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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님께 늙은 비구 설조가 감히 글을 올립니다”

매일종교 뉴스1팀 | 기사입력 2018/07/16 [20:43]
단식 설조스님 친필 전달, “‘부패한 교단을 정상화시키기 위해”

“대통령님께 늙은 비구 설조가 감히 글을 올립니다”

단식 설조스님 친필 전달, “‘부패한 교단을 정상화시키기 위해”

매일종교 뉴스1팀 | 입력 : 2018/07/16 [20:43]
▲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낼 친필 서한을 작성하는 설조스님.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스님의 퇴진 등을 촉구하며 27일째 단식 중인 설조스님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쓴 친필 서한을 14일 장덕수 전 청와대불자회 총무가 단식을 시봉하는 도정 스님을 통해 받아 즉시 청와대에 전달했다.    

16일 뉴스렙의 보도에 따르면 기력이 쇠약해지고 있는 설조 스님은 단식 24일째인 13일 아침부터 펜을 들어 A4 용지 7장 분량에 문 대통령에게 드리는 글을 한자 한자 꾹꾹 눌러 정성껏 작성했다. 펜의 잉크가 잘 묻어나지 않는 페이지는 처음부터 새로 쓰는 정성을 보이며 문 대통령에게 편지를 썼다.    

설조 스님은 “국민의 행복과 남북평화통일을 위해 애쓰시는 대통령님께 늙은 비구 설조가 감히 글을 올립니다”라며 서한을 시작했다.    

스님은 자신의 단식 이유를 ‘부패한 조계종 교단을 정상화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또 많은 불자들은 단식을 말리고 있지만 설조는 조계종의 정상화를 위해 이 목숨을 부처님께 바친다고 약속드리고 기도하고 있습니다“라고 현 상황을 설명했다. 또 스님은 단식이라는 극한 방법으로 교단정상화를 염원하는 이유를 “대화로 정상화될 수 있다면 왜 단식을 하겠느냐”고 했다.    

설조스님은 서한에서 “조계종 총무원장과 그 일당들은 정상적 사고가 마비된 이들”이라며 “바르게 쓰여야 할 정재를 부정하게 가로채고, 패당을 만들어 종권을 독점했으며, 유관기관 및 언론인 가운데 부패한 자들과 연대하여 무풍지대에서 난행을 자행해 왔다”고 비판했다.    

이어 “종교 교리나 전통은 통치의 대상이 아니지만 그 종사자들의 방종한 행동이 교단 내규뿐 아니라 미풍양속을 해치고 일반 사회질서를 유린하여도 법치대상이 아니라고 해서야 되겠는가”라고 반문한 스님은 “조계종 문제를 단순히 내부 분쟁으로 치부하는 것은, 정치권이 대립할 때 ‘직업정치인들만의 당권 다툼인데 국민들이 무슨 상관이냐’고 말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스님은 “불교교단이 전례 없는 부패집단이 되어 대통령께 짐이 되는 것 같아 죄송스럽기 그지없다”면서 “선량한 스님들과 신도들의 분발로 다시는 유사승려들에 의하여 교단이 점령되는 일이 없도록 너그럽고 크신 마음으로 살펴주시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설조 스님은 앞서 오영훈 더불어민주당 불자회장과 장덕수 전 청와대불자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불교계 승려도박 사건과 전통사찰방재시스템 사업 등 국고보조사업을 설명하면서 “종교 내부의 문제는 종교 자율적으로 해결하라”는 정부의 태도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금 우리 종단에서 상식에 어긋나고, 사회법에 어긋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종교는 치외법권이 아니다. 조계종이 부패하고 멍들면 국가도 멍든다. 종교 내부 문제가 아닌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서 불교가 사회정의에 어긋나는 일이 있다면 정부가 관심을 갖고 살펴야 한다.”고 말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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