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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왕실 밤샘 제사의식에 '천황제 반대‘ 시위집회

김희성 기자 | 기사입력 2019/11/15 [15:39]
260억 소요, “종교적 행사에 국가 예산은 정교분리 헌법 위반”

일 왕실 밤샘 제사의식에 '천황제 반대‘ 시위집회

260억 소요, “종교적 행사에 국가 예산은 정교분리 헌법 위반”

김희성 기자 | 입력 : 2019/11/15 [15:39]

260억 소요, “종교적 행사에 국가 예산은 정교분리 헌법 위반” 

 

지난 51일 제126대로 즉위한 나루히토 일왕이 재위 중 한번 치르는 '대상제'(大嘗祭·다이조사이)1415일 밤샘 행사로 열린 가운데 천황제와 국가예산으로 치르는 종교의식에 반대하는 집회도 생겨났다.

 

일본 전통 종교인 '신토'(神道)와 연관된 대상제는 새 일왕이 즉위한 뒤 밤을 지새우며 거행하는 신상제(新嘗祭·신조사이)를 일컫는다. 해마다 치르는 추수 감사제 성격의 궁중 제사인 신상제 가운데 일왕이 즉위 후 첫 번째로 행하는 의식이라는 점에서 일본 왕실에선 국비로 치르는 가장 중요한 행사로 꼽는다.

 

대상제는 지난 5월 이후 내달 초까지 이어지는 일련의 크고 작은 즉위 관련 행사 가운데 종교적 성격이 가장 강한 데도 많은 국가 예산이 들어간다는 점에서 정교분리를 요구하는 헌법 위반이라는 일각의 지적을 받고 있다. 대상제에 국비 지출 금지를 청구하는 소송도 기각당하긴 했지만 여러 차례 제기됐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서기 7세기 후반에 시작된 대상제는 전란 등의 영향으로 무로마치(室町)시대부터 에도(江戶)시대에 걸쳐 220년가량 중단됐다가 일본 근대화가 본격화한 메이지(明治) 일왕 때부터 대규모 행사로 커졌다.

 

도쿄 왕궁의 동쪽 정원인 히가시교엔(東御苑)에는 이번 제사만을 위해 일본 열도 동·서 지방을 각각 상징하는 '유키덴'(悠紀殿)'스키덴'(主基殿)을 포함해 30여채의 건물로 이뤄진 대상궁(大嘗宮·다이조구)이 세워졌다.

 

대상제 전체 비용은 가건물인 대상궁 건립비(95700만엔)를 포함해 244천만엔(26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상궁은 이번 의식이 끝나고 오는 30일부터 내달 8일까지 무료로 공개된 후 철거될 예정이다.

 

나루히토 일왕은 제복(祭服) 차림으로 14일 저녁 간토(關東)지방을 상징하는 '유키덴'에서, 15일 새벽에는 간사이(關西) 지방을 상징하는 '스키덴'에서 각각 조상신들에게 쌀 등 햇곡식을 바치고 오곡풍양(五穀豊穰)과 국가안녕을 기원했다.

 

두 의식은 모두 비밀의식으로 핵심 부분은 공개되지 않았다. 일부 의식에는 마사코 왕비가 배례하고 아키시노노미야(秋篠宮) 후미히토(文仁) 왕세제 부부가 함께했다.

 

일본 언론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등 행정, 입법, 사법 등 3부 수장과 국회의원, 각계 대표 등 500여 명이 대상제에 참석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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