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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형모 칼럼
국민연금, 노후 보장이 되려면
文대통령 “지급보장 명문화 필요”…‘1인1연금' 활성화해야
기사입력: 2018/08/31 [06:49]  최종편집: ⓒ 매일종교신문
양형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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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결국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긴급 진화에 나선 것은 가입자들 사이에서 ‘보험료를 내고도 연금을 못 받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크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국가의 지급보장을 분명하게 해서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라"고 지시하면서 ”국가가 책임을 지고 있는 제도이기 때문에 보험료를 납부한 국민이 연금을 지급받지 못하는 것은 국가가 존재하는 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못 박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지급보장을 명시(明示)하는 게 자칫 미래세대의 부담을 키우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김병준 자유한국당 혁신 비상대책위원장도 이에 가세했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문 대통령의 ‘국민연금 국가 지급보장 명문화’는 미래세대에 부담만 지우는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연금은 전국민이 가입해 노후(老後)를 보장받는 제도이다. 그러나 국민연금은 태생적으로 현(現)세대에 연금을 지급하기 위해 후(後)세대에 재정부담을 물려주는 제도이다. 세대 갈등을 줄이고 '연금다운 연금'을 만들려면 정부는 국민의 동의부터 얻어야 할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 “국민연금 고갈 불안확산…지급보장 명문화 필요해"

문재인 대통령은 8월27일 국민연금 제도개혁과 관련해 "국가의 지급보장을 분명하게 해서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여민1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며 "국민연금은 국가가 책임을 지고 있는 제도이기 때문에 보험료를 납부한 국민이 연금을 지급받지 못하는 것은 국가가 존재하는 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의 발언은 국민연금 제도개혁의 최우선 순위로 지급보장을 제도화할 것을 주문한 것으로 해석된다. 국민연금 운용수익률 저하로 기금고갈 시기가 앞당겨지고 국민 사이에서 "보험료를 못 돌려받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확산되자 지급보장 관련 법적 근거를 갖출 것을 지시한 것이다.

현행 국민연금법에선 연금급여가 안정적·지속적으로 지급되도록 국가가 필요한 시책을 수립·시행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지급보장에 대한 명시적인 문구는 없다. 문 대통령은 "국민연금은 기본적으로 국민이 소득이 있을 때 보험료를 납부했다가 소득이 없어진 노후에 연금을 지급받도록 국가가 운영하는 공적 노후보장제도"라며 "그런데도 기금 고갈이라는 말 때문에 근거 없는 불안감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낙연 국무총리,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국회에 출석해 국가 지급보장 명문화의 필요성을 언급한 적이 있지만 문 대통령이 직접 관련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지급보장 명문화와 더불어 노후소득 강화, 사회적 합의를 국민연금 제도개혁의 3대 원칙으로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사회의 가장 심각한 문제 중 하나가 소득 분배가 악화돼 가계소득의 양극화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현상"이라며 "정부는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퇴직연금을 종합해 노후소득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논의에 임해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최근 통계를 보면 (가계소득 양극화의) 가장 중요한 원인 중 하나가 근로소득이 없는 65세 이상, 나아가 70세 이상 가구가 빠르게 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사회적 합의와 관련해선 "국민연금 제도 개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회적 합의"라며 "국회에서도 충분한 사회적 논의를 거치겠지만 정부안(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도 여론을 폭넓게 수렴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연금제도 개혁은 외국에서도 오랜 사회적 대화와 타협을 거쳐서 이뤄졌다. 10년 이상 걸린 사례도 있다”며 “우리나라에서도 2003년 첫 번째 국민연금 재정계산에 따라 국민연금법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됐으나 2007년에 가서야 통과된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국민연금 자문위원회인 재정계산위원회는 최근 2018년 제4차 국민연금 재정계산 결과 기금이 39년 후인 2057년 고갈된다며 9%인 보험료율을 11~13.5%로 인상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부는 위원회 권고를 근거로 국민 여론을 수렴하는 과정을 거쳐 연금제도 개혁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8월21일 양형모칼럼- ‘국민연금 재정추계위 “2057년 고갈”…보험료 인상 2개안 제시’ 참조>  

김병준 "文대통령 '국민연금 법적보장', 미래세대 고려없는 포퓰리즘"    

문 대통령의 ‘국민연금 지급보장 명문화’ 발언에 대해 김병준 자유한국당 혁신 비상대책위원장은 8월29일 "미래세대의 부담에 대한 언급 없이 국민연금을 법적으로 보장하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약속은 일종의 임기 이기주의·대중 영합주의"라고 밝혔다.김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한국당 정책위원회가 주최한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바람직한 시행 방향은’ 토론회에 참석해 "연금이 내부적으로는 투명성·독립성을 기반으로 운영능력을 키우고, 외부적으로는 경제를 활성화해 미래세대의 연금 부담을 어떻게 줄일 것인지 논의를 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과연 (문재인 정부에서) 연금의 독립성을 잘 지킬 수 있을지, 누구의 마름이 될 것인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도 "국민연금의 운영방향과 기금 문제는 우리 당의 가장 중요한 문제"라며 "기금운용본부장을 1년씩이나 비워 평균 6%의 수익률을 자랑하던 국민연금기금이 문재인 정권 들어서 1%대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김 원내대표는"이념에 매몰된 문재인 정권이 반드시 견제돼야 할 (국민연금의) 독립성·투명성을 외면하고, 낙하산 인사로 국민연금을 접수하려 한다"며 "국민연금의 투명성·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한 적극적인 방안을 강구하길 바란다"고 했다.       

“국민연금 국가 지급 명문화땐 미래세대에 부담 전가”
전문가 “정부가 적자 보전해주면 보험료 인상 등 연금개편 동력 상실”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국가가 (국민연금의) 지급보장을 분명히 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은 가입자들 사이에서 ‘보험료를 내고도 연금을 못 받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크기 때문이다. 복지부는 10월 국회에 제출할 국민연금법 개정안에 지급보장 조항을 담을 예정이다.문제는 문구 내용이다. 현행법에는 “국가는 연금이 지속적으로 지급되도록 필요한 시책을 수립하고 시행해야 한다”고만 돼 있다. 정부 예산으로 국민연금 적자를 보전한다는 뜻은 아니다. 반면 공무원연금법에는 “기여금(공무원이 재직 중에 낸 돈)으로 급여를 충당할 수 없으면 부족액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해야 한다”고 명시해 놓았다. 이에 따라 매년 국민 세금으로 2조∼3조원의 적자를 메우고 있다. 일각에선 공무원연금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국민연금법에도 ‘국가의 적자 보전 의무’를 명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적자 보전을 명시하는 게 자칫 미래 세대의 부담을 키우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현행 제도대로라면 연금 재정은 2057년 바닥난 뒤 매년 300조 원씩 적자를 내게 된다. 이를 막으려면 주기적으로 연금 보험료나 수령액, 수급 연령을 조정해야 한다. 만약 적자 보전이 명문화되면 “어차피 부족분은 정부가 부담할 텐데, 왜 지금 보험료를 올리느냐”며 저항이 심해져 연금 개편이 동력을 잃을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부실한 연금재정의 부담을 미래 세대가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  국민연금연구원 관계자는 “국회에 제출할 개정법에 ‘적자 보전’이라는 문구는 넣지 않되 국가의 지급 책임을 추상적으로 규정하는 내용을 포함하는 게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말했다.    
       
“일하는 노인, 소득있다고 국민연금 깎는 것은 불합리”
지난해 4만명 ‘재직자 노령연금’ 적용 1인당 월평균 수령액 13만원 삭감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연금의 지급보장 명문화와 더불어 노후소득 강화와 사회적 합의를 국민연금 제도개혁의 3대 원칙으로 제시했으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일하는 노인에게 소득이 있다고 해서 국민연금을 낮추어서 지급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국민연금이 노후 소득보장 기능을 제대로 하려면 소득대체율(가입자의 은퇴 전 평균소득 대비 연금 수령액이 차지하는 비중) 조정뿐만 아니라 ‘용돈 연금’마저 ‘쥐꼬리 연금’으로 쪼그라들게 만드는 각종 삭감 제도를 개편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대표적인 예가 ‘재직자 노령연금’과 ‘국민연금 연계 기초연금 감액’ 제도다. ‘재직자 노령연금’은 일하는 노인의 국민연금을 깎는 제도다. 연금 수급권자(62∼64세) 중 직장에 다녀 월 227만516원을 초과한 소득이 생기면 연금 수령액이 최대 50% 줄어든다. 소득이 있는 고령층의 연금을 줄여 재정을 강화하는 한편 노후소득의 형평성을 맞추기 위한 조치다. 하지만 국민연금 월평균 연금 수령액이 38만 원에 불과하다 보니 “용돈 수준의 연금마저 쥐꼬리로 만든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또 일하는 노인들은 “일하는 것도 힘든데 우리가 봉이냐”고 반발해왔다.

이 제도에 따라 지난해 연금이 삭감된 가입자는 4만4723명이나 된다. 1인당 평균 삭감 액수는 13만4170원이다.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이같은 제도가 고령층의 근로동기를 약화시켜 장기적으로는 노후 보장, 연금재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국민연금 제도발전위원회 역시 이런 비판을 의식해 “당분간 현행 제도를 유지하지만 재직자 노령연금 폐지를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정확한 로드맵을 제시하지 않아 폐지 여부는 미지수다. 국민연금 수령액이 기초연금의 1.5배를 초과하면 해당 노인의 기초연금을 삭감하는 제도도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다. 국민연금을 받는 노인의 기초연금액은 국민연금 수령액을 고려해 산정한다. 8월 현재 기초연금 기준연금액은 20만9960원이다. 이 금액의 1.5배인 31만4940원을 초과해 국민연금을 받으면 기초연금을 깎는다. 국민연금 수령액이 크면 클수록 기초연금이 줄어드는데 최대 10만 원까지 삭감될 수 있다.사실 국민연금 30여만 원에 기초연금 20여만 원을 합쳐 50여만 원을 받는다 해도 한 달 생활하기가 빠듯하다. 하지만 이마저 일부 삭감되다 보니 고령층의 불만이 클 수밖에 없다. 제도발전위는 기초연금 연계 제도 역시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내부 의견이 엇갈려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최영준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는 “기초연금을 강화한다면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을 40%로 낮춰 유지해도 상관없다”며 “국민연금뿐 아니라 퇴직연금 기초연금 등을 통합적으로 강화해야 안정적인 노후소득이 보장된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이 노후보장 되려면 주부도 가입하는 ‘1인 1연금’제도 활성화해야 

현재 국민연금은 최저 생계를 보장하겠다는 것인지, 실제로 노후(老後)를 제대로 보장하려는 것인지 모호하다. 공무원연금처럼 월평균 지급액이 240만원이 되면 노후보장 제도가 맞다. 하지만 국민연금 수령액은 월평균 39만원이고, 20년 이상 가입해도 월평균 91만원이다.국민연금으로 안정된 노후를 꿈꿨던 베이비부머 세대(1955~1963년생)들로선 '노후 보장' 대신 '노후 빈곤'이 벌어질 가능성이 농후해졌다. 이들은 당초 국민연금으로 적어도 월 200만원은 받을 것으로 믿었다. 하지만 이런 꿈이 깨진 것은 연금수령액을 소득의 70%에서 시작해 40%까지 떨어뜨리기로 하면서다. 내는 돈을 올리지 못하자, 대신 받는 돈부터 삭감했다.최근 국민연금제도발전위원회는 국민연금의 '용돈화(化)'를 막기 위해 보험료를 더 내는 방안을 내놓았다. '더 나은 보장을 해주겠다'는 명분이다. 연금 받는 나이를 65세로 늦춰 60세 퇴직 후 5년간 소득 공백기를 만들었는데, 그것도 모자라 연금 수령 개시 시점을 67세로 늦춘다는 방안도 꺼냈다. 그 결과 "부모 세대의 안락한 노후를 위해 우리는 보험료를 계속 올려야 하나" "공무원연금은 매년 수조원씩 적자 보전해주면서 국민연금은 지급보장을 못 하겠다니 이게 나라냐"는 젊은 세대의 반발이 들끓자 문재인 대통령이 “지급보장을 하겠다”며 긴급 진화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기초연금+국민연금'이나 '국민연금+퇴직연금'으로 노후 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퇴직연금만 해도 대다수 가정에서는 집 마련하느라 낸 빚을 갚거나 자녀들의 학비, 결혼 자금을 대주기 위해 연금으로 타기는커녕 목돈으로 받는 실정이다.그나마 최선의 대안은 부부가 합쳐 연금을 월(月) 300만원쯤 받는 것이다. 이렇게 하려면 전업주부도 연금에 가입하는 '1인 1연금' 제도가 활성화돼야 한다. 그러나 현행 국민연금 제도는 이마저도 어렵게 한다. 배우자가 연금 수령 도중 사망하면, 본인의 노령연금과 견줘 유리한 한쪽만 택하도록 돼있기 때문이다. 만일 유족연금 액수가 많으면 그동안 낸 본인의 노령연금은 한 푼도 받지 못하고 소멸된다. 노령연금을 택하면 유족연금은 겨우 30%를 덧붙여 준다. 이런 황당한 계산법을 알아챈 전업주부들은 연금 가입을 포기한다. 정부는 왜 이런 모순된 제도를 방치하는가.더구나 연금을 더 받으려면 보험료를 더 내라고 하고, 월 소득 481만원이 넘는 사람들에게는 소득 상한선도 올려 더 많은 연금액을 주겠다고 한다. 하지만 소득 상한선과 보험료를 동시에 올리는, 이중(二重) 인상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회사원이나 기업주는 모두 부담이 커져 거부할 게 뻔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해법은 소득 상한선부터 먼저 올려 시행한 뒤 전체 가입자들의 보험료를 단계적으로 올려야 한다.
양형모(경영학 박사·애원복지재단이사 ·본지 고문·hm18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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