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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저물 듯이 모친의 歸天을 지켜보며

원영진 | 기사입력 2019/12/11 [21:24]
육신은 한줌의 흙으로 천년 유택에 남기고 영혼은 대길상 대광명한 빛으로

해가 저물 듯이 모친의 歸天을 지켜보며

육신은 한줌의 흙으로 천년 유택에 남기고 영혼은 대길상 대광명한 빛으로

원영진 | 입력 : 2019/12/11 [21:24]

 

아침해가 새날을 열듯이 석양은 하루를 마무리 한다. 인생도 낳고 자라서 청년, 노년으로 결국 돌아가 죽음을 맞이한다.

 

회자필멸(會者必滅)이다. 살아 있는 것은 길고 짧음이 있을 뿐 소멸되어 사라진다.

 

사람이 어머니 품에서 눈을 맞추고 네발로 기다가 두발로 걷는 성인이 되듯이 돌아가는 모습은 다시 반대로 순환한다. 두발로 걷다가 지팡이에 의지 하다 네발로 기다가 결국 돌아간다.

 

3년간 어머니를 모시면서 본 자리로 돌아가시는 모습을 눈물로 지켜봐야 했다. 많은 교우님들의 입관 발인 하관 식을 집례 했지만 모친을 가장 가까이에서 동행하며 촛불이 가물가물 꺼져 가듯 어머니의 한울 길을 세세히 지켜봤다.

 

아들 여섯, 딸 둘의 팔남매와 19명의 손자, 손녀와 증손자까지 대가족 왕 할머니의 모습이었다. 늘 나는 행복하다고 노래 부르시던 어머니!

 

매 경일마다 함께 예배하며 하느님을 칭송하고 조상을 모시는 천부경 소리가 귀천 일주일 전까지 81자 천부경과 366자 삼일신고를 총명이 그러나 힘은 소진되어 가물가물 경을 외시던 모습이 선연히 떠오른다.

 

돌아가시기 한주 전부터 아버지 어머니를 부르신다. 헛소리처럼 ……. 왜 그러세요? 물으면 아버지가 왔어 어머니가 날 데리러 왔어 하신다.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던 어머니가 이젠 가야겠다! 하신다. 어디로요? 하고 물으니 저 천궁으로 아버지 어머니 있는 곳으로 정말 몸에 기운이 모두 소진된 듯 숨쉼 조차 힘들어하시고 이미 몸은 모든 수분이 빠진 상태로 앙상한 뼈만 남으셨지만 얼굴은 볼그레 평온한 모습이셨다. 그렇게 92세로 어머니는 하늘 길로 귀천하셨다.

 

어머니는 한줌의 흙으로 육신은 천년 유택에 남기고 영혼은 대길상 대광명한 빛으로 귀천하셨다.

 

장자는 아내가 죽자 두 다리를 뻗고 머리를 풀어헤친 채 아내의 죽음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동이를 두드리며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조문 간 사람들은 기묘한 광경에 황당해 했다.

 

친구 혜시는 화가 나서 동이를 빼앗으며 나무랐다. 장자가 대답한다.

 

이제와 생각해보니 본래 생명은 없을 뿐 아니라 몸도 기운도 없단 말이야.

 

장자가 웃으며 설명한다. 사람은 원래 혼돈 가운데 기가 생기고 몸이 되고 생명이 변했다가 원래 모습으로 돌아감일세! 춘하추동 사계절의 순환과 같이 본자리로 돌아갔는데 내가 곁에서 통곡을 해보게 천명(天命)을 모르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곡하지 않고 노래한 거라네.

 

결국 장자는 계절의 변화처럼 기()의 변화로 천리를 밝혔다.

 

한해도 서산에 저물 듯이 인생이 나서 반드시 가는 길일진대 우리는 지금 어떻게 가고 있을까? 우리 삶에 돌아감에 노래 부르며 행복의 삶을 사는가? 어머니의 행복의 노래 소리 장자의 노래가 지금 나를 깊이깊이 돌아보게 된다. 어머니의 하늘 길이 나의 길이기에…….

(단군정신선양회장·전 대종교 총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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