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守岩 칼럼
저출산, 근본대책이 필요하다
더 깊이 빠져드는 '저출산의 늪'…31개월째 최저치
기사입력: 2019/01/07 [07:31]  최종편집: ⓒ 매일종교신문
문윤홍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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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깊이 빠져드는 '저출산의 늪'…31개월째 최저치       

2018년 10월 출생아 수가 2만6500명에 그쳤다. 월별 출생아 수는 동월(同月) 대비 기준 31개월 연속 최소기록을 경신하며 심각한 저출산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26일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인구동향’을 보면 지난 10월 출생아 수는 2만6500명으로, 1년 전보다 1400명(5.0%) 줄었다.

월별 출생아는 지난 3월 3만명을 기록한 후 4월부터 7개월 연속 3만명에 미달했다. 출생아 수를 매년 같은 달끼리 비교해보면 2016년 4월부터 2018년 10월까지 31개월 연속 집계 후 최소기록 경신이 이어졌다. 출생아 수는 계절이나 월에 따라 변동성이 있으므로 통상 같은 달끼리 비교해 추이를 파악한다.    

1~10월 출생아 8.8% 줄어 27만8600명…같은 기간 사망자 24만7900명 5.8%↑    

2018년 1∼10월 출생아 누계는 27만8600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8.8 줄었다. 큰 변화가 없다면 2018년 출생아 수는 33만명 수준일 것으로 당국은 전망하고 있다. 2016년 40만6200명이던 연간 출생아 수는 2017년 35만7800명을 기록하며 1981년 이후 처음으로 40만명을 하회했다. 특히 2018년에는 전년보다 더욱 줄어든 30만명 초반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이는 정부가 목표로 하고 있는 연간 출생아 수 30만명에 ‘턱걸이’하는 수준이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최근 ‘저출산·고령사회 정책 로드맵’을 통해 ‘30만명대 유지’를 목표로 밝혔다. 통계청 관계자는 “만30∼34세 여성 인구 감소가 가장 큰 원인이며 혼인이 줄어드는 것도 출생아 수 감소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2018년 10월 사망자는 2만5000명으로 지난해 10월보다 400명(1.6) 늘었다. 1∼10월 사망자는 24만7900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5.8 많은 수준이었다. 10월에 신고된 혼인은 2만1900건으로 전년 동월보다 4600건(26.6) 많았고, 이혼은 2200건(26.2) 늘어난 1만600건이었다. 이는 2017년 10월이던 추석 연휴가 2018년에는 9월로 당겨지면서 혼인·이혼 신고 가능 일수가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국내 인구이동’을 보면 11월 이동자는 61만5000명으로, 1년 전보다 1만7000명(2.9%) 증가했다. 이 가운데 시·도 내 이동은 69.1%, 시도 간 이동은 30.9%를 차지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각각 3.7%, 1.2% 늘어난 수치다. 인구 100명당 이동자 수를 뜻하는 인구이동률은 14.6%로 1년 전보다 0.4%포인트 상승했다.

전입자에서 전출자를 뺀 순이동을 시도별로 보면 9개 시도는 순유입, 8개 시도는 순유출을 기록했다. 경기는 1만3541명으로 순유입이 가장 많았고 세종(1479명), 충남(1003명) 등이 뒤를 이었다. 서울은 1만1335명이 빠져나가 순유출 규모가 가장 컸고 부산(-2034명), 대구(-1196명) 등 순이었다. 순이동률을 보면 세종(5.8%)은 인구 증가 속도가, 서울(-1.4%)은 감소 속도가 가장 빨랐다.    

인구정책 당위적 접근에서 탈피… 新세대 맞춰 패러다임 전환을    

『무자녀 혁명: 아이 없이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 2003년 한국에도 번역 소개된 책 제목이다. 이 책의 저자는 매들린 케인이고 비슷한 시기에 ‘글로벌 불임사회’라는 책도 출판됐다. 자발적으로 무자녀를 선택하는 가족이나 주체적으로 임신 및 출산을 선택하지 않는 추세는 이미 오래전 시작된 글로벌 트렌드로 거스를 수 없는 대세임이 분명한 듯하다.

100명의 여성 사례를 모은 ‘무자녀 혁명’을 읽다 보면 아이를 낳지 않는 이유가 실상은 매우 다양하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우리는 흔히 ‘무자녀(無子女)’ 하면 즉각 두 유형의 부부를 떠올린다. 하나는 임신을 간절히 원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아 고통의 시간을 보내는 불임(不姙)커플, 아니면 지나치게 ‘똑똑한’ 나머지 아이 대신 자신들의 커리어를 추구하기로 결정한 이기적 커플을 연상해왔다.    

하지만 무자녀로 가는 길은 10인10색으로 다양하기 그지없다. 케인은 그 길을 다음의 세 범주, 곧 “제게는 아이가 필요 없어요” “아이를 갖고 싶지만 그럴 수가 없네요” “살다 보니 그렇게 된 거죠”로 나눈 후, 여성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통해 다채로운 스토리를 소개하고 있다.

첫째 범주에는 자녀양육의 책임 내지 부담을 원치 않기에 무자녀를 선택한 확신에 찬 커플, 종교적 이유로 독신을 선택한 경우, 그리고 환경오염, 생태계 파괴나 저개발국의 기아와 빈곤 등을 고려할 때 이 지구상에 더 이상의 인구를 남기고 싶지 않다는 신념에 따라 출산을 적극 포기한 커플의 이야기가 소개되고 있다.     

둘째 범주에는 부부 중 한쪽의 질병으로 인해 임신이 어려운 커플이나 유전성 질환 인자(因子)를 보유하고 있어 임신을 포기한 부부, 동성 부부, 그리고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전형적인 불임 부부가 포함되고 있다. 세 번째 범주에는 어린 시절의 고통스러운 경험으로 인해 출산을 기피하게 된 커플, 이미 자녀를 둔 배우자와 결혼했는데 배우자가 새로운 출산을 원치 않는 경우, 그리고 굳이 아이를 안 낳겠다는 생각은 없었는데 살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 사례가 소개되고 있다.

자녀 없이 살아가게 된 이유가 어찌 됐든 여성들은 하나같이 자신의 선택을 존중받고 싶어하고 인정받고 싶어한다. 아이가 없이도 그런대로 잘 살아가고 있으니, ‘아이가 없는 부부는 분명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고정관념이나 ‘언젠가는 반드시 후회할 것’이라는 편견은 사양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고등학교 2학년 여학생을 대상으로 향후 출산 계획을 인터뷰한 자료에 따르면 “가족계획은 이웃집과 상의해서 두 집 건너 하나씩”이란 재치있는 유머와 더불어 약 50%만이 출산을 원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출산을 원치 않는 이유로는 “부모가 나에게 해준 것만큼 내 자식을 위해 희생할 자신이 없다” “돌아보면 어린 시절이 행복하지 않았는데 아이를 낳아 고통을 반복하도록 하고 싶지 않다” “아이가 내 인생에 왜 필요한지 모르겠다” 등 기성세대가 예상치 못했던 솔직하고도 적나라한 고백이 등장했다.

급기야 한국의 합계출산율이 1.0 이하로 떨어지고 있다는 소식이 통계청장을 통해 알려졌고, 곧바로 지방자치단체별로 출산율 제고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는 기사가 뒤를 이었다. 이 대목에서 프랑스 인문지리학자 발레리 줄레조가 자신의 책 『아파트 공화국』 서문에서 제기한 문제가 떠오른다. 한국인들에게 한국에 왜 아파트가 이리도 많으냐고 물어보면 십중팔구는 “비좁은 땅에 인구가 많기 때문”이라 답을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실제 데이터 상으로는 연립주택이나 단독주택에 비해 아파트의 인구 밀도가 낮고, 대도시 인구 밀집지역이 아닌 곳에도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는 현상을 설명할 길이 없다는 것이다. 실상 아파트는 부동산임에도 환금성이 높은 자산이라는 사실, 더불어 아파트 거주가 사회적 지위의 상징이라는 사실이 아파트 인기의 주요 원인임에도 현실과 무관한 고정관념이 끈질기게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신(新)세대를 중심으로 결혼과 출산에 대한 인식 및 실질적인 행동양식이 획기적으로 변화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낡은 가치관과 당위적 규범에 얽매여 정책을 수립하고 있기에 정책 효과도 지극히 제한적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따라서 저출산이 진정 위기상황이라면, 그래서 이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실현가능한 정책을 절실히 필요하다면, 그 누구보다 결혼과 출산을 담당하게 될 세대의 솔직한 목소리를 경청하는 것이 필수가 아닐까.

이미 정상가족과 비정상가족의 구분이 무의미해진 상황에서 ‘정상가족’에서 출생한 자녀만 인정하는 정책은 재고(再考)해야 한다. 나아가 결혼은 물론이고 출산 또한 생애주기상의 필수가 아니라 선택이라고 생각하는 세대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출산율 제고에만 맹목적으로 매달리는 것은 현명한 전략이라고 보기에는 어렵다. 이제 현실로 다가온 인구 감소 시대를 맞아서 인구 정책도 패러다임의 전환을 해야 한다. 학령(學齡) 인구의 감소는 이미 시작됐고, 노동력 부족 현상도 조만간 시작될 것이다. 머지않아 자녀의 존재를 전제로 한 건강보험 및 연금정책도 위기에 봉착할 것이요, 세금정책도 폭넓은 도전을 받게 될 것이다. 천문학적인 규모의 저출산 관련 예산을 어느 곳에 어떻게 써야 할지 이미 답은 나와 있지 않은가. 이에 맞는 정책의 시행에 뒤따라야 할 것이다.
수암(守岩) 문 윤 홍<大記者/칼럼니스트> moon475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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