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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종교에 가장 큰 영향 조로아스터교의 신화와 오해를 벗긴다

이광열 기자 | 기사입력 2020/07/24 [15:52]
독보적 권위자 메리 보이스의 역작 국내 초역 출간

현대 종교에 가장 큰 영향 조로아스터교의 신화와 오해를 벗긴다

독보적 권위자 메리 보이스의 역작 국내 초역 출간

이광열 기자 | 입력 : 2020/07/24 [15:52]

 


독보적 권위자 메리 보이스의 역작 국내 초역 출간  

기독교, 이슬람교, 유대교에 큰 영향을 미쳤지만 다신교적 배경에서 탄생

 

기독교와 이슬람교의 원형을 제시하며 현대 종교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종교 조로아스터교의 신화와 오해를 벗긴 조로아스터교의 역사’(메리 보이스 ㆍ공원국 ㆍ민음사 592쪽ㆍ28000)가 국내 초역으로 출간됐다.

 

이 책에서 조로아스터교는 신비에 싸인 고대 종교가 아니라 보편적인 가르침을 전하는 최초의 세계 종교로서 모습을 드러낸다. 일생을 조로아스터교 연구에 바친 저자의 해박한 지식은 300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독자들을 예언자 조로아스터(차라투스트라)의 시대로 이끈다. 또한 신화와 오해를 걷어 낸 비범한 인물들과 경이로운 사건들을 통해 어째서 이 종교가 인류 사상의 위대한 유산인지를 보여 준다.

 

조로아스터교라는 이름을 들어본 사람은 많아도 어떤 종교인지 제대로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지식의 수준도 니체의 명저 자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자라투스트라가 조로아스터교의 창시자 조로아스터의 독일식 발음이며, 고대 종교로 기독교와 이슬람교, 유대교 등 여러 종교에 영향을 미쳤다는 정도에서 대부분 그친다. 불을 숭배하는 배화교로 잘못 알려지기도 했다.

 

고대 종교 연구 권위자인 영국 학자 메리 보이스(1920~2006)가 쓴 이 책은 조로아스터교의 역사시리즈 3권 가운데 1975년 출간된 첫 번째 권이다.

 

책을 읽다 보면 조로아스터교에 대해 흔히 알려져 있는 개념이 대부분 오해에 가깝다는 것을 알게 된다. 조로아스터교도들은 생명의 원천이라는 점에서 불만큼이나 물을 숭배했기 때문에 배화교라 단정하는 건 옳지 않다. 기독교, 이슬람교, 유대교의 유일신 사상에 큰 영향을 미치긴 했지만, 조로아스터교 자체는 다신교적 배경에서 탄생했고 유일신만을 섬기진 않는다. 고대에 이미 사라진 종교처럼 인식되지만 지금도 조로아스터교의 분파가 인도 등에서 신앙을 이어가고 있다.

 

서기전 1000년 무렵 인류사에는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자연물을 숭배하고 현세의 복을 추구하던 인류가 이제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며 이른바 축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특히 페르시아의 동쪽에서 태동한 조로아스터교는 절제와 금욕, 청결 등 기존의 원시 종교에는 없던 중요한 도덕적 가치관을 제시했다. 오늘날까지도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종교들의 원형과 최후의 심판, 천국과 지옥 같은 익숙한 개념도 이때 등장했다.

 

조로아스터교가 이미 오래전에 사라진 고대 종교라는 오해도 있다. 하지만 조로아스터교는 엄연히 현존하는 종교이다. 인도에는 파르시라 불리는 조로아스터교도의 분파가 있는데, 국내 모 자동차 회사의 모기업이기도 한 타타 그룹의 창립자가 바로 이 파르시다. 얼마 전 밴드 퀸(Queen)의 이야기를 담아 인기를 끌었던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에서 파르시인 프레디 머큐리와 그의 가족이 그려지기도 했다. 머큐리가 즐겨 입었던 흰색 무대 의상은 조로아스터교도들이 입는 순백의 수드라를 떠올리게 한다. 영화의 명대사로 회자되는 머큐리 부친의 메시지는 그 자체로 조로아스터교의 윤리적 핵심이 담긴 격언이다. "좋은 생각, 좋은 말, 좋은 행동.(Good thoughts, good words, good dee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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