엄 목사는 취임식에 앞서 자신의 페이스북에 기독교인들은 취임식에 대응하여 폭력시위를 하지 말자오늘 미국 신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워싱턴DC와 전국에 폭력시위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기독교인들이 이날을 기도의 날이 되게 하길 바란다. 평화와 안정을 위해, 그리고 새로운 지도자 조 바이든 대통령과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을 위해 기도하자고 했다.

 

지난 4년간 이끌어온 트럼프 전 대통령과 영부인 멜라니아 여사에게 감사하고, 그들이 미국을 위해 해온 모든 일에 감사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인생에 새로운 장이 열리는 기간, 하나님께서 당신과 당신의 가족들에게 함께하시길 바란다고 했다.

 

미국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CRIF)의 위원이자 트럼프 행정부의 비공식 고문이었던 조니 무어 목사는 취임식 직후 바이든 대통령에게 축하를 전하며 수천만 복음주의자들과 나는 이 나라와 지도자들을 위해 기도할 것이라며 예레미야 297절과 디모데전서 21~2절 말씀을 인용했다.

 

복음주의 성경 교사인 베스 무어 목사는 취임식에 앞서 자신의 트위터에 정치 권력의 본질을 상기시키며 국가의 통치자들은 2천년 동안 왔다 갔지만, 교회는 남아 있다. 우리는 4년 전 우리에게 닥칠 모든 일을 알지 못했고, 앞으로 다가올 시간도 알지 못한다그러나 교회의 사명은 변함이 없다. 그것은 그리스도를 알고, 그분을 알게 하는 것이며, 이 시간과 장소에서 소금과 빛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진보적인 교계 지도자이자 가난한 이들의 캠페인’(Poor People's Campaign) 공동 의장인 윌리엄 J. 바버 2세 목사는 자신의 트위터에 자비와 정의는 정반대가 아니다. 사실 이것들은 미국 사회의 3번째 재건을 구축하는 기둥이라고 했다.

 

바이든 내각, 절반이유색인종’...장관급 26명 중 백인 남성은 8

해리스 일할 준비 됐다실세 부통령되나바이든 해리스, 해결사 역할 해주길 

 

미국 최고 권력층의 얼굴이 백인 남성인 시대는 갔다.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승리 후 지난 두 달여간 꾸린 초대 내각 진용의 면면만 봐도 그 사실을 알 수 있다. 부통령과 각 부처 장관 16, 그리고 백악관 비서실장, 무역대표부 대표를 비롯한 장관급 고위직 인사 10명 등 26명의 면면을 보면, 미국의 주류 기득권층이었던 백인·남성이란 요소를 모두 충족하는 이는 9명뿐이다.

▲ 당선인 신분일 때인 1월16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카멀라 해리스(왼쪽) 부통령과 함께 인수위원회가 있는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더 퀸' 극장에서 자신이 이끌 행정부의 과학팀 각료들을 소개하고 있다.  


바이든이 단행한 가장 중요한 인사이자 첫 번째 인사는 러닝메이트인 부통령 자리에 50대 여성이자 흑인인 카멀라 해리스(57)를 낙점한 것이었다. 해리스는 사상 첫 여성이자 흑인 부통령이다. 해리스 부통령이 미국 역사상 첫 여성·흑인·인도계 부통령이라는 기록을 세우며 백악관 옆 아이젠하워 행정동 건물에 입성했다. 백인 남편 더글러스 엠호프는 최초의 세컨드 젠틀맨이다. 200년 이상 남성이 독점했던 부통령이라는 유리천장을 깬 것은 미국 사회의 큰 변화로 평가된다.

 

워싱턴정가에선 그가 여성이라는 상징적 존재에 그치지 않고 실세 부통령으로 존재감을 발휘할 것으로 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해리스는 바이든 대통령의 통치 파트너로서 국정 전반에 관여할 것이라며 미국 역사상 가장 힘센 부통령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 해리스가 부통령 공식 트위터 계정에 올린 첫 일성은 “(국가에) 봉사할 준비가 돼 있다(Ready to serve)”였다. 국정 2인자로서 가지는 의무와 책임을 강렬하지만 짧은 문구로 드러낸 것이다. 민주당과 공화당이 동률을 이루는 가운데 상원의장을 맡은 해리스 부통령은 캐스팅보트 행사로 바이든 행정부의 국정운영을 탄탄하게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은 바이든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에게 타이 브레이커’(tie breaker·우열을 가리는 경기)가 아니라 딜 메이커’(deal maker·해결사)가 되기를 제안했다고 전했다. 상원의원을 지낸 경력으로 의사당에서 반목보다 조율을 끌어낸다면 그의 입지는 더욱 공고해질 것이다. 올해 76세로 최고령인 바이든 대통령의 첫 임기가 끝나면 부통령직이라는 국정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민주당 내 유력 대선주자로 입지를 굳힐 수도 있다.

 

바이든은 재무장관과 상무장관 등 경제 투톱에도 재닛 옐런과 지나 레이몬도 등 여성을 발탁했다. 여성인 내무장관 후보 뎁 할랜드는 인준 시 사상 첫 원주민 출신 장관이란 기록도 갖게 된다. 장관·장관급 26명 중 여성이 12명으로, 하나같이 핵심 포스트에 포진됐다. BBC1990년대 이래 정부 첫 조각 때마다 여성 장관이 5명 이하였던 데 비해, 바이든 정부에서 역대 최다로 늘었다고 분석했다. AP통신은 이제 미국 내각은 더 이상 보이(boy) 클럽이 아니다라고 했다. 내각 후보 중 38세 최연소로 교통장관에 지명된 피트 부티지지는 백인 남성이지만 미국 역사상 첫 커밍아웃한 동성애자 장관이 될 전망이다. 로이드 오스틴 전 중부사령관은 인준 시 첫 흑인 국방장관이 된다. 바이든 측은 이처럼 수많은 최초타이틀을 단 이들을 내세웠다는 점에서 최초들의 내각(Cabinet of Firsts)’으로 불린다.

 

 

 

뉴욕타임스(NYT) 등 미 언론들도 여성과 유색인종의 파워가 커지고 성소수자들이 전면에 등장한 미국의 인구·사회적 구성과 가장 가까워진, ‘미국처럼 보이는내각이라고 평가했다. 오히려 성별과 인종, 성적 지향에서 마이너리티(minority·소수성)의 요소를 갖지 않은 이들은 소수자가 됐다. 부통령·장관 16명 중 이런 이들은 단 5명이다. 2017년 트럼프 정부 출범 시 장관 15명 중 백인 남성이 아닌 이는 여성 2, 유색인종 2명 등 단 4명이었던 것과 확연히 대비된다. 트럼프 때의 여성·유색인종 장관은 대부분 비()핵심 부처여서 구색 갖추기에 가까웠다

 

바이든 캠프는 민주당 경선 당시만 해도 백인 남성 위주로 구성됐다는 지적이 많았다. 그러나 지난해 인종차별 반대 시위로 폭발한 인종 갈등,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의 백인·남성 우월주의에 대한 염증이 커지면서 바이든이 다양성을 가장 중요한 시대적 과제로 여기게 됐다는 분석이다. 바이든 본인부터 트럼프와 똑같은 고령의 백인·남성이라는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색깔을 확 바꾸는 인사로 새 시대를 열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런 내각 구성이 향후 바이든 정권의 정책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바이든 내각의 백인·남성의 면면을 보면 이들이 정부 내의 강고한 이너서클(내부 핵심층)을 만들 수도 있다는 전망도 있다. 토니 블링컨 국무, 톰 빌색 농무, 마틴 왈시 노동, 데니스 맥도너 보훈장관과 론 클레인 백악관 비서실장 등은 하나같이 바이든의 분신과 같은 수십년 지기(知己)들이다. 주요직에 소수자를 임명하라는 민주당 안팎 진보 진영의 거센 압박을 감수하고 살아남은 사람들이다

 

오바마 사단'의 귀환도 눈에 띈다. 바이든이 부통령을 지낸 오바마 대통령 시절 인사들이 그대로 중용된 경우도 많다. 이 때문에 재탕 내각(retreads)’이란 말도 나온다. 블링컨 국무장관은 오바마 때 국무부 부장관, 마요르카스는 국토안보부 부장관이었다가 이번에 그대로 장관이 됐다. 맥도너 보훈장관 후보는 오바마가 국가안전보장회의 보좌관,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중용했던 인물이다. 심지어 빌색 농무장관 지명자는 오바마 정부 때도 농무장관을 지냈다. 옐런 재무장관 후보는 오바마 정부 시절 연준의장을 지냈고, 법무장관 후보인 메릭 갈런드는 오바마 전 대통령의 대법관 후보였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당분간 대행 내각으로 운영된다. 새 행정부 각료 지명자 상당수가 아직 의회 인준 등 임명 절차를 끝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취임 첫날인 20(현지시간) 일시적으로 각 부처를 이끌 장관 대행 23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불법체류 외국인 구제이민법개정안의회제출개혁 드라이브  

바이든호 개혁 1법 개정 이뤄지면 미국 내 한국인 23만명도 혜택 볼 듯 

 

46대 미국 대통령에 취임한 조 바이든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불복으로 선거 후 두 달 보름가량 우여곡절 끝에 바이든 시대를 열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첫날부터 1100만여명에 달하는 미국 내 불법체류 외국인 구제를 위한 이민법 개정안을 의회에 제출하는 등 숨가쁜 개혁 드라이브에 시동을 걸었다. 트럼프 행정부 시절의 잃어버린 4공백을 메우려면 주요 국정 과제를 추진하는 데 하루도 허비할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바이든호() 개혁 1가 될 이민법 개정이 이뤄지면 23만여명으로 추산되는 미국 내 한국인 서류 미비 이주자들도 혜택을 볼 전망이다

 

론 클레인 백악관 비서실장 내정자는 최근 백악관 고위 참모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새 행정부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4대 과제로 코로나19 경기침체 기후변화 인종 불평등을 제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첫날 총 17개의 행정명령과 각서에 각각 서명했다. 여기에는 코로나19 대응책과 함께 파리기후변화협약 재가입, 일부 이슬람 국가에 적용된 입국금지 철회 등이 포함돼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홀대한 유엔, 세계무역기구(WTO) 등 국제기구와의 관계 회복도 추진된다. 트럼프 정부가 탈퇴한 세계보건기구(WHO), 유엔 인권위원회 재가입 절차도 시작한다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당선인 기간인 1월8일(현지시간) 인수위원회 사무실이 있는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퀸 시어터에서 국정 운영 구상을 밝히고 있다.  

  

바이든 정부는 여당인 민주당이 상·하원 다수당을 유지하는 향후 2년 사이에 주요 입법 작업을 끝낼 방침이다. 2022년 중간 선거가 실시되는 데 중간선거는 거의 예외 없이 집권당이 상·하원 의석을 잃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바이든 정부 첫날 의회에 제출한 이민법 개정안에 시선이 쏠린다. 여기엔 미국 내 서류미비 이민자(불법체류 외국인)가 합법적 절차를 거쳐 미국에 정착할 수 있는 내용이 들어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소개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불법체류 외국인은 향후 8년에 걸쳐 미국 시민권을 취득할 수 있다. 소정의 서류를 작성해 당국에 신고하면 5년간 합법적으로 미국에 체류하고 그 뒤 영주권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하며, 그로부터 다시 3년 뒤에는 시민권까지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미 국토안보부는 2011년을 기준으로 미국 내 불법체류자 중 한국인이 약 23만명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합법적 비자로 미국에 들어왔다가 비자 유효기간 만료 후에도 미국을 떠나지 않았거나 합법적 비자 없이 제3국을 통해 미국으로 입국한 사람이 대부분이다. 다만 이 법안 적용 대상은 올해 11일 현재 미국 체류자로 제한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이민 문호를 활짝 열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중남미 지역에서 이른바 캐러밴으로 불리는 행렬이 미국으로 향하고 있으나 이들이 미국 입국에 성공해도 이번 이민 개혁법의 수혜자가 될 순 없다

 

물론 바이든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오류를 시정한다는 차원에서 트럼프 정부 당시 불법으로 입국한 중남미 국가 주민 중 어린아이들이 미국 보호소 등에 남았음에도 그 부모나 친척을 추방해 가족이 생이별한 사태의 해결책을 강구한다는 계획이다. 이들 아동이 미국에서 합법적으로 체류하면서 부모 또는 친척과 재상봉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또 어린 나이에 부모를 따라 미국에 불법으로 입국한 청소년으로 드리머’(dreamer)로 불리는 불법체류청소년추방유예제도’(DACA) 적용 대상자와 재난 지역 국가 출신 이주자는 즉각 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도록 허용키로 했다

 

대북정책 접근법,‘트럼프식 톱다운지우는 , 북핵 우선순위 외교 총력전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북한 문제에 대한 정책 변화를 예고하면서 한국 외교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미국 국내 문제로 인해 대북정책이 후순위로 밀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바이든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정부 시절의 대북 접근법에서 탈피하겠다는 뜻을 내비쳤기 때문이다. 조속한 시일 내에 북미 대화와 남북 대화를 이끌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재가동시켜야 하는 한국 정부로선 미국 정부의 설득 여부가 최대 과제가 됐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지명자가 119(현지시간) 상원 인준청문회에서 북한 문제와 관련해 밝힌 입장은 대북정책의 접근방식 재검토 한국·일본 등 동맹국과 긴밀한 상의 북한 주민들에 대한 적극적 인도적 지원으로 요약된다. 특히 북핵 문제와 관련해 실제로는 더 나빠졌다는 인식을 보인 것은 새로운 접근법을 취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사실상 트럼프 정부의 톱다운(top-down) 방식에서 전환하겠다는 신호다

 

바이든 정부의 북한 관련 언급은 일종의 관심 표명으로 도발하지 말고 기다려라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한국 정부도 블링컨의 발언에서 긍정적인 면을 애써 찾는 분위기다. 정부 관계자는 20“(블링컨 지명자가) 압박에 대한 얘기를 했지만 외교적 접근과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 문제도 같이 언급했기 때문에 좋은 출발로 볼 수 있다면서 한국 등 동맹과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한 부분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바이든 정부가 대북정책 검토를 이유로 상당 기간 유보적 입장을 취할 경우 북한이 다급해지면서 무력시위 등 강경 행동으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 한국 정부 입장에선 대화 골든타임을 놓치기 전에 바이든 정부의 추가적 메시지 또는 행동을 이끌어 내야 하는데 미국이 동맹국 한국의 입장을 얼마나 수용할지가 관건이다. 김정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안보 인사들은 북한 문제를 다뤄 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북한 이슈가 4년 안에 해결되기 어렵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면서 그런 상황에서 한국이 북한 문제에 속도를 내라고 하거나 싱가포르 회담에서의 사안을 그대로 가져가라고 하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국방 핵심 참모들에 대한 상원 인준청문회가 19일(현지시간) 진행됐다. 왼쪽부터 이날 인준청문회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지명자,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지명자, 애브릴 헤인스 국가정보국장 지명자.  


대북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라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선제적 메시지에 바이든 정부가 양보적 제스처를 취하지 않은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과) 회담만 했을 뿐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면서 한국 정부가 이 부분을 미국에 외교적으로 잘 얘기할 필요가 있다. 북핵 문제는 미국의 의지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은 북한의 핵능력이 임계치를 넘었기 때문에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게 바이든 정부의 생각이라면서 “(국무부 부장관에 지명된) 웬디 셔먼이든 누구든 대북정책특별대표로 빨리 임명해 (북한에) 대화 의지를 전달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통령평화프로세스, 바이든 정부와 긴밀 협의” 

 

문재인 대통령은 21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선택이 아니라 반드시 가야만 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2년 전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교착상태에 빠져 있는 남북관계 및 북·미 관계 개선을 바이든 행정부 출범을 계기로 재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취임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에게 보낸 축전에서 조속한 시일 내에 한·미 정상회담을 열자고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 청와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외교·통일·국방부 업무보고를 받았다. 문 대통령이 NSC 전체회의를 주재한 것은 취임 후 이번이 10번째다. 또 북·미 간 하노이 노딜직후인 20193NSC를 주재한 이후 22개월 만이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오랜 교착상태를 하루속히 끝내고 북·미대화와 남북대화에 새 돌파구를 마련해 평화 시계가 다시 움직여 나가도록 최선을 다해 달라고 밝혔다. 정부는 바이든 정부와 함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진전을 위해 계속 긴밀하게 협력할 것이며 북한과도 대화와 협력의 길로 되돌아가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참석자들에게 조급하게 서두르지 않으면서 우리 정부에 주어진 마지막 1년이라는 각오로 임해 주기 바란다며 외교·안보 관련 부처들에 당부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보낸 축전 전문.    

  

문 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에 따라 외교 환경이 급변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적극적인 대처를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를 포함한 인도·태평양 지역의 질서가 급격한 전환기에 들어서고 있다굳건한 한·미동맹과 함께 주변국과 협력 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지금의 전환기를 우리의 시간으로 만들어 가야 할 때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앞서 바이든 대통령에게 취임 축전을 보내면서 굳건한 한·미 동맹과 동맹 지속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축전을 통해 한국은 미국의 굳건한 동맹이자 신뢰할 수 있는 동반자로서 바이든 행정부의 여정에 언제나 함께할 것이라며 ·미동맹 강화와 한반도 및 역내 평화와 번영을 위해서라도 흔들림 없는 공조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가까운 시일 내에 바이든 대통령과 직접 만나 우의와 신뢰를 다지고 공동 관심 사안에 대해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눌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전했다

 

성 김 전 대사, 바이든정부 동아태차관보 대행 임명

북핵 협상 정통·주한 미국대사 역임싱가포르 북미회담 때 역할 

 

성 김 전 주한 미국대사가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대행에 임명됐다. 121(현지시간) 미 국무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김 전 대사는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한 20일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대행으로 임명됐다. 그는 직전에 인도네시아 대사로 재직해왔다. 동아태 차관보는 국무부에서 한국과 중국, 일본을 비롯해 몽골 등 주변국을 담당하는 최고위직으로, 동아태 지역 외교정책을 총괄하는 자리다. 차관보 직책은 지명 후 상원 인준을 받아야 한다

▲ 바이든 정부 국무부 동아태차관보 대행에 임명된 성 김 전 대사    

  

김 차관보 대행은 미국 국무부에서 동아태 부차관보와 대북정책특별대표, 6자회담 수석대표를 거친 데 이어 주한 미국대사를 지낸 '북핵통'이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출범 이후 6자회담 특사로 기용됐고, 201111월 주한 미국 대사로 부임해 3년간 활동했다. 한국계로는 첫 주한 미국대사였다. 201410월에는 북한 핵문제를 총괄하는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겸 한·일 담당 동아태 부차관보에 임명됐다

 

20186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는 필리핀 대사로 재직하면서도 회담 전날까지 최선희 당시 북한 외무성 부상과 합의문을 조율하는 등 북미대화의 진척 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서울 태생으로 1970년대 중반 부친을 따라 미국에 이민했으며,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필리핀 대사에 이어 인도네시아 대사를 지냈다.  

 

국무부 장관·부장관 지명자도 한반도 이해 깊어 

 

바이든 행정부의 국무부를 이끌 장관, 부장관 지명자도 북핵 문제 등 한반도 사안에 정통한 인사들이다.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 지명자는 오바마 행정부 2기 때 국무부 부장관을 맡아 대북 '전략적 인내' 정책에 깊숙이 관여했다

 

국무부 2인자인 부장관으로 지명된 웬디 셔먼 전 국무부 정무차관은 미국 내 대표적인 한반도 전문가로 통한다. 셔먼 지명자는 빌 클린턴 2기 행정부 말기인 19992001년 국무부 대북정책조정관으로 북한문제를 담당했다. 오바마 행정부 2기 때는 주로 이란 문제에 집중하면서 이란 핵 합의의 산파역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수암(守岩) 문 윤 홍<大記者/칼럼니스트>moon475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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