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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살만 왕세자의 권력강화 조치, 유명 수니파 성직자 사형 추진

매일종교 뉴스2팀 | 기사입력 2018/09/17 [18:45]
反 카타르 조치 지지하지 않은 성직자, 왕가·종교 동맹체제에 변화

빈살만 왕세자의 권력강화 조치, 유명 수니파 성직자 사형 추진

反 카타르 조치 지지하지 않은 성직자, 왕가·종교 동맹체제에 변화

매일종교 뉴스2팀 | 입력 : 2018/09/17 [18:45]
▲ 사우디 아라비아 당국이 저명 이슬람 성직자 세명에 대한 사형 추진은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의 가장 위험한 권력강화 조치의 하나로 해석된다.  

사우디 아라비아 당국이 저명 이슬람 성직자 세명에 대한 사형 추진으로 왕가와 성직자간 동맹 체제가 깨지고 있는 양상이다.    

사우디 검찰은 반역 음모, 테러 선동 등 수십가지 혐의로 기소돼 재판이 진행 중인 이들 성직자에 대해 사형 구형을 준비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우디에서 가장 유명하고 인기있는 수니파 성직자로 1천400만명의 트위터 팔로워를 보유한 살만 알-오다와 저명한 이슬람 신학자 아와드 알-카르니, TV 이슬람 설교사인 알리 알-오마리 세명이 당사자다. 이들은 1년전 사우디 정부의 반(反) 카타르 조치를 지지하지 않은 성직자들에 대한 일제단속 과정에서 체포됐다.     

사우디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들이 테러조직에 소속돼 있어 사회적 위험을 조성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사우디는 사법의 독립성을 보장하며 왕세자가 판결, 처벌에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을 것이라며 "사우디에서 정치적 이견 때문에 조사를 받는 이는 아무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들 개인의 체포는 모든 형태의 극단주의적 테러에 맞서 싸우는 국제사회 노력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 성직자에게 변호사 접근권과 항소권도 부여돼 있다고도 했다.     

이번 기소는 지난해 6월 돈세탁, 뇌물 등 부패 혐의로 왕자들과 전·현직 장관, 재벌 등을 무더기로 전격 체포해 재산헌납과 충성맹세를 받아낸 실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의 가장 위험한 권력강화 조치의 하나로 해석된다.    

사우디의 반(反) 성직자 행보는 왕가 권력에 대한 여론을 돌아서게 만들 수도, 빈살만 왕세자에 반대하는 왕가 인사의 입지를 강화시킬 수도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이들 성직자의 체포와 기소, 나아가 사형 추진은 사우디 체제의 근간을 뒤흔들 수 있는 사안이다. 사우디에서 이슬람 성직자들이 치외법권 영역에 남겨져 있던 것은 보수적 이슬람 사회에서 가진 영향력과 명성 외에도 사우드 왕가와 맺어진 동맹관계 때문에 가능했다.     

사우드 왕가는 왕가가 신봉해온 와하비즘(사우디 건국의 근간이 된 강경 보수성향의 이슬람 원리주의) 성직자들로부터 종교적 정통성을 부여받고 80년간 안정적인 통치체제를 유지해왔다. 나아가 이런 체제는 사우디가 종교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보수적인 사회가 되는 데에도 일조했다.     

사우디의 성직자 세력은 빈살만 왕세자가 여성의 운전을 허용하고, 강경 외교정책을 실행하며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나서는 것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미국의 친 사우디 연구소인 '아라비아재단' 설립자 알리 시하비는 "이번 재판을 통해 무함마드 왕세자는 성직자들에게 이제 규칙이 바뀌었음을 알려주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하비는 그러면서도 사우디 정부가 이들 성직자를 실제 처형할 것인지는 의심스럽다고 전했다.     

사우디 당국은 이들 성직자 외에도 소수세력인 시아파의 권리를 주장하는 운동가들에 대한 사형 선고를 준비하고 있고 여성 운전권에 반대하는 활동가들을 투옥하는 한편 반부패 사정 활동으로 수십명의 기업인과 공직자를 구금해놓은 상태다.     

라이스대 베이커연구소의 중동 전문가 짐 크레인은 "무함마드 왕세자가 앞으로도 50년간 권좌에 있을 수 있다"면서 "그가 왕위를 받고 모든 책임을 지기 전에 가장 치열한 논쟁을 일으킬 수 있는 변화조치를 준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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