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성소피아는 모스크였다가 다시 모스크....‘제2의 정복’”

김희성 기자 | 기사입력 2020/07/25 [09:32]
터키 '아야소피아' 86년만에 이슬람 예배

“성소피아는 모스크였다가 다시 모스크....‘제2의 정복’”

터키 '아야소피아' 86년만에 이슬람 예배

김희성 기자 | 입력 : 2020/07/25 [09:32]

 

▲ YTN 화면캡처    


터키
'아야소피아' 86년만에 이슬람 예배  

하루 다섯 차례 기도 시간에는 일반 관광객 입장 금지

 

사진: 24일 터키 이스탄불의 아야 소피아에서 86년만에 드리는 이슬람 예배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을 포함한 정부 인사들도 참석했다.

 

터키 이스탄불의 관광명소이자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아야소피아(성소피아) 박물관이 모스크(이슬람 사원)로 재개장을 마친 24(현지시간) 86년 만에 처음 이슬람 예배가 열렸다. 금요기도에 참여하기 위해 수천명의 이슬람 신자들이 성소피아 안팎으로 몰렸들었다. 아야소피아의 이슬람 사원 변경에 앞장섰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도 예배에 참여했다.

 

AP연합뉴스 등 외신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기도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35만명이 금요기도에 참여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가장 앞 열에 앉아 쿠란(이슬람 경전)을 낭독했다. 이 장면은 대형 스크린과 스피커로 성소피아 내부에 입장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생중계됐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동로마제국의 수도였던 콘스탄티노플(현재의 이스탄불)을 정복한 오스만 제국 황제 메흐메트 2세의 묘소를 참배한 후 "성소피아는 원래대로 돌아갔다. 성소피아는 모스크였다가 다시 모스크가 됐다"고 말하면서 2의 정복이라고 비유했다.

 

모스크 안에 인물이나 동물의 그림 또는 조각 장식을 금지하는 이슬람 율법에 따라 성소피아 내부의 성화와 모자이크는 천으로 가렸고 바닥에는 신자들이 앉을 수 있도록 카펫을 깔았다.

 

성소피아는 6세기 그리스정교회 성당으로 지어졌다가 15세기 오스만제국이 콘스탄티노플(이스탄불)을 점령하면서 이슬람 사원으로 바뀌었다. 이후 터키의 국부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의 결정으로 1935년부터는 성소피아를 두 종교가 공존하는 박물관으로 사용했다. 하지만 지난 10일 터키 최고행정법원이 성소피아의 지위를 박물관으로 정한 내각회의 결정을 취소했고, 에르도안 대통령은 판결 직후 '성소피아 모스크' 재개장을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터키 안팎으로 성소피아 모스크의 재탄생에 대한 비판이 적지 않았다. 17년간 집권한 에르도안 대통령이 자신의 지지 기반을 위해 코로나19 감염 상황이 심각한 이때 무리한 행사를 진행한다는 비난이 내부 비판론자들에게서 터져나왔다. 이슬람 원리주의 강화를 기치로 내건 그가 지지층 결집을 위해 무리한 결정을 내렸다는 주장이다.

 

밖으로는 미국과 유럽연합(EU), 러시아 등 다양한 교회 지도자들이 우려를 표했다. 그리스는 이번 조치를 "문명화된 세계에 대한 공개적 도발"이라고 맹비난했고 프란치스코 교황은 "성소피아 성당을 생각하며 깊은 슬픔에 잠겼다"고 말했다. 세계유산인 성소피아를 지원하는 국제 기구인 유네스코는 '사전 대화 없이 취한' 터키의 결정에 유감을 표했다. 하지만 에르도안 총리는 이번 결정이 "터키의 역사적, 주권적 권리"라고 주장하고 있다.   

 

앞으로 성소피아 그랜드 모스크는 관광객에게 무료 개방되나, 하루 다섯 차례 이슬람 신자의 기도 시간에는 이슬람 신자가 아닌 관광객의 입장은 금지된다. 또 기도 시간에는 성화와 모자이크를 천으로 가리고 관광객 입장 시간에는 이를 제거하는 작업이 필요해 관광객의 입장 시간이 줄어들 전망이다.

 

  • 도배방지 이미지

모바일 상단 구글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