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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성원 사진설치전 ‘세상의 빛에 반응하는 신체’…‘物我一體’
“빛과 작가의 인위적인 행위로 만들어낸 몽환적 오묘한 이미지”
기사입력: 2019/11/14 [09:32]  최종편집: ⓒ 매일종교신문
매일종교뉴스1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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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성원 物我一體 Landscape Archival Pigment Print 2019    


빛과 작가의 인위적인 행위로 만들어낸 몽환적 오묘한 이미지

 

극심한 통증과 최소화된 행동반경의 신체적 한계에서 이러한 삶을 직시하고 표현한 황성원 작가(47)의 사진 설치전 세상의 빛에 반응하는 신체가 지난 6일부터 20일까지 서울 압구정동 이길이구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빛과 작가의 인위적인 행위를 통해 몽환적이고도 오묘한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작가는 강직성 척추염이란 희귀성 난치병을 앓고 있다. 이러한 신체적 조건은 불가피하게 그러한 상황에 따른 작업을 고려하게 되었고, 자신이 생활하는 특정한 공간인 작가의 방에서 눈을 뜨면 우선적으로 보이는 하늘을 매일 기록한다.

 

작가는 가능한 자신이 무엇을 보고 있는지 의식하지 않은 상태, 상황에서 셔터를 눌리는데, 카메라를 양손에 들고 렌즈를 위로 향하게 한 후 걸어 다니면서 집안에서 바깥 풍경을 무의식적으로 잡아챈 듯한 이미지들을 작업으로 보여준다.

 

빛이 스며드는 시간대를 포착하고 있는 작가의 작업은 형태의 흔들림 또한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특정시간에 따른 온도 차이는 다른 색감을 발생시키고 작가는 작품을 통해 세계를 빛과 색채, 온도로 그려내고 있다.

 

의도적으로 카메라를 흔들어 피사체를 촬영하는 작가의 사진은 특정 색채로 물이 들고 빛의 파동, 심한 왜곡과 격렬한 움직임이 추상적인 무늬와 선의 흐름을 만들며 명확한 윤곽선이나 선명함 대신 흔들림, 모호함의 이미지들을 만들어 낸다. 시간마다 다른 빛과 작가의 인위적인 행위를 통해 찍힌 앵글은 몽환적인 블러와 오묘한 색감, 불명확한 형태를 만들며 경계선이 없는 물아일체가 된다.

 

이러한 이미지들은 정확성, 명료함, 선명함, 자명함, 진리, 재현 등에 대한 의심이기도 하며 세계의 표면적 질서를 흔들거나 그 이면에 있는 것들을 보고자 하는 욕망이기도 하다. 오로지 색채, 흔들림, 빛과 무수한 선들로 나타내며 추상회화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작가는 통증을 통해 있는 그대로의 삶을 표현하고 있다. 의식적으로나 혹은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대상을 응시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자신의 몸으로 의식 없이 파고드는 풍경의 단면, 혹은 내 의식과 감각으로는 온전히 파악하기 어려운 대상에 몸을 맡기는 것이다. 시선으로 대상을 겨냥하지 않고 주변 풍경에 순응하는 일이다. 세계의 빛에 몸을 적시는 것이고 그 안에서 위안을 받고자 하는 것이다.

 

매순간 다른 생각과 삶그 안에서 살아가는 하나의 군상은 풍경이 된다

 

추상회화와도 같은 사진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있는 작가는 의식과 무의식, 대상과 비대상, 빛과 어둠, 익숙함과 낯섦 사이에서 요동치는 이미지는 외부세계의 지표이지만 결국 작가 자신의 감각으로 바라보고 포착한 세계라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작가가 바라보는 세계와 작가를 둘러싼 외부의 세계를 통증 속에서 포착하는 개별 신체의 반응이 사진 안에서 하나로 녹아 들고 있다.

 

작가는 말한다.

 

매일 보이는 하늘과 아파트 그리고 나무들 그러나 매일 다른 하늘로 사물에 비치는 빛도 달라진다. 똑같은 모양의 창문과 문, 그러나 매일 불이 켜지는 시간이 틀려 다른 퍼즐이 되곤 한다.

 

그 똑같은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은 똑같지 않다. 각각의 다른 생활패턴과 사고방식을 가지고 살아가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그 안에 있는 삶은 어우러지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이는 화면의 흔들림으로 나타난다.

 

매순간 다른 생각과 삶이지만 그 안에서 살아가는 하나의 군상은 풍경이 된다. 비슷한 일상이 반복되지만 각각의 개별적인 나날은 매 scene마다 나의 히스토리가 되어간다.”

▲ 11일 오프닝 행사에서 인삿말을 하는 황성원 작가    

 

하나님이 그렇게 따듯한 분인줄 몰랐습니다

 

황성원 작가의 개인전 오프닝은 11일 개최됐다. 항상 전시회를 지킬 수 없는 신체적 여건 때문에 이날은 온전히 자리를 지키겠다는 의도였다. 다과를 마련하고 전시회를 찾은 사람들을 대하는 황 작가의 발걸음은 가벼웠고 표정이 밝았다.

 

그는 오프닝 인사말에서 자신과 전시회를 도와준 분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했다. 그리고 어머니에 대한 감사인사를 할 때는 뒤돌아서 한참을 눈물을 훔쳤다.

 

황 작가의 평소 활달한 모습만 보고 이제까지 그가 심한 통증의 난치병을 앓고 있던 것을 몰랐던 기자에게는 충격이었다. 나의 무관심이 미안해 어떻게 위로하고 격려할지 망설여졌다. 기껏해야 작품세계에서 삶의 위안과 힘을 받는 의지가 대단하다는 형식적인 말에 그칠 수밖에 없었다.

 

황 작가는 이러한 기자의 마음을 읽었는지 마주칠 때마다 힘주어 말했다.

 

말씀으로 살아요. 걱정하지말고 기도해 주세요

 

그리고 오프닝 행사를 마치고 돌아온 기자에게 감사 메시지를 보냈다. 신체적으로 건강한 기자에 비해 몸 불편한 황 작가의 공감 능력이 훨씬 컸다.

 

우리는 누구든 예외없이 각자의 고난대로 사명따라 살다 가잖아요. 실은 이 따뜻한 빛이 고통중에서 만난 하나님이고 예수님이예요. 하나님이 그렇게 따뜻하신 분인줄 몰랐죠. 매일 큐티를 통해 인격적으로 말씀하시는 주님을 따라 길을 따라가는 패스파인더랍니다

 

기자는 예술작업을 통해 삶의 위안과 힘을 얻는 황 작가의 배경에는 든든한 신앙이 있음을 깨달았다.

 

황성원 작가는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및 동대학원에서 응용회화전공과를 졸업하였다. 2018년 서울문화재단 입주작가로 선정되었으며 수십여 회의 그룹전 등 활발하게 활동 하고 있다. 이번 개인전은 세번째 개인전. spaceD9 2019 신진작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장애인문화예술지원사업 창작활성화지원 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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