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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선 '생활의 발견'
박현선의 ‘생활의 발견’● 콘크리트 벽 속 사람들
“침통한 현실에 묻혀있더라도 사소한 기쁨이 위로”
기사입력: 2020/07/09 [08:39]  최종편집: ⓒ 매일종교신문
박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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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통한 현실에 묻혀있더라도 사소한 기쁨이 위로

 

평양민속예술단은 남과 북의 문화적 이질감을 해소하기 위하여 북한에서 예술 활동을 했던 탈북민들이 만든 단체다. 한민족의 전통 악기와 민요를 한국 무대에서 공유하고, 소외 계층을 위한 예술 공연을 하고 있다. 몇 년 전 부터 수원 구치소(교도소)에 교화 공연을 하고 있다. 구치소로부터 예술단 후원 회장인 남편에게 감사패를 수여한다는 연락을 받았다. 부처님 오신 날 교화 공연이 있기 전 구치소 사무국에서 참석자 신원 조회를 위해 주민등록번호와 연락처를 묻는다.

 

2017419, 부처님 오신 날 교화 공연을 겸한 시상식에 참석하기 위해 오후 1시 수원 구치소에 도착했다. 콘크리트 벽과 두꺼운 강철제문, 낯선 환경에 참석을 주저했었다. 콘크리트 건물 입구에 들어서니, 신분 확인 절차를 거쳐야 했다. 보안을 위해 모든 소지품을 맡기고 방문증을 받아 목에 걸었다. 구치소 직원의 안내로 3층 연무관으로 향했다. 긴 복도에 들어서니 철문 소리가 쩌렁쩌렁 울린다. 연무관 강당에 들어서니 앞에 무대가 있고, 창문은 짙은 자주색 커튼이 드리워져 있었다. 중앙에 수형자들이 앉을 수 있게 100여 개 의자가 놓여 있고 다과가 준비되어 있다. 오른쪽으로는 불교 관계자, 구치소에 수감 중인 수형자들을 위해 봉사 활동을 하는 교정 위원들과 구치소 직원들이 일부 배석하였다. 이 자리는 교도소라는 특수한 공간에서 매일 수형자들을 관리하는 교도관의 화합을 위한 자리이기도 했다.

 

이윽고, 교도관의 인솔하에 80여 명의 1급 모범수들이 갈색 수의를 입고, 일렬로 줄지어서 들어왔다. 젊은 청년, 나이 든 남성도 보인다. 이어서 하늘색 수의를 입은 20여 명의 여자 수형 자들이 자리에 앉았다. 앳된 모습의 젊은 아가씨도 있었고, 머리가 희끗희끗한 여성도 보인다. 무슨 죄를 지었는지 알 수 없지만, 뭔지 모르는 덩어리가 목에 걸린 것처럼 가슴에 통증이 번 져온다. 그들은 슬픔이 함몰된 세월을 이겨내는 사람들처럼 보였고, 의외로 많은 사람이 지켜보고 있는 것에 긴장한 모습이다. 저들은 어떤 사연을 담고 여기 와 있을까? 지금 그들은 침통한 현실에 묻혀있더라도 사소한 기쁨이 위로된다는 사실이다. 봉사하는 이들의 힘으로 작은 기쁨을 이루어내는 봉축 법회가 시작되었다.

 

개회사 이후 용주사 합창단의 찬불가에 이어 반야심경을 다 함께 봉독하였다. 내빈 소개가 이어지고, 수원 구치소장으로부터 교정 위원 두 사람과 남편은 교화 공로가 인정되어 감사패를 받았고, 탈북 예술단의 공연이 이루어졌다. 탈북 가수의 우렁찬 화개장터를 필두로 강원도 아리랑에 이어 아코디언 연주 가 이어졌다. 이별의 인천항구가 애절한 가락으로 연주될 때는 눈물을 훔치는 수형자도 보인다. 이어 듀엣 가수 미스미스터가 학창시절 교복을 입고 나와 흥을 돋운다. 추억의 7080 노래 세계로 가는 기차젊은 태양을 신명 나게 부른다. 무표정했던 수형자들 얼굴에 웃음이 번지더니, 따라 부르기 시작했다.

 

수형자들의 노래자랑이 이루어지니 강당 안의 분위기는 고조 되어갔다. 6팀이 나와 노래 및 장기자랑을 뽐냈다. 노래자랑 우수자에게는 상품으로 구치소에서 가장 인기가 좋다는 사발면세트를 한아름 안겨주었다. 노래자랑을 끝으로 3시간의 모든 행사는 끝이 났다. 이제 왔던 곳으로 돌아가는 얼굴엔 긴장이 서려있다.

 

옆에 있던 여성 교정 위원이 퇴장하는 수형자 중 한 사람을 지목하며 말을 이었다. 그 수형자는 음주운전을 하다 목숨을 잃게 한 죄로 수감 생활을 하고 있는데, 가슴이 답답할 땐 글을 썼다고 한다. 수형 생활은 생각보다 힘겨웠고, 살아온 날들을 뒤돌아보기도 하며 다른 수형자들의 일상을 기록하며 지냈다. 일주일에 한 번씩 모여 쓴 글에 대한 평가에서 기본 틀을 닦았 고, 수정을 거듭하며 쓴 글들이 쌓여갔다. 마침내 교정국 공개 심사에 통과되어 교정 회보에 글이 실리면서 작가 꿈을 키우고 있었다.

박현선(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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