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너
뉴스종합범종교가톨릭개신교불교민족종교해외종교이슬람생활 종교인의 성경 분석탐방 기획
전체기사 Trend & View 마음을 비춰보는 포토에세이 종교지도자 칼럼 매일종교신문 공지 사항
편집  2020.10.02 [00:06]
박현선 '생활의 발견'
매일종교신문 공지 사항
안내데스크
신문사소개
광고안내
저작권문의
구독신청
불편신고
독자투고
제휴안내
개인정보취급방침
청소년보호 보호정책
기사제보
박현선 '생활의 발견'
박현선의 ‘생활의 발견’●수호천사와 자매들
식구가 된 들고양이들과의 교감
기사입력: 2020/07/18 [06:49]  최종편집: ⓒ 매일종교신문
박현선
트위터 미투데이 페이스북 요즘 공감 카카오톡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식구가 된 들고양이들과의 교감 

  

텃밭에 심어놓은 채소를 가꾸고 있었다. 흰 고양이가 울타리를 쳐놓은 가시철망을 뚫고 들어온다. 경계의 눈빛으로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먹이를 찾고 있다. 생김새가 눈처럼 하얀 털을 가졌고, 눈동자는 파르스름하게 빛이 나는 귀여운 모습이다. 자세히 보니, 야산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뒤지던 흰 고양이였다. 집에서 먹던 생선에 밥을 섞어 텃밭 위에 놓아주었다. 굶주렸었는지 정신없이 먹어댄다. 배가 불룩한 것이 새끼 낳을 때가 된 것 같다.

 

7년 전, 아파트에서 시골 풍경을 그대로 닮은 집으로 이사를 왔다. 집 안팎을 가꾸는 전원생활의 적응이 쉽지 않았다. 새벽이면 야트막한 담 위에서 들고양이들이 파란 불빛을 일으키며 집안을 바라보고 있다. 고양이들끼리 영역 싸움을 하는지 꼬리를 내려뜨리고 목덜미 털을 빳빳이 세운 채 이빨을 드러내고 싸울 때는 공포감마저 들었다.

 

야옹~ 야옹~.”

어디선가 고양이들의 울음소리가 들린다. 고양이는 보이지 않는다. 소리가 나는 곳을 따라가보니 주택 바닥 틈새에 겨우 눈을 뜬 새끼 고양이들이 올망졸망 앉아있다. 흰 고양이, 호랑이 무늬가 그려진 고양이, 황금색 고양이다. 어미는 보이지 않는다. 걱정스러운 마음에 우유를 갖다 주어도 먹지를 않고 숨기만 한다. 어미는 왜 나타나지 않는 걸까? 새끼들은 어미 고양이만 찾을 뿐 도통 먹지를 않고 애절하게 울기만 한다. 답답한 마음으로 동네며 야산으로 찾아보았지만, 어미인 흰 고양이는 볼 수 없었다.

 

여름 햇살 가득한 대낮 아랫방이 있는 곳의 현관문을 열어놓고 있었다. 집안 어디선가 희미하게 고양이 소리가 들린다. 소리 나는 곳을 가 보았다. 옆 식당이 잠시 휴점하는 동안 들쥐들 의 세상이 되었다. 들쥐를 잡으려고 놓아두었던 쥐덫 끈끈이에 새끼인 흰 고양이와 호랑이 무늬 고양이가 엉겨붙어 있다. 놀란 눈으로 쳐다보며 야옹거린다. 사용하지 않는 목욕실에서도 새끼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린다. 끈끈이 판에 발이 붙어 옴짝달싹 못하고 있다. 살려달라는 애원의 눈빛을 보내고 있다.

 

남편에게 이 처참한 상황을 알리니 한걸음에 달려왔다.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새끼 고양이라 만지기도 힘들었다. 끈끈이 판에서 어떻게 떼어내야 할지 막막하였다. 끈끈이 판에 붙은 고양 이들을 떼려고 하니 털과 같이 떨어졌다. 새끼 고양이들은 고통을 호소하며 야옹 야옹 하며 아우성이다. 급한 대로 그릇 닦는 세정제로 씻기어도 워낙 강력한 접착제라 떼어내도 바닥에 달라붙는다.

 

늦은 밤, 새끼 고양이들은 죽을 것 같이 감겨가는 눈으로 널브러져 있다. 아픔의 호소와 어미를 찾는 울부짖음이 들려왔다. 남편은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 했으니, 사는 것은 고양이들의 운명이라고 한다. 다음 날 나뭇잎 서걱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이 녀석들이 얼마나 지혜로운지 나뭇잎 떨어진 곳에 몸을 굴려 나뭇잎을 몸에 붙여 놓고 있었다. 흉측한 몰골로 다니는 흰 고 양이를 앞집 아가씨가 보고는 측은지심에 간식을 챙겨 대문 안으로 넣어준다. 천사 모습이라며 수호천사라 이름 지어 수호라 불렀고, 호랑이 무늬 고양이는 사랑 많이 받고 자라라고 사랑황금색 고양이는 귀엽다고 아랑이라 지어 그때부터 들고양이들과 식구가 되었다.

 

고양이를 키워본 적이 없던 나는 사람 밥 먹듯이 아침, 저녁으로 생선이나 먹다 남은 고기를 밥과 끓여 먹여 보았다. 이삼 일은 본 척도 하지 않던 고양이들이 먹어대기 시작했다. 새끼 고양이들은 무럭무럭 커갔다. 얼근히 취한 남편이 술안주 했던 치킨을 검은 봉지에 싸 가지고 온다. 담벼락 위에 앉아 하염없이 기다리던 고양이들이 뛰어 내려와 난 아빠가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라는 듯이 떼굴떼굴 구르며 고마움을 표시하고는 정신없이 먹어댄다.

 

아침이면 경쟁하듯 현관 앞에 쥐를 잡아 갖다놓는다. 낮은 창문으로 얼굴을 들이밀고 나 잘했지요. 들어가게 해주세요.”라는 당당한 표정을 짓는다. 한밤중 수호가 쥐를 잡아 장독대 옆 에서 놀고 있는 것을 보았다. 30분이 지났을 무렵 현관문을 잠그려고 나오는데 거실에 사랑이가 수호가 잡은 쥐를 입에 물고는 의기양양 서있다. “나 잘했지요.칭찬해주세요.”라는 모습이다.

박현선(수필가

 

 
ⓒ 매일종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트위터 미투데이 페이스북 요즘 공감 카카오톡
주간베스트 TOP10
배너
광고
광고
  안내데스크신문사소개광고안내저작권문의구독신청불편신고독자투고제휴안내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 보호정책기사제보보도자료기사검색
범 종교의 진정성을 두루 살펴 보고 이해함으로써 각 종교와 사회의 화평과 상생, 조화를 이룬다.
회장 이옥용 /발행-편집인 신민형 / 양형모 상임고문 / 편집국장 이부평 / 청소년보호책임자 강은나
우) 140-846 서울시 용산구 원효로 1가 70번지 (83길 21)
대표 전화: 02-703-8267 | 팩스: 02-3211-4419 인터넷 매일종교신문
등록번호:서울 (아)01319(범종교신문 등록 2009년 9월 1일,2013년 6월 15일 제호변경)
기사제보 : minhyung-s@hanmail.net
Copyright ⓒ 2009-2013 매일종교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