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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호칼럼
김주호 칼럼●굽은 목재가 곧은 목재 위에 군림하면
지금 우리 사회는 강한 도덕성을 지닌 인물이 요구된다.
기사입력: 2020/07/01 [14:28]  최종편집: ⓒ 매일종교신문
김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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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 사회는 강한 도덕성을 지닌 인물이 요구된다

 

어떻게 민심을 거두어 들여야만 천하를 나에게로 돌아오게 할 수 있겠습니까(立斂何若 而天下歸之).”

 

천하는 군주 한사람의 천하가 아니요 만백성의 천하 입니다. 천하의 이익을 천하 백성들과 함께 나누어 갖는다면 천하를 얻을 것이요, 이와 반대로 천하의 이익을 제멋대로 혼자 차지한다면 천하를 잃을 것입니다(天下非一人之天下 乃天下之天下也 同天下之利者 則得天下 擅天下之利者 則失天下).”

 

()나라 문왕(文王)의 물음에 강태공(姜太公)이 즉각 명쾌하게 답하는 내용이다. 태공은 이어 하늘의 때(···)와 땅의 재보를 말하고 조금도 사심 없이 베푸는 인()과 덕()이 있고 의()와 도()를 행하는 곳에 천하 사람들이 따르게 된다고 말했다. 동양 병법서의 고전이라는 육도삼략(六韜三略) 가운데 문도(文韜)편에 나온다. 병법서라 하지만 뜻을 새겨 보면 도인들의 도담(道談) 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天下를 위하는 자가 천하의 주인

 

한 나라의 주인은 국민 개개인이라는 말이다. 또 왕이나 대통령이 아니라 진정으로 나라와 백성을 위하는 자라고 했다. 더욱이 여당의 나라도 아니요 야당의 나라도 아니다. 국민의 나라다. 이념, 세대, 지역을 나누고 파당을 일삼는 자는 주인이 될 수 없다. 모든 것을 다 바쳐서 나라를 위해 희생하는 자가 나라의 주인이 될 수 있다.

 

일제시대 조국의 독립을 위해 몸 받쳤던 항일 애국지사들 말고 요즘 그런 주인이 과연 있을까. 나라를 위해 희생한 분들을 애국자라 하고, 인류를 위해 희생의 길을 가신 분들을 성인이라 일컫는다. 공자, 석가, 예수 등은 그런 길을 갔던 분들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위정자들은 어떠한가. 비리에 얽혀 국민들로부터 지탄을 받고, 법의 심판을 기다리는 위정자들이 이 나라의 주인 노릇을 하지 않았는가.

 

곧은 목재를 굽은 목재위에 놓으면 펴진다. 그러나 곧은 목재 위에 놓인 굽은 목재는 펴지질 않는다. 공자는 논어 위정(爲政)편에서 이를 사람에 비유했다.

 

()나라의 군주 애공(哀公)이 물었다. “어떻게 하면 백성들이 따르겠소.” 공자가 답한다. “곧은 사람을 들어 굽은 사람위에 쓰면 백성이 따르고, 굽은 사람을 들어 곧은 사람위에 쓰면 백성이 따르지 않습니다.”

 

굽은 사람이 곧은 사람 위에서 군림하는 전도된 가치관 때문에 불의와 비리, 부정, 부패의 원인이 되어 왔다. 사회정의는 올바른 가치관의 확립에서 나온다. 공자는 오직 인자(仁者)라야 가치를 올바로 다룬다고 했다. 그래야 사회정의가 확고하게 세워지고 백성들이 선을 좇아 기쁘게 따를 수 있다는 것이다. 선한 사람이 못 살고 악한 사람이 잘 사는 사회에서는 사람들이 정치를 외면하고, 허탈감에 빠지고, 위정자들은 국민들로부터 신망을 잃어버린다. 위정자들이 믿음을 잃으면 국정이 파탄되고 나라는 혼란에 빠지고 만다. 국민들로부터의 믿음은 국정의 기본이다.

 

’‘은 버려도은 지켜야

 

다시 논어의 안연(顔淵)편을 보자. 자공(子貢)이 정치의 요체를 묻자 공자는 첫째 식량을 충족 시키고(足食), 둘째 군비를 충분히 하고(足兵), 셋째 백성들이 위정자의 정치를 믿게 하는 것이다(民信之矣)”고 했다. 공자는 이 셋 가운데 불가피 할 경우 병()과 식()은 버릴지언정 국민에 대한 신()만은 끝까지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성들이 위정자를 믿지 못하면 나라가 존립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자기 먹을 것을 먼저 챙기는 자, 힘으로 국민위에 군림하여 통치하려는 자는 결국 믿음을 잃어버린다. 권력정치, 무단정치, 경제제일주의의 정치만으로는 국민, 더 나아가 인류가 신뢰 할 수 있는 이상적 도의정치를 기대 할 수 없다. 지금 우리 사회는 강한 도덕성을 지닌 인물이 요구된다.

 

예수의 가르침도 다름 아니다.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입을까 하지 말라. 이는 다 이방인들이 구하는 것이다.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마태복음 631~33).

 

공자는 관록(官祿)을 구하는 법을 묻는 자장(子張)에게, 자기에게 주어진 사명을 다하면 밥(官祿)은 보장 되어 있다고 했다. 그러니 어떻게 먹을 것을 구하느냐 따위는 생각하지 말고 민족, 국가, 인류, 세계의 행복과 평화를 위해 내가 무엇을 얼마나 많이 공헌할 것인가를 생각하는 군자가 되라고 가르쳤다. 그 출발이 말은 허물이 적고, 행동은 뉘우침이 적어야한다이다. 명리와 사리사욕에만 악착같은 소인배들에 대한 따끔한 교훈이다.

김주호(철학박사. inTV방송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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