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守岩 칼럼
美·中 코로나 新경제냉전과 한국의 생존전략
美는 공장 빼고, 中은 돈 빼…수십년 이어온 '글로벌 공급망' 변화
기사입력: 2020/05/22 [21:23]  최종편집: ⓒ 매일종교신문
문윤홍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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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공장 빼고, 은 돈 빼수십년 이어온 '글로벌 공급망' 변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펜데믹(세계대유행) 와중에도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은 오히려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미국이 세계 최대 통신 장비업체 중국 화웨이(華爲)에 대해 초고강도 제재에 착수하는 등 대()중국 압박을 전방위로 확대하고 있다. 중국은 이에 강력 반발하며 보복을 다짐했다.

 

코로나19 책임론을 둘러싼 G2(미국과 중국) 갈등이 극한으로 치달으며 과거 미국·소련 냉전에 이은 코로나19 ()냉전의 서막이 열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G2 갈등으로 세계 반도체산업은 또다시 대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가뜩이나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국내 업계가 2, 3중고를 겪을 것으로 우려된다.

 

미 상무부는 515(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미국의 특정 소프트웨어와 기술의 직접 결과물인 반도체를 화웨이가 취득하는 것을 전략적으로 차단하는 수출 규정 개정에 나섰다미국의 수출 규제를 저해하는 화웨이의 시도를 차단하는 조치라고 밝혔다. 윌버 로스 상무장관은 미국 기술이 우리의 국가안보와 외교정책 이익에 반()하는 악의적 활동으로 작용하는 것을 막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에 따라 미국산() 장비로 반도체를 제조하는 외국 업체도 화웨이에 부품을 공급하려면 미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미 정부는 2019년 화웨이와 미국 기업 간 거래를 금지한 바 있는데, 이번 조치는 미국 밖 해외 기업으로 대상을 확대한 것이다. 이 조치가 현실화하면 화웨이는 제품 생산에 필요한 반도체 조달이 봉쇄돼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중국 정부는 즉각 제재 중단을 요구하고, 강력한 보복조치를 예고했다. 중국 상무부는 517일 홈페이지에 기자와의 문답 형식으로 올린 글에서 모든 필요한 조치를 취하여 중국 기업의 합법적인 권익을 확고히 보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북경만보(北京晩報)’는 한 중국 소식통이 미국 측이 최종적으로 제재조치를 실행하면 중국은 강력히 보복에 나설 것이라며 퀄컴, 시스코, 애플, 보잉 등 미국 기업이 (보복) 대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화웨이도 2차 세계대전 중 총탄 세례를 받은 전투기가 귀환하는 사진을 게재하고 승리 외에 길이 없다며 강력한 항전 의지를 표명했다.

 

코로나19 책임 공방으로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까지 다시 불이 붙을 것이라는 불안이 엄습하고 있다. 양측은 2018년 초부터 상호 보복관세를 주고받다가 코로나19가 팬데믹으로 번지기 직전인 201912월 중순 가까스로 1단계 합의를 이룬 바 있다.

 

스인훙 중국 인민대 교수는 5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미국과 중국은 사실상 신냉전 시대에 들어섰다미국과 소련 간 냉전과 달리 미·중 신냉전은 전면적인 경쟁과 급속한 디커플링(탈동조화)이 특징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스인훙 교수는 미국과 중국의 관계는 더 이상 몇 년 전 같지 않다. 심지어 겨우 몇 달전과도 같지 않다고 강조했다.

 

리처드 하스 미국외교협회(CFR) 회장은 7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기고한 중국과 신냉전을 시작하지 말라는 제목의 글에서 중국의 위협이 일부 실재하는 것은 맞지만 중국 견제가 미국 외교정책의 핵심 원칙이 돼선 안 된다고 촉구했다. 그는 오늘날과 앞으로 세기에서 우리가 마주한 가장 중대한 위협은 다른 국가들이 아니라 다양한 초국가적 문제라며 행여 미국이 중국 견제에 성공한 데도 미래의 팬데믹, 기후변화, 사이버공격, 테러리즘, 핵무기 확산과 사용이 여전히 안보와 번영을 저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일본, 한국, 베트남, 인도, 호주, 대만 등에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선택할 것을 강요하지 않으면서 이들과의 관계를 강화해야 한다전반적 목표는 중국에 그들의 공격적이고 일방적인 행동은 실패할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하기 위한 틀을 조성하는 것이 돼야 한다고 부연했다.

 

국내 업계에서는 이번 미국의 고강도 화웨이 규제가 우리 반도체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일단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화웨이의 비메모리 반도체가 주요 타깃이어서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D램 등 메모리 반도체가 주력이다. 그러나 화웨이의 스마트폰 생산 위축에 따른 간접적인 타격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한 경제계 인사는 화웨이 규제를 넘어선 미·(美中) 무역전쟁 확산과 장기화는 우리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 애플 공장 인도·베트남으로 이전 구체화인텔은 본토로

, 월가 덩치 키운 '창유' 등 테크기업 자발적 상장폐지로 맞대응

 

"오프쇼어링(off-shoring·생산기지 해외 이전)의 시대는 끝났다."

 

511(현지 시각)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뉴욕타임스(NYT) 기고를 통해 이렇게 단언했다. 그는 "값싼 노동력과 환경 규제를 피하기 위해 중국 등으로 공장을 이전한 오프쇼어링은 일종의 세계적인 '광기'였다"고 평했다. 코로나19 사태로 미국 제조업체들이 '()중국'의 속도를 높일 것이라는 얘기다.

 

실제 2020년 초 코로나로 '세계의 공장' 중국이 멈추자 중국을 주요 생산거점으로 삼고 있는 애플의 1분기 출하량은 10% 가까이 줄었다. 포드·월풀과 같은 미 자동차·가전 업체도 중국산() 부품공급이 안 돼 지금도 생산 차질을 빚고 있다. 글로벌 '서플라이 체인(supply chain:공급망)'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수록 타격이 컸다. 트럼프 미 행정부는 자국 기업에 금전 지원까지 약속하며 본국으로 돌아오라는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미국 기업의 '()중국' 움직임에 중국은 '탈월가'로 대응한다. 200'중가이구(中槪股·해외 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의 자국 철수다. 중가이구는 주로 14억명 내수(內需)시장에 바탕한 테크기업이다. 미 주식시장 입장에서는 투자금을 끌어들이는 캐시카우(Cash Cow: 수익창출원) 역할을 했다. 수십 년 이어온 글로벌 서플라이 체인이 코로나 사태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미국 기업들의 '중국' 움직임

 

인도 이코노믹타임스(Economic Times)'511일 애플이 앞으로 5년 동안 중국에서 생산하는 아이폰 물량의 5분의 1을 인도로 옮겨올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인도 고위 정부 관계자는 "애플은 인도 최대 수출 기업이 될 것"이라고 했다. 애플은 중국에서 전체 아이폰 물량의 90% 정도를 생산해왔다. 2200억달러(270조원) 규모다. 중국에서 직간접적 고용 효과는 480만명에 달한다.

 

미국 CNBC 등은 "2분기부터 애플은 에어팟(무선이어폰) 전체 물량의 30%(300~400만대)를 베트남으로 옮겨 생산할 계획"이라고 8일 보도했다. 대만에는 100억대만달러(4100억원)를 투자해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봉황망·시나닷컴 등 중국 언론은 "애플의 부분 철수는 수십만에서 백만 명의 실업을 뜻하고, 일본·호주 등 미국의 우방국 기업도 뒤를 따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최대 반도체 기업인 인텔은 미국에 대규모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시설) 건설에 나설 전망이다. 미 정부의 반도체 자급 전략이다. 밥 스완 인텔 최고경영자(CEO)"지정학적 환경에 따른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미국에서 생산 강화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고 밝혔다.

하이투자증권은 "코로나로 미국 내에서 탈중국 목소리가 힘을 더해가고 있다""리쇼어링(Re-shoring·본국 회귀)에 이어 니어쇼어링(Near-shoring·인접 국가로 이전) 혹은 '차이나+1'과 같은 용어가 등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테크 기업, 월스트리트 러시

 

지난 427일 중국 화장품·패션 전문 온라인쇼핑몰 '쥐메이유핀(聚美優品)'은 뉴욕증시(월스트리트)에서 탈퇴했다. 2014년 상장 6년 만이다. 중국 인터넷 업체 써우후(搜狐)의 게임 자회사인 '창유(暢游)'도 나스닥 시장에서 스스로 상장 폐지했다. 중국 증권일보(證券日報)‘"중국 기업의 미 증시 '투이스차오(退市潮·상장폐지 러시)'가 일어나고 있다""화웨이 등 중국기업에 대한 공개 탄압과 투자금지 조치 등이 주가를 크게 떨어뜨린 탓"이라고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12일 공적연금의 중국 주식투자 중단을 지시하며 중국 기업 옥죄기에 나섰다.

 

이와 반대로 중국 정부는 규제를 풀어 자국 기업의 '회귀'를 부추기고 있다. 중국의 대표 테크 기업의 홍콩 증시 2차 상장(기업이 이미 미국 증시에서 발행한 주식 일부를 중국 기관에 예탁하고 홍콩 증시에서 거래하는 방식)이 잇따르고 있다. 인터넷 기업 넷이즈, 중국 2위 온라인 쇼핑몰 징둥(京東)닷컴 등이 대표적이다. 중국국제금융공사는 "미국에 상장된 중국계 기업 19곳이 홍콩 2차 상장을 준비하고 있고, 자금조달 규모만 340억달러(41조원)에 달한다"고 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글로벌 공급망 정상화 가능성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늘고 있다. 이에 따라 탈중국 현상이 보호무역 강화로 이어지면 글로벌 교역과 경제성장에 큰 부담을 주게 될 것같다.

 

경제냉전, 실사구시(實事求是)가 살길신성장동력 발굴해야

 

코로나19 펜데믹의 중국 책임론을 놓고 미국과 중국이 정면충돌하기 시작했다.  G2의 자존심과 체면을 건 대립이 심상치 않은 단계로 돌입한 양상이다. ‘2의 미·중 무역전쟁위기로 옮겨 붙을 기세다. 가뜩이나 어려운 한국 수출과 경제에 심대한 타격이 우려된다

 

()경제냉전의 두 축은 미국 보호무역주의와 중국 국가자본주의로 볼 수 있다심각한 것은 G2의 갈등이 포스트 코로나’(Post Corona: 코로나19 사태 이후) 세계의 헤게모니를 둘러싼 대전(大戰)의 전초전이라는 점이다. 과거 외환위기나 금융위기 때에는 비교적 빠른 시기에 회복 국면으로 돌아섰지만, 이번 위기는 결이 다르다

 

불똥이 앞으로 얼마 동안 얼마만큼 튈지 모르는 상황이다. ()냉전에 불확실성까지 겹친 판국이다. 세계경제 회복에는 결정적 악재다. G2의 무력충돌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최악의 경우 물리적 충돌이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일각의 경고도 잇따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코로나19에 대한 국제조사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최악의 경우 단순한 냉전을 넘어 무력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로이터통신도 중국의 내부 보고서를 인용, 코로나19 확산으로 1989년 톈안먼(天安門)사태 이후 전세계 반중(反中)정서가 최고조에 달해 미·중 무력 충돌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쉽게 끝날 것 같지 않다. 양국 간에 향후 2단계 무역협상이 불가능해지면 경제제재와 수출통제가 뒤섞인 신()경제냉전 상황이 그대로 도래한다. 그만큼 세계경제에 불확실성도 커질 전망이다지난 한 해 한국은 물론 세계경제가 미·중 무역갈등으로 홍역을 치렀다. ·중이 출구 없는 고래싸움을 다시 벌이면 세계경제에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입힐 것은 자명하다

 

신경제냉전체제에선 실사구시(實事求是)전략이 살길이다코로나 팬데믹에다 무역전쟁까지 겹친다면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가 받을 타격은 다른 나라들보다 훨씬 클 수밖에 없다. 최악의 경영환경이 될 것이다. 한국경제는 이미 내수 침체에다 글로벌 경제위기, 저유가까지 삼중고(三重苦)에 시달리고 있다. 여기다 미·중 변수까지 더해진다면 그야말로 설상가상이다

 

미국의 대중(對中) 수출보복 불똥이 자칫 우리 기업으로 튈 우려가 크다. 중국에 대한 수출 통제를 해외로 확장한다면 반도체 등 한국 주력산업에는 또하나의 충격파가 될 것이다. 이미 코로나194월 수출은 전년대비 무려 24%나 급감했고 무역수지는 99개월 만에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경제바이러스에 전염되지 않도록 장기전에 대비해야 하는 이유다. 한국경제에 찬물을 끼얹을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분산시키는 전략을 펴야 한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졌던 과거의 아픔을 반복하지 않으려면 한·(韓美)동맹을 분명히 하면서도 중국과도 잘 지내야 한다.

 

한국은 이미 미·중 사이에 끼여 경제가 몇 차례 몸살을 앓았다.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체계 배치로 인해 그랬고, ·중 무역갈등에서도 그랬다. 이 보다 더 심한 상황이 다시 닥쳤다. 현명하게 대처해 피해를 최소화할 외교·경제·정치적 종합대책이 필요하다고차원적이고 유연한 외교전략을 통해 미국과 중국 모두 한국과 손을 잡아야 유리한 고지에 오를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

 

하지만 눈앞에 닥친 실업(失業) 공포를 이겨내지 못하면 코로나 극복 모범국가라는 찬사도 허사가 될 수밖에 없다성장과 선순환하는 복지시스템을 구축하기에는 어쩌면 지금이 절호의 기회일 수 있다.

 

재정에 의존해 단순히 일자리를 지키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허약해진 경제 체질을 강화하고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부합하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해 지속 가능한 일자리를 만드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기업 활동을 제약하는 규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해 국제적 흐름이나 시대 변화와 동떨어진 갈라파고스 규제(국제적 흐름과 단절되어 불합리하거나 불편하여 개선되어야 할 규제) 가 있다면 과감하게 혁파해야 한다

 

눈앞에 닥친 실업의 공포를 이겨내지 못하면 코로나 극복 모범국가라는 찬사도 허사가 될 수밖에 없다실업 충격은 덜면서 수급자의 경제활동 복귀를 유인하는 인센티브가 있어야 한다. 성장과 선순환하는 복지시스템을 구축하기에는 어쩌면 지금이 절호의 기회일 수 있다.

 

재정에 의존해 단순히 일자리를 지키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허약해진 경제체질을 강화하고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부합하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해 지속 가능한 일자리를 만드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기업 활동을 제약하는 규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해 국제적 흐름이나 시대 변화와 동떨어진 갈라파고스 규제가 있다면 과감하게 혁파해야 한다

 

우리 앞에는 불안 요소가 많다. 그럴수록 우리가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일부터 해야 한다. 당장은 적극적 소비촉진을 통해 내수 경기를 살리고 각종 규제를 풀어 기업의 사기를 북돋우는 일이다. 길게는 보호무역 색채가 더욱 강해질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수출 환경에 맞춰 내수 비중을 높이고 수출시장을 중국과 미국 중심에서 동남아, 인도, 유럽 등으로 다변화하는 노력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위기에 처한 국민을 수수방관할 수 없다. 우리 잠재력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경제이재민을 구해야 하고 그러려면 장기적 안목의 전략이 있어야만 한다. 가능하다면 고령화와 4차 산업혁명에 부응하는 복지시스템으로의 리모델링을 시도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5차 비상경제회의에서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혁신성장을 위한 '한국판 뉴딜' 추진을 내각에 지시했다. 국가적 지혜를 결집해 고통의 터널을 뚫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어갈 역사적 경기 부양책을 내놓길 기대한다

수암(守岩) 문 윤 홍<大記者/칼럼니스트> moon475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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