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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들, 교회 홍보성 기사로 지면 판매 등 수익도구 활용

이준혁 기자 | 기사입력 2019/07/31 [21:12]
미디어오늘, 하나님의교회 관련 지면홍보실태 집중 취재보도

언론들, 교회 홍보성 기사로 지면 판매 등 수익도구 활용

미디어오늘, 하나님의교회 관련 지면홍보실태 집중 취재보도

이준혁 기자 | 입력 : 2019/07/31 [21:12]

신문 4페이지 6만 부를 인쇄하면 900만원, 10만 부는 1.500만원

 

언론사가 특정 교회의 홍보성 기사를 지면서 실어주면서 지면 판매 등 수익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고 미디어오늘이 31일 취재보도했다. 특히 하나님의교회 관련 지면 홍보를 집중적으로 차헤쳐 놓았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22일자 경인일보 19면엔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 관련 기사가 전면에 실렸다. 하나님의교회가 어머니의 삶과 사랑을 주제로 주최한 전시회를 소개하는 기사와 최근 '전 세계 대학생 리더십 콘퍼런스'를 개최해 대학생에게 배움의 기회를 제공했다는 내용이다.

 

국민일보나 세계일보처럼 특정 종교와 특수 관계인 언론사가 아닌 경인일보에서 하나님의교회 홍보 활동 관련 기사가 광고면이 아닌 특집면에 이처럼 대대적으로 실리는 일은 이례적이라는 분석이다.

▲ 7월 22일자 경인일보 19면.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 관계자는 미디어오늘에 "화성동탄 하나님의교회가 경기 지역에서 '우리 어머니' 글과 사진전(어머니전)을 돌아다니면서 하고 있는데 경인일보처럼 기사가 잘 나가면 각 교회에서 협회에 인쇄 요청이 들어온다""원래 4페이지 6만 부를 인쇄하면 900만원이었는데 경인일보에서 1000만원에 맞춰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 관계자는 "우리는 기사가 잘 나갔으니까 지면을 산 것이지, 광고로 선약하는 게 아니므로 광고집행비는 없다"면서 "신문사에선 윤전 마진이 나오려면 최소한 3만 부는 인쇄해야 한다고 해서 신문 하나 전체를 사는 것보다 이렇게 (발췌본만) 산다. 보통 10만 부 인쇄하면 1500만원 정도"라고 설명했다.

 

미디어오늘 취재에 따르면 교회와 언론사의 기사지면 거래 관행은 비단 경인일보만의 문제는 아니다. 중앙일보도 지난 2017426일 기업 홍보성 기사가 주로 실리는 별지 섹션에 하나님의 교회 헌혈·구호활동을 한 면을 할애해 기사화했다. 중앙일보 계열사인 중앙선데이도 지난 39일 하나님의교회 전시회 소개 기사와 사회공헌활동을 두 면 통으로 다뤘다. 월간중앙은 201712월호에 하나님의교회를 아예 커버스토리로 기획해 표지에 김주철 총회장 목사 사진이 크게 나갔다.

▲ 3월9일자 중앙선데이 18면.  

 

하나님의교회 관련 기사를 쓴 경인일보 기자는 미디어오늘에 "우리가 독자서비스도 있고 판매국도 있어 신문에 어느 기관에 대해 좋은 기사가 나가면 그 기관에서 우리 기사(지면)를 사가기도 한다""하지만 이를 수익 구조로 보기엔 배송비, 인쇄비, 인건비 등을 빼면 금액이 너무 적고 하나님의교회 기사는 광고도 안 붙어서 수익에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이 기자는 이 같은 지면 판매가 편집권 침해로 이어질 우려가 있지 않으냐는 지적엔 "(지면을) 그들이 원하는 것만 써주는 것이 아니므로 기사 내용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기자의 고유 영역이 있기 때문에 (경영국이) 편집에 관여할 수 없고, 외근 기자가 내근 편집기자의 영역을 침범할 수도 없다"고 일축했다.

 

동아일보 출판국, 6개월 동안 12억원 넘고 책 32페이지를 할애”  

 

한편 신동아의 경우 지난 6월호에 총 32페이지 분량의 하나님의교회 홍보성 기사가 나갔는데, 미디어오늘이 입수한 하나님의교회와 동아일보 출판국 거래내역에 따르면 신동아를 만드는 동아일보 출판국이 올 1월부터 6월까지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이하 하나님의교회)로부터 발행금액으로 받은 돈은 약 12억원 이상이다.

 

특히 신동아 6월호가 나올 즈음 78000여만원을 발행금액으로 받았다. 신동아 외에도 동아일보 출판국이 펴내는 여성동아 역시 지난 322일자 동아일보 LIVING&ISSUE 섹션에 하나님의교회 관련 기사를 발행했다. 이런 식으로 동아일보 출판국이 13일부터 614일까지 하나님의교회로부터 받은 액수는 총 12억여 원이다.

 

언론사들이 하나님의교회 등 종교단체 홍보 기사를 보도하고 그 대가로 책을 팔아 수익을 올리는 일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하지만 신동아를 만드는 동아일보 출판국의 경우 액수가 6개월 동안 12억원이 넘고 책 32페이지를 할애하는 등 정도가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온다. 종교계에선 "언론이 논란이 있는 종교단체를 대대적으로 홍보해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만든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신동아 6월호에서 하나님의교회를 다룬 페이지는 다른 페이지와 달리 올컬러로 제작됐다. 32페이지 가운데 첫 20페이지는 "인류 구원과 행복의 근원 어머니 하나님"이라는 제목으로 하나님의교회가 설립 55년 만에 175개국 7500여 교회에서 300만 성도를 모으며 성장했다는 내용이다. "하나님의교회는 성경 예언대로 이 시대에 재림 그리스도로 오신 분이 안상홍님이라고 믿는다" 등 하나님의교회 교리도 삽입됐다. 하나님의교회 총회장 김주철 목사 인터뷰는 10페이지 분량으로 실렸다.

▲ 신동아 6월호 하나님의교회 관련 기사.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 홍보팀 A씨는 26일 미디어오늘에 "신동아 기자가 직접 찾아와 취재했다. 우리 교회가 급속도로 발전하다보니 언론사들이 관심을 갖고 온다"고 말했다.

 

또 다른 협회 관계자 B씨는 "신동아와의 계약은 처음에는 6~8페이지 정도로 하다가 신문사 쪽에서 이렇게 다루면 서점에서도 잘 팔리니 (기사를) 올 컬러로 묶어준다고 했다""신동아 건은 광고 집행이 아닌 책으로 판매한 것이다. 월간지 판매 시기가 지나가면 발췌본을 따로 발간해준다. 발췌본은 보통 5만부에서 10만부 이상 나간다"고 말했다.

 

동아일보 직원 C씨는 미디어오늘에 "최근 들어 독자들이 읽고 싶은 잡지를 만드는 게 아니라 돈 받고 홍보성 기사를 싣는 경우가 급격히 늘었다""이런 거래가 문제라고 여기지 않는 분위기가 더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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