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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태 박사의 한국종교학
장정태 박사의 한국종교학●마을신앙의 풍수특성
천신신앙, 지신신앙, 산신신앙, 애니미즘적 신앙, 자연신앙, 인물신앙, 동제신앙
기사입력: 2019/09/18 [20:32]  최종편집: ⓒ 매일종교신문
장정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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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인 농경문화에서는 자연의 이치에 순응하면서 마을의 공동체를 유지하는 문화적 특성이 보인다. 또한 자연조건에 의해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농업과 어업에 대한 불안, 인간의 무병장수를 초월적 존재인 신에 의지하려는 종교적 심성이 바로 의례와 제의를 탄생시켰다. 이러한 의례에는 화합과 단경을 위한 놀이문화가 수반되기 마련이다. 따라서 전통적인 의례에는 개인적인 사건을 공동체적인 것으로 전이시키는 과정에서 놀이와 대동의 한판이 동반되었던 것이다. 의례를 통해 마을구성원들은 공동체성을 획득하며, 마을의 화복과 개인의 안녕이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있다는 사실을 공유하게 된다. 의례의 사회적 기능은 바로 구성원간의 동질성의 확인과 연대감의 획득인 것이다. 그리고 역사적으로 마을 공동체가 변화하듯이, 의례 또한 현실의 조건과 상호작용하면서 변화해왔다.

 

우리 선조들이 살았던 시대의 마을을 생각해 보면 단순한 주거 공간만은 아니었다. 그곳에는 여가 생활을 즐길 수 있는 놀이공간이 있었고, 강과 바다 그리고 논과 밭이라는 생업 및 상업공간이 있었다. 그러기에 모든 생활공간을 서로 공유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은 강한 일체감이 있었고 마을의 일은 곧 자신들의 일이었다. 그래서 마을의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는 마을 신앙의 모습은 한반도 전역에서 찾아볼 수가 있다.

▲ 장승은 음양의 조화가 있어야 신통함이 크게 발휘된다고 믿어 양의 상징으로 천하대장군, 음은 지하여장군으로 표기하였다. 칠갑산 장승공원 사진    

 

장승은 나무나 돌로 한 쌍의 부부로 만들어 세우는데 음양의 조화가 있어야 신통함이 크게 발휘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남성)는 양의 상징으로 천하대장군으로 표기 했으며, (,여성)는 지하여장군으로 표기하였다. 풍수에서의 음양론적으로 양==남이며, ==여이기 때문이다. 사신사론적으로는 양==백호이며, ==청룡으로 해석되고 용호가 마주하는 곳은 수구에 해당하고 마을단위에서는 어귀에 해당된다. 천지음양은 복희의 선천팔괘도상에서 설명되고 있다. 따라서 장승은 수구신으로 용호신의 상징으로써 외부로부터의 흉액을 막아주는 벽사와 마을의 경계 표시, 그리고 각 마을 간의 거리를 알려주는 이정표 등으로 기능을 하면서 신앙적인 면뿐만 아니라 실용적인 부분에도 많은 역할을 수행한다.

 

솟대의 주인공 오리(까마귀)는 지상의 소원을 신에 전달

 

마을 신앙의 또 하나의 요소인 솟대는 나무나 돌로 만든 새 모양의 조형물을 나무 장대나 돌 위에 앉힌 마을의 신앙 대상물이다. 지역에 따라 솟대 역시 명칭이 다른데, 짐대·짐대서낭·오릿대·수살대·진또배기 등으로 불리지만 액운을 막고 풍농을 기원하는 목적은 일치한다. 솟대는 보통 마을 입구나 논 한가운데 위치하며 형태상 지면에서 하늘을 향해 높이 솟았기 때문에 지상의 소원들을 천상의 신들에게 전하는 수단으로서의 상징을 가진다. 이때 새는 주로 오리(제주도의 경우 까마귀 솟대)를 상징하는데 철새로서 보였다 안보였다 하는 모습이 이승과 저승을 오고 가기 때문이라고 해서 영물로 여겨졌다.

 

솟대는 동아시아의 대표적 신앙의 상징물로 속세에서 이상세계로 가기 위해 새에 의존한다는 의미와 새만이 이상과 현실세계를 오갈 수 있는 영물로 보고 있는데서 유래하였다. 실제로 현재 몽고지역의 장례형태에서 조장은 죽은 사람을 토막 내어 독수리의 먹이가 되게 함으로써 사체를 먹은 독수리가 죽은 자의 영혼을 천상의 세계로 인도한다고 믿고 조장의 풍습이 유지되고 있다. 혼과 관련하여 풍수에서는 사람의 죽음과 관련하여 혼백과 귀신에 대해 음양론적으로 설명되어진다. 따라서 살아 있는 사람이란 혼백과 귀신이 하나로 존재하는 일체적 우주라고 본다.

▲ 산신에게 차린 음식. 김근태 전 국회의원 추모행사시 모란공원 묘소에서© 장정태

 

산신은 땅의 영험한 기운의 실체로써 양의 천신과 상응되는 음의 지신으로 음양신관에서의 음신이다. 음신의 영험함은 오행의 작용에 의해 여러 형태의 산형을 이루고 마을마다 마을을 진호하는 산이 있기 마련이다. 산의 풍수적 의미는 인물과 명예를 상징하고 사람의 선천적 운명을 결정짓는 요소라고 본다. 따라서 산세가 좋으면 기가 충만하여 인물이 난다는 것도 모두 산과 관련된 풍수적 의미에서 비롯된 것이다. 따라서 지상에 유착하고 있는 인간이란 생물종도 결국 산신의 영향아래 있으므로 길흉화복이란 것도 모두 산신에 의해 좌우된다고 믿어 산신을 모시고 제사를 드리는 제의 형태가 발생하였다고 할 수 있다. 풍수에서 산의 기가 충만한 것은 기복과 굴절에 의해 변화가 막심한 산 형세에서 강하게 주어진다고 본다.

 

당신은 마을의 수호신으로 생업을 관장한다. 지역에 따라 도당·부군당·산제당·당산·서낭당본향당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린다. 당신이 위치한 공간 역시 지역에 따라 천차만별인데 산꼭대기나, 마을 한 복판, 마을 입구 등 다양하다. 당신을 모시는 신당의 형태는 대체로 신수 형태이거나 신수와 제단이 복합된 형태, 신수와 당집이 복합된 형태 등 세 가지로 볼 수 있는데 나무가 죽어버리면 제단이나 당집만 남아있는 형태가 된다.

 

풍수적으로 당신을 모시는 곳은 음의 기가 강한 곳을 택하게 된다. 음기가 강한 지역은 생인이 머무르기에는 부적합한 곳으로 귀와 신이 안착할 수 있는 음지여야 한다. 음지는 단순히 해가 들지 않는 땅으로서의 의미가 아니라 땅의 기운이 지나치게 충만한 음지를 의미한다. 생인이 양이라면 귀와 신이 안착하는 음지는 음이기 때문이다. 마을 입구에 세워지는 장승은 마을신의 하위신으로 외부로부터의 잡귀와 흉액을 막는 신으로서 지역에 따라 장생·벅수·법수·우석목 등 다양하게 불려진다.

 

마지막으로 용왕의 경우 물의 신으로 오행론적으로는 수신에 해당한다. 또한 물은 음양4상에서 소양의 기질로 소음인 산과 대칭되는 개념이다. 물의 풍수적 상징성은 부와 재물이다. 물은 직수일 경우 공격 면에 해당하는 곳은 수해를 입는 범람원 지역에 해당한다. 또한 농업에 있어서 부족하면 농작물이 피해를 입어 가뭄에 의해 기근이 들기 십상이며, 어업을 주로 하는 지역에서는 풍파에 의해 사람의 생사에 영향을 미치며 어종을 총괄하므로 풍어를 관장하는 신이 용왕신으로 물과 함께하고 있다고 보는데서 연유한다. 용왕신은 육지의 경우 농업용수와 식음료수를 관장하고, 해안지역에서는 바다를 관장하므로 용왕신을 위한 용왕제나 용왕굿과 같은 공동의 제의 형태로 용왕을 섬겨왔다.

 

이상의 마을 신앙의 중심에는 동제가 있다. 동제란 한 마을의 수호신을 숭상하고 동민들의 무병장수를 기원하기 위해 마을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의식이다. 동제의 이름은 각 지역별로 당굿, 당산제, 동신제, 서낭제, 서낭굿 등 다양하게 불려진다. 동제의 시기는 마을마다 다르지만 주로 정초에 날을 잡아 하거나 정월 14일 밤 자정에 하는 편이다.

 

동제의 형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하나는 무당을 초빙하여 굿으로 제의를 치르는 당굿류와 다른 하나는 마을에서 자체적으로 제의를 유교적으로 행하는 당제류가 있다. 당굿은 규모가 크고 비용도 많이 들기에 점차 간소화되었다. 마을사람들은 정성껏 동제를 준비하고 경건한 마음으로 제의에 참여한다.

 

마을신앙의 특징은 첫째, 하늘과 같은 절대적인 천신신앙을 들 수 있다. 둘째, 산과 관련된 지신신앙 셋째, 물과 관련된 수신신앙, 넷째, 농경과 관련된 동물중심의 애니미즘(animism)신앙, 다섯째, 자연현상과 관련한 자연신앙, 여섯째, 특정인물과 관련한 인물신앙, 일곱째, 마을의 단결과 공동체의 공익을 위한 동제신앙 등으로 나타난다.

 

이상의 특징을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하늘과 같은 천신신앙에는 천신제나 넓은 의미의 산신제·솟대제·장승고사 등의 제의 형태로 나타난다. 산과 관련된 신앙에는 산신제·산치성·산제사·산고사 등의 제의 형태로 산에는 영험한 신이 존재함으로 산신의 신력으로 마을의 안녕과 번영을 기원했다.

 

수신신앙은 용왕제나 우물제·우물고사·풍어제·풍어굿·성황우물제 등의 제의 형태로 나타나 농업에서의 가뭄과 어업에서의 풍파와 같은 자연재앙으로부터 보호받으려고 하였으며, 동물중심의 애니미즘적 신앙으로는 소를 중심으로 하는 군웅제·부군제·부군고사·부군당제 좁은 의미의 당산제 등의 제의 형태로 나타난다. 자연신앙으로는 바람과 비와 같은 자연현상을 중심으로 기우제·당산제·성황제 등의 제의 형태를 보인다.

 

특정인물과 관련하여서는 대체적으로 억울하게 죽은 사람을 대상으로 이루어지는데 제사를 지내 영혼을 달래면 억울한 사람이 소원을 들어준다는 믿음에서 단종을 중심으로 하는 애기제, 임경업과 최영장군 및 관우장군제 등의 제의 형태를 보이며, 간혹 마을을 선정으로 다스린 지방수령을 위한 제의도 있다.

 

마을의 공동체를 위한 것으로는 마을고사·서낭제·대동제·마을굿나무제·선황제·단오제·미륵제 등의 제의 형태로 나타난다.

 

서울지역의 경우 도시지역적인 특성으로 마을공동체와 천신·수신·산신·당고사와 같이 고르게 분포하고 있으며, 인천지역과 경기서부지역의 경우 어업과 관련하여 수신신앙의 제의 형태가 중심을 이루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반면 경기 내륙지방의 경우에는 산신제나 군웅제, 우물제 등의 제의 형태가 주류를 이루는데 이는 농경문화 중심의 지역적 특성이 그대로 반영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 장정태 삼국유사문화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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