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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극좌 폭력시위에 종교·민족주의 단체까지 준동…美위협하는 극단주의 세력
2020년 美 국내 테러 3분의2는 극우세력 소행…흑인·이민자·이슬람교도 등 대상 공격
기사입력: 2021/02/24 [20:25]  최종편집: ⓒ 매일종교신문
문윤홍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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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국내 테러 3분의2는 극우세력 소행흑인·이민자·이슬람교도 등 대상 공격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의 의회 의사당 난입 사건을 계기로 극우 테러 세력에 대한 경각심이 한층 고조됐다.

 

그런데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이 열린 120, 이번에는 극좌 세력인 안티파’(Antifa)가 오리건주 포틀랜드시 민주당 지부 등을 공격하는 폭력 시위를 감행했다. 2020113일 실시된 미국 대선에서 두 동강이 난 미국의 실체가 여실히 드러났고, 바이든 행정부에서 극우·극좌 세력의 폭력 시위가 심각한 사회 불안 요소로 등장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극우 음모론 단체 큐어논(QAnon)’ 신봉자인 공화당의 마조리 테일러 그린이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되는 등 극우 세력이 정치권의 심장부로 파고들었다. 특히 정치적으로 중립을 지켜야 할 군()과 경찰에 극우 이념 신봉자들이 포진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군과 경찰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미국 사회의 안전을 위협하는 극단주의 세력의 실태를 살펴본다.

▲ CSIS는 2020년 미국에서 발생한 국내 테러 중에서 백인 우월주의자 단체 등을 비롯한 극우 세력에 의한 테러가 전체의 3분의 2가량을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국내 테러의 4가지 유형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최근 국내로 들어온 전쟁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2020년 미국에서 발생한 국내 테러 중에서 백인 우월주의자 단체 등을 비롯한 극우 세력에 의한 테러가 전체의 3분의 2가량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CSIS는 안티파 등 극좌 세력에 의한 테러는 전체의 20%가량이라고 밝혔다. 1970년대 당시 극좌 단체의 테러가 전체의 68%가량을 차지했던 것(메릴랜드대 테러 및 대테러 연구소)과 비교하면 극우와 극좌 세력 간에 완전히 역전(逆轉)됐다. 언론 매체 복스는 최근 들어 극우 단체가 유혈 폭력 수단을 동원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 국토안보부는 202010국내 위협 평가보고서에서 인종 문제를 동기로 한 극단주의자, 특히 백인 우월주의자들은 현재 미국이 직면해 있는 현존하는 가장 치명적인 위협이라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그 다음으로 무정부주의자, 반정부주의자, 반이념주의자 등에 의한 테러 위협 가능성을 제기했다. 미 연방수사국(FBI)도 최근 백인 우월주의자 단체의 폭력을 가장 심각한 위협으로 꼽았다.  

 

CSIS는 백인 우월주의자들의 주요 공격 무기가 차량, 폭발물, 총기류이고 공격 대상은 흑인, 이민자, 이슬람교도 등이라고 밝혔다. 극좌 세력도 폭발물, 방화 물질, 총기류 등을 테러 무기로 동원하고 있다. 극좌 세력의 주요 공격 대상은 경찰, 군인, 공무원과 정부 관련 시설이다. 극우와 극좌 세력이 충돌하는 사례도 빈발(頻發)한다. 두 세력이 시위 현장에서 폭력을 동원할 때는 방어무기와 공격무기를 구분하기 어렵고, 시위와 폭력 사태가 동시다발로 발생한다.

 

 

CSIS는 또 다른 보고서에서 국내 테러의 유형을 극우, 극좌, 종교, 민족주의 테러 4가지로 분류했다. 1994년부터 20205월까지 발생한 893건의 미국 내 테러사건 유형을 보면 극우 테러 57%, 극좌 테러 25%, 종교 테러 15%, 민족주의 테러 3% 등으로 나타났다고 CSIS는 분석했다. 

 

백인우월주의와 극우 민병대

 

백인 우월주의 단체와 극우 세력은 지난 16일 의회 의사당 난입 사건을 주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내란 음모선동 혐의로 미 하원에서 2번째 탄핵을 당했으나 1차 탄핵 시도 때와 마찬가지로 상원에서 부결됐다. 트럼프가 퇴장한 이후에도 극우 세력의 내란시도와 테러가 속출할 수 있다고 미국 언론 매체 더 위크가 보도했다.

 

극우 세력은 백인우월주의 그룹과 반()정부 민병대로 나뉜다. 백인우월주의 그룹은 미국 사회에서 백인이 멸종하는 사태를 막아야 한다고 믿는다고 더 위크가 지적했다. 남성으로만 구성된 프라우드 보이스2020년 여름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을 계기로 미 전역에서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M) 구호를 외치는 반()인종차별 시위가 확산했을 때 맞불 시위를 주도했다. 백인 우월주의, 맹목적 애국주의를 추구하는 프라우드 보이스는 대선을 앞두고 2020929일 열린 첫 대선 TV토론에서 쟁점으로 부각됐다. 이때 트럼프는 백인 우월주의 문제가 나오자 프라우드 보이스. 물러서서 대기하라고 말했다. 이 그룹은 의회 의사당 난입 사건을 주동한 핵심 세력으로 꼽힌다.  

 

이안 브레머 유라시아그룹 회장은 최근 기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미국에서 백인이 소수 인종으로 전락하고, 흑인과 라티노(중남미 사람들) 및 아시안 등 소수 인종이 다수 인종을 차지하는 인구 구성비의 전환이 이뤄지고 있는 과정에 있다일부 백인이 이런 변화 속에서 극도의 불안감에 사로잡혀 있다고 말했다.

▲ SPLC는 백인 우월주의 단체는 트럼프가 집권한 2017년 한 해 동안 55% 증가했다고 주장했다.    

  

백인 크리스천이 주도하는 새로운 국가 만들기위해 제2의 남북전쟁 필요트럼프는 극우 세력의 우상

 

 

반정부 민병대는 유대인과 사회주의 세력이 점령하는 독재적인 정부와 ()세력 질서의 출현을 막으려고 한다. 의회 의사당 난입을 주도한 부걸루 보이스’(Boogaloo Bois)라는 단체는 미국을 백인 크리스천이 주도하는 새로운 국가로 만들기 위해 제2의 남북전쟁이 필요하다고 믿는다. 트럼프는 이들 극우 세력의 우상이다.

 

민간단체 남부빈곤법센터(SPLC)2019년 발간한 보고서에서 미국의 극우 극단주의 단체는 576개이고, 여기에 155개의 백인 우월주의 단체와 181개의 반정부 민병대 조직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SPLC는 백인 우월주의 단체는 트럼프가 집권한 2017년 한 해 동안 55% 증가했다고 주장했다.  

 

미군에 자리 잡은 극우 세력

 

미국 의회 의사당 난입사건 당시 의회 경찰의 방어벽을 뚫고 폭도들이 의사당 안으로 진격하는 데 퇴역군인들이 핵심적 역할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예비역뿐 아니라 일부 현역 군인도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 의회 전문지 더 힐은 의사당 난입 사건으로 기소된 사람의 5분의 1가량이 군 관계자였다고 보도했다. 미 역사상 최초의 흑인 출신 국방부 장관인 로이드 오스틴은 상원 인준 청문회 당시에 군 내부의 인종주의자와 극단주의 세력을 제거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군 당국이 군 내부에 침투해 있는 백인 우월주의 세력 등의 실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더 힐이 지적했다. FBI2020년 한 해 동안 군 관계자들이 연루된 143건의 수사 내용을 국방부에 통보했고, 이 중 68건이 국내 극단주의 세력과 관련된 것이었다고 더 힐이 보도했다.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은 의회 난입 사건으로 군이 풀지 못하고 있는 숙제가 있다는 사실이 명확하게 드러났다고 말했다. 극우 민병대 등 과격 단체들은 전직 군인과 경찰관 등을 적극 영입하고 있다. 백인 우월주의자 등 극우 성향의 인물이 군에 입대하거나 경찰관이 되기도 한다.

 

정치 전문지 폴리티코미군 내부의 백인 우월주의자 등 증오 그룹의 존재는 지난 수십년 동안 미군의 골칫거리로 남아 있었고, 군 밖의 사회에서 소용돌이가 일면 그 파장이 군 내부에 미친다고 지적했다. 이어 2000만명 가량인 퇴역·현역 군인 중에서 극단주의 세력이 소수에 그쳐도 이는 안전을 위협하고, 군의 사기를 떨어뜨리며 미군 충원과 병력 유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탄핵 부결됐지만커져만 가는 극단주의  

 

트럼프 전 대통령의 탄핵안이 상원에서 부결되기는 했으나 이 사안은 여전히 살아서 꿈틀거리고 있다. 트럼프는 사실상 무죄를 선고받고 재기를 노리고 있고 의사당을 점령했던 미국의 극단주의가 사라진 게 아니다.

 

트럼프는 앞으로 집에서 쉬겠다, 이런 입장이 아니라 재기(再起) 의사, 컴백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이미 플로리다에 사무실을 냈다는 보도도 있다. 탄핵안이 부결된 이후 내놓은 성명을 보면, '미국을 위대하게 만들자'는 자신의 운동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앞으로도 멋진 여정이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당장 다음 대선에 나설지, 나올 수는 있는지 아직 확실치는 않다.일단 탄핵 과정에서 자신에게 등을 돌린 공화당 의원들부터 응징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낙선운동도 한 방법이 될 것 같다. 공화당도 트럼프와 거리를 두고 싶어도 쉽지 않아 보인다.

 

 

트럼프의 영향력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트럼프만한 대중동원 능력, 모금 능력, 뉴스 생산 능력, 이런 것들을 갖춘 정치인이 공화당에 또 없다. 의회 습격에 가담한 트럼프를 지지하는 극단주의 세력은 지금은 재판에 넘겨져 잠잠하지만, 영향력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말할 수 없다. 트럼프 지지 극단주의 세력들을 살펴본다.   

 

첫째, 무장 단체가 꼽힌다.전투복 차림의 이들은 손가락으로 OK 표시를 자주 한다. 잘 보면 알파벳 ‘W’자를 만든 것인데 백인을 뜻하는 영어 'White'의 머릿글자로 백인 우월주의를 상징한다. '프라우드 보이스'라는 이 민병대는 의사당 습격 때 선봉에서 유리창을 깨고 들어갔다. 트럼프를 열렬히 지지해서 대선 때 트럼프도 각별하게 감쌌다.

 

지난해 9월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백인 우월주의자, 무장 단체를 공개 비난하겠느냐는 기자들의 질물에 "물론이다. 누구를 비난할까? 프라우드 보이스, 일단 물러서서 대기하라"고 말했다. 또다른 무장단체로 '오스 키퍼'가 있다. 의회 습격 때 무기를 밀반입할 계획을 세웠고, 워싱턴DC에서 시가전을 벌이는 훈련도 한 것으로 검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둘째, 음모론 신봉자들이 극단주의를 부추긴다.뿔 달린 모자 탓에 눈에 확 띄었던 이 남성은 의사당을 점거한 것은 음모론 집단 '큐어논'의 지시였다고 밝혔다. 큐어논 신봉자 제이콥 챈슬리는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우리가 이겼고, 트럼프는 여전히 우리의 대통령이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민주당과 엘리트 관료, 국제금융가들이 아동 성매매를 하고 있어 처형돼야 하며, 이를 위한 전쟁을 트럼프가 맡았다고 믿는다. 큐어논 신봉자 스카티 더 키드는 "말해 보라. (언론이) 왜 말하지 않는가. 아이들이 전부 사라졌는데, 내가 왜 물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 트럼프 전 대통령의 탄핵안이 상원에서 부결되기는 했으나 그는 여전히 재기를 노리고 있고 의사당을 점령했던 미국의 극단주의가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셋째, 극우 성향의 백인 우월주의와 결합한 일부 기독교인들도 주목받는다.의회 습격 전날 시위대를 달아오르게 한 것은 한 유명 목사였다. 트럼프를 지켜 좌파와 싸우자며 행동을 요구했다. 그렉 로크 목사는 "트럼프는 백악관에 4년 더 머물 것이다. 그는 미국을 계속 위대하게 만들 것이다. 우리도 미국을 위대하게 만들 것이다. 우리는 공산주의로 빠져들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사회주의로 빠져들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이 문제가 갑자기 툭 튀어나온 것은 아니다. FBI는 이미 2020년 가을 미국 내 테러세력을 이슬람 무장세력과 같은 급으로 격상했다고 의회에 보고했다. 백인우월주의 집단 KKK의 노골적인 인종차별부터 1995년 오클라호마시티의 연방건물 폭파 등 극단주의의 뿌리는 깊다.

그들이 결정적으로 기를 펴게 된 것은 2017년 버지니아주 샬롯츠빌 사태로 꼽힌다. 당시 과격 시위로 여성을 숨지게 한 백인 우월주의자들을 트럼프는 공개적으로 두둔했다. 이때 트럼프 대통령은 "양쪽에 다 아주 좋은 사람들이 있다. (백인 우월주의) 집단에도 있다고 말했다.

 

이제 미국에서 극단주의가 소수의 일탈 정도가 아니라 바이든 정부로서도 무시할 수 없는 세력이 됐다. 그래서 바이든 행정부는 현재 테러가 해외에서 유입되는 것보다, 미국 내 자생적인 것이 더 큰 위협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국토안보부가 최근 낸 공지를 보면 "올해 초까지 폭력에 대한 동력은 그대로 유지될 것"이며 "국내 과격 극단주의는 의사당 습격 이후 더욱 대담해졌다"고 진단했다.  

 

이슬람 극단주의보다 더 큰 위협이 된 백인민족주의  

 

미국은 인종의 용광로’ ‘민족이 없는 나라로 불린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백인민족주의(white nationalism)’라는 단어가 요즘 언론과 소셜미디어를 달군다. ‘백인들만의 나라를 만들자는 우파들의 선동이 극단주의자의 총기 난사 같은 직접적인 공격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름은 민족주의이지만 다른 나라의 민족주의와는 다른 백인 인종우월주의.  

 

최근 미국인들에게 충격을 안긴 의회 난입사건에 앞서 2019년 총기난사 사건들 중에는 히스패닉과 유색인종을 겨냥한 증오 범죄들이 적지 않았다. 그해 8320명이 숨진 텍사스주 엘패소 사건의 용의자인 20대 패트릭 크루시어스는 범행 전 극우성향 온라인 게시판 에잇챈’(8chan)히스패닉의 텍사스 침공을 비난하는 선언문을 올렸다. 크루시어스는 2019351명의 목숨을 앗아간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이슬람사원 테러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했다. 뉴질랜드 테러범 역시 무슬림의 이민을 증오한 백인 남성이었다. 

 

갈색 미국은 싫다  

 

백인민족주의는 백인을 민족이라 여기고 백인이 아닌 이민자와 난민들을 침략자로 보는 개념이다. 이 표현은 분노의 지리학등의 저서로 널리 알려진 지리학자 하름 데 블레이 교수가 1960년 처음 사용했다. 당초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 유럽계 백인 식민주의자들의 행태를 가리키는 용어였다. 미국에선 널리 통용되지 않다가 백인 우월주의나 인종주의를 에둘러 말하는 표현으로 쓰이게 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유세와 집권 뒤의 선동적인 발언들이 부각되면서 미국 사회의 이슈로 등장했다. 엘패소 사건이 일어나자 미국 언론들은 일제히 백인민족주의가 이슬람 극단주의와 같은 수준의 위험한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며 이 문제를 거론했다.  

 

미국 유대인단체인 반명예훼손연맹(ADL)일부 백인우월주의자들이 인종적 정체성에 따라 국가·지역을 정의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이 용어를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한다. AP통신에 따르면 큐클럭스클랜(KKK)’과 같은 인종주의 조직들이 백인우월주의자보다 백인민족주의자라는 표현을 선호한다. 백인민족주의자들은 백인들이 다수인 국가에서 자신들이 정치·경제·사회의 모든 분야를 지배하는 것은 당연하며 그들의 문화가 가장 우선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유색인종이 늘어난 탓에 미국이 충분히 하얗지않게 됐다거나, ‘갈색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

▲ 한 시민이 2019년 8월5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 주 페어팩스 전미총기협회(NRA) 본부 앞에서 총기 규제를 촉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물밑에 고여 있던 백인민족주의는 총기 소유 문화와 맞물려 근래 심각한 폭력범죄로 부상했다. 불특정 다수를 향한 묻지마 총격들과 달리 근래 미국에서 자생적 테러로 규정된 사건들은 흑인 공동체(2015년 사우스캐롤라이나 찰스턴 교회 총기난사), 히스패닉 이민자와 멕시코인(엘패소 총격), 유대인 주민(2018년 펜실베이니아 피츠버그 유대교회 총기난사) 등 마이너리티를 겨냥한 것들이 많았다. 이밖에도 캘리포니아주 포웨이의 유대교회당 총격, ADL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내에서 극단주의자가 벌인 살인사건 50건 가운데 39건을 백인민족주의자들이 저질렀다

 

이슬람 극단주의보다 더 큰 위협  

 

FBI도 백인들의 인종주의적 폭력이 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한다. 미국 내 테러사건 약 850건 가운데 40%가 인종주의적 동기에서 비롯됐다. 이 가운데 대다수는 백인우월주의와 관련된 것으로 나타났다. FBI의 대테러 책임자인 마이클 맥개리티는 국내에서 인종주의 등에 바탕을 둔 개인의 테러가 이슬람 극단주의와 관련된 사건들을 능가하면서 테러 접근 방식이 바뀌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에 말했다. 미디어가 주목하는 것은 대규모 인명피해가 일어난 사건들 뿐이지만, 이런 종류의 공격은 수시로 벌어진다. 20194월엔 캘리포니아주 포웨이의 유대교회당에서 백인이 총을 쐈다. 켄터키주 제퍼슨타운에서는 201810월 흑인 2명이 50대 백인 남성의 총에 맞았다. 20175월에는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기차 안에서 무슬림 여성을 향해 혐오 발언을 내뱉던 백인 남성이 이를 저지하던 백인 남성 2명을 흉기로 찔렀다.

▲ 시민들이 2019년 8월5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엘패소의 월마트 앞에서 이틀 전 총기난사 사건으로 사망한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트럼프 책임론으로 번지는 것은 예상됐던 일이다. 강경한 반이민정책을 펴면서 이민자 혐오와 인종차별 발언을 일삼았기 때문이다. 칼럼니스트 미셸 골드버그는 201985일 뉴욕타임스(NYT)에 실린 트럼프는 테러리즘을 부추기는 백인민족주의자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버락 오바마의 백악관도 폭력적인 백인 우월주의에 맞서 싸우기엔 충분하지 않았다. 그런데 트럼프는 백인민족주의의 언어를 주류 정치에 도입하면서 그에 맞서려던 전임자의 노력까지 되돌려놨다고 했다.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은 공화당은 자신들이 추진하던 세금 삭감 의제의 인기가 떨어지자 인종주의에 호소해왔다그들은 체계적인 테러의 원동력이 됐다고 비판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총기 규제나 인종주의적 편견을 극복하는 문제엔 관심이 없다. 그는 201985일 대국민 성명에서 한 목소리로 인종주의와 편견, 백인우월주의를 비난해야 한다미국에서 증오가 발붙일 곳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비디오게임과 정신질환에 책임을 돌렸다. 포괄적이교 실효성 있는 총기 규제에는 담 쌓은 채, 위험 인물들에 한해서만 총기 소지를 규제하는 붉은깃발법을 만들자고 했다.  

수암(守岩) 문 윤 홍<大記者/칼럼니스트>moon475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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