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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여성 통제 구글·애플 앱, 인권침해 비난

이중목 기자 | 기사입력 2019/02/15 [19:28]
위치 추적 기능으로 해외여행 허가하거나 봉쇄하기도

사우디 여성 통제 구글·애플 앱, 인권침해 비난

위치 추적 기능으로 해외여행 허가하거나 봉쇄하기도

이중목 기자 | 입력 : 2019/02/15 [19:28]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개발해 구글, 애플의 앱스토어를 통해 유통되고 있는 앱이 사우디 여성들을 감시하고 해외여행을 통제하는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어 구글과 애플이 사우디 여성 인권 침해를 방조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사우디 정부는 2015년 주차 위반 과태료를 납부하거나 출생신고를 하는 등 행정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앱 '앱셔(Absher)'를 개발했다. 문제는 이 앱에 위치 추적 기능이 담겨 있다는 점이다. 특히 감시 대상의 해외 출입국 여부를 확인하고, 해외여행을 허가하거나 봉쇄하는 기능까지 담겨 있다.

 

예컨대 감시 대상이 공항에서 여권을 사용할 때마다 실시간 문자로 통보되는 알람 기능이 탑재돼 있다. 또 여행 기간과 목적지, 이용 가능한 공항까지 설정할 수 있다. 여권이 유효하더라도 허가된 여행 기간이 지났거나, 지정된 공항이 아니라면 여권을 사용해 출국할 수 없게 된다.

 

이 앱은 감시 대상의 이름과 여권·신분증 번호 등의 인적 사항, 여행 목적지와 기간 등의 여행 조건을 입력할 수 있다. 입력된 정보는 사우디 내무부와 여권청에 등록돼, 조건과 맞지 않는 출국을 시도하면 문자가 발송된다. 여행 조건과 정보는 남자만 입력할 수 있다. 이 기능을 활용하면 남성이 자신의 아내나 딸, 누나, 동생 등 여성 가족의 해외여행을 완전히 통제할 수 있다.

 

앱셔는 2015년 출시된 후 지금까지 수백만 번 다운로드됐다. 이 사실이 미국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IT 기업들이 사우디 여성 인권 침해의 공범 노릇을 해왔다는 것이다.

 

민주당 론 와이든 상원의원(오리건)은 지난 11(현지 시각) 팀 쿡 애플 CEO와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에게 편지를 보내 "미국 기업들이 사우디 정부의 가부장제를 더 용이하게 해서는 안 된다"며 앱셔의 유통 중단을 요구했다. 팀 쿡은 같은 날 NPR 라디오 인터뷰에서 "(앱셔에 대해) 전혀 들은 적이 없다"면서도 "만일 사실이라면 면밀히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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