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이치란의 종교가 산책●인도의 종교와 불교 이야기-30

보검 이치란 스님 | 기사입력 2020/08/05 [09:13]
힌두경전과 바가바드기타

이치란의 종교가 산책●인도의 종교와 불교 이야기-30

힌두경전과 바가바드기타

보검 이치란 스님 | 입력 : 2020/08/05 [09:13]

 

▲ 시바파 힌두교의 최고신인 수염을 기른 시바신이 부인 파르바티와 어린 아들 가네샤를 앉고 있는 모습. 시계방향 좌상으로부터 가네샤(시바신의 아들), 데비(여신), 비슈누(비슈누파 최고신), 수르야(태양신). 시바신이 타고 다니는 황소 난디가 시바신 앞에 앉아 있다.  

 

힌두경전과 바가바드기타  

계시경전인 슈루티와 지식의 경전인 스므리티로 대별

현자 리쉬가 우주의 진리소리를 직접 듣고 성립한 베다

기억에 의한 지식에 근거, 스승과 제자의 관계로 전승

계시경전은 영원한 원리인 사나타나 다르마를 다루는 문헌

 

힌두교 경전은 방대하기가 이를 데 없다. 기원전 철기 시대에 성립한 베다를 근간으로 하고 있다. 힌두경전은 전체적인 구성측면에서 본다면, 크게 슈루티와 스므리티로 구분한다. 슈루티(śrúti)들음또는 들은 것의 의미를 갖고 있다. ‘신으로부터 직접 들은 것또는 밝혀진 것이라는 의미에서 천계(天啓) 또는 천계서(天啓書)라고도 한다슈루티는 힌두교의 핵심적인 정전(正典)을 이루는 경전들이다. 슈루티에 속한 문헌들은 초기 베다 문헌들의 시대로부터 근대 초기의 우파니샤드의 시대까지 힌두교의 전 역사에 걸쳐 성립되었다. 힌두교 전통에 따르면 베다문헌들의 5대 부류인 상히타(saṃhita). 브라마나((Brahmanas).아란야카(Aranyakas).우파니사드(Upanishads).수트라((Sūtras)중에서 수트라를 제외한 네 부류가 슈루티에 해당한다.

 

상히타는 결합된’ ‘수집된또는 집성된의미를 갖는 것으로 4종의 베다인리그베다 Rigveda.야주르베다.사마베다.아타르바베다를 말하며 힌두교 베다경전의 정전(正典)이다.

 

리그베다는 인도의 가장 오래된 문헌이며 인도신화의 근원을 이룬다고 할 수 있다. 101028의 시구(詩句)로 되어 있으며, 자연신 숭배의 찬미가를 중심으로 혼인.장례.인생에 관한 노래, 천지 창조의 철학시(哲學詩).십왕전쟁(十王戰爭)의 노래 등을 포함하고 있다. 성립연대가 다소 차이가 있으나 대부분 기원전 1000년을 기점으로 형성됐다고 추정하고 있다. 찬가 중에서도 뇌신(雷神) 인드라와 불의 신 아그니에 관계되는 찬가가 가장 많다. 초기의 아리아인 사회의 양상을 보여주는 것으로서 베다는 산스크리트어의 모체이며, 인도.유럽어 중에서 가장 오래된 언어의 하나로 전해지고 있다.

▲ 데바나가리 문자로 19세기에 쓴 《리그베다》  

 

야주르베다는 기원전 1400년에서 기원전 1000년 사이에 형성된 베다의 세 번 째 상히타로 야즈나(의례)의 형식에 대해 말하는 경전이다. 사마베다는 기원전 1000년경부터 형성된 베다의 두 번 째 상히타로, 리그베다의 중요한 부분을 모은 가사에 선율을 가미하며 엮은 경전이다. 사마베다는 크게 예배의식을 할 때 영창(詠唱)하는 시구와 제관인 판디트(敎師)들이 부르는 노래의 가사를 모은 내용을 노래하면서 특별한 음을 부가한 선율집(旋律集)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인도 고대음악의 전통을 이해하고 연구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아타르바베다는 리그베다 후기의 사상과 우파니샤드의 철학을 연결하는 시기였던 기원전 1000년경에서 기원전 800년 사이에 형성된 베다의 네 번 째 상히타이자 마지막 상히타다. 신에게 바치는 감로인 소마에 대한 의식을 비롯하여 사람들의 모든 의례와 제식이 포함되어 있으며, 주문(呪文), 이야기, 예언, 액막이 부적, 소량의 사색적인 만트라 등과 같이 주로 재앙을 제거하고 복을 불러오는 주술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경전이다. 리그베다가 사제계층의 브라만들에게만 행해졌다면 아타르바베다는 일반적인 서민들의 관습에게까지 영향을 준 경전으로, 아타르바베다의 상당히 복잡한 규정과 그에 관한 신화적 의미는 실제로 인도인들의 문화 속에 깊이 부여되어 있다.

 

브라마나또는범서(梵書)는 네 가지 베다의 주해서이자 야즈나(번제의례)의식(儀式)의 정확한 수행 방법을 상세히 서술하고 있는 힌두 경전이다.브라흐마나또는제의서(祭儀書)라고도 한다. 아란야카(Aranyakas)는 은둔자 수행자 혹은 수련자를 위한 내용으로 힌두교도들의 생활 지침서이다. 우파니샤드(Upaniṣad) 힌두교의 이론적·사상적 토대를 이루는 철학적 문헌들의 집성체이다. 힌두교의 입장에서, 슈루티는 결코 변함이 없는 영원한 원리(Sanātana Dharma 사나타나 다르마)들을 다룬 문헌이며, 스므리티는 슈루티 속에 진술된 영원한 원리들의 실천적인 적용 또는 응용을 다룬 문헌이다.

▲ 힌두교 여신 락슈미. 부.번영.빛. 지혜.행운,생식력. 관용..용기와 미.은총.매력의 전형이면서 화신.    

 

▲ 베다 시대 초중기인 기원전 9세기경에 쿠루 왕국을 통치한 자나메자야 왕의 뱀을 희생하는 의식.    

 

4베다나 다른 힌두경전들은 힌두 사제들을 위한 또는 힌두 수행자들을 위한 경전이다. 이런 힌두경전을 일반 세속 재가자들이 읽고 행한다는 것은 지극히 어려운 문제다. 하지만 인도의 힌두교도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경전은 따로 있다. 바가바드기타(Bhagavad Gītā)가 바로 불교의반야심경처럼 인기가 있다. 바가바드기타는 성스러운 신에 대한 기타(Gita:歌頌)라는 뜻이며, 기원전 42세기경에 성립된 것으로 여겨진다. 신에 대한 신애(信愛)의 실천은 카스트(계급)나 남녀의 구별을 초월하여 모두 최고신의 은총을 받을 수 있다고 하여 정통적 브라만교 사상과는 조금 다른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그러나 브라만교에서는 이를 하나의 힌두 경전으로 승인할 수밖에 없었다. 현재는마하바라타속에 수록되어 있으나 원래는 별개의 것으로 성립되었다. 인도에서는 평상시에 늘 암송할 정도로 사람들에게 친숙해져 있다.

 

마하바라타라마야나,바가바탐과 함께 인도의 3대 고대 서사시 가운데 하나이다. 주요 줄거리는 고대 인도에 존재하던 쿠루 왕국의 두 왕족 세력들인 판다바와 카우라바 간의 갈등으로, 서사시의 내용은 후기 베다 시대에 해당하는 기원전 10세기에 있었던 실제 사건을 기반으로 창작되며 만들어졌다. 마하바라타의 제6비스마파르바의 일부인 바가바드기타는 힌두교 사상의 정수를 담고 있다.

▲ 바가바드기타의 한 장면.  

 

▲ 비슈누(힌두 최고신)의 8번째 화신인 크리슈나가 사촌동생인 마하바라타 주인공 아르주나에게 전쟁 중에 기타(歌頌)를 설명해 주고 있다.  

 

바가바드기타마하바라타속에 편입되어 있는 하나의 시편(詩篇) 형식으로 700편의 노래로 이루어져 있다. 힌두교도들은 정전보다는 이것을 최상의 성전(聖典)으로 존숭(尊崇)하면서 애송하고 있다. 바가바드기타는 인도인의 정신적 지침서일 뿐만 아니라 전 인류의 중요한 종교적 고전 중 하나로 간주된다. 8세기 베단타 학자 샹카라 이후, 라마누자, 마드바, 발라바 등 여러 비슈누파 철학자·사상가들이 바가바드기타에 대한 논평과 해설을 남겼고, 현대에 와서는 마하트마 간디, 오로빈도 고시, A. C. 박티베단타 스와미 프라부파다 등 여러 사상가들이 권위 있는 주석서를 집필했다. 인도 지성인이나 지식인만이 아닌 인도인이라면 누구나 이 바가바드기타를 읊조리지 않는다면, 인도인이 아니라고 할 정도로 국민 애송시집이라고 할 수 있다  

 

바가바드기타의 내용은 마부이자 스승인 크리슈나와 판다바 족의 왕자 아르주나 사이의 대화를 담고 있다. 전쟁터에서 형제·친척들과 싸워야하는 도덕적 딜레마에 빠진 아르주나에게 크리슈나는 스승으로서 다르마(의무)의 개념을 설명해준다. 그와 더불어 카르마(행동) 요가, 즈나나(지식) 요가, 박티(신애, 信愛) 요가 등, 신에게 이르는 여러 길을 제시한다. 또한 11장에서 크리슈나는 아르주나에게 절대신이자 최고신으로서의 자신의 우주적 정체성을 드러내기도 한다.  

▲ 8세기 철학자 샹카라가 제자들에게 《바가바드기타》를 가르치고 있다. 그의 버전이 표준이 되고 있다.  

 

마하바라타의 주제가 되고 있는 쿠루크셰트라 전쟁은 쿠루 왕국의 양대 왕족인 카우라바 일족과 판다바 일족과의 사이에 있었다. 그들은 상호간에 종형제였지만 형세의 진전에 따라 마침내 전쟁에서 사투를 벌이게 된다. 대회전(大會戰)이 전개되려고 하는 때에 아르주나는 골육상쟁의 전율할 운명을 비탄하며 자기 전거(轉車)의 몰이꾼인 크리슈나(최고신 비슈누의 화신)를 향하여 고뇌를 호소한다. 아르주나가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고 크리슈나는 두려워하는 아르주나를 격려하면서 조금도 주저하지 말고 즉시 전장에 돌입하기를 주장한다. 그가 이르기를,

▲ 전쟁터로 향하는 아르주나가 크리슈나와 전차를 타고 전쟁터로 향하는 장면(드라마).  

 

이 전쟁은 정의의 싸움이다. 정의의 싸움에 투신하는 것은 무사가 본래 바라는 바다. 전투를 피해서는 안 된다. 다만 자신의 본무(本務)를 실행한다는 것이 주요문제이지, 일의 성패는 문제 삼지 않는다. 당신이 전심(專心)해야 할 점은 오직 행동이지 결코 결과가 아니다. 행동의 결과에 좌우되어서는 안 된다.” 아르주나는 크리슈나의 말을 듣고서 이 전쟁의 의의를 이해하였지만 그의 흉중에는 아직도 의심의 그늘이 남아있어, 마음의 번뇌가 제거되지 않았다. 그러자 크리슈나는 아르주나에게 다시 최고의 인격신 비슈누의 신앙에 의한 구제를 밝혔다. 최고신은 최상의 인간으로서 인격적으로 표상(表象)되어 있다. 그는 일체의 생물에 대하여 은혜를 베풀고 구제를 행하기 때문에, 이 최고신에 대하여 박티(헌신)를 간직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 《마하바라타》의 저자로 알려진 기원전 2세기의 브야사(Vyasa).    

 

최고신 앞에서는 모든 것이 용서된다. 이 신은 선인을 구제하려 하면서 또한 악인을 절멸시키고자 하여, 각각 그 시기에 화신의 형식을 취하여서 출생하지만, 그에게 신앙 귀의한다면 악인이라도 구제된다. 인간이 열렬한 박티로써 최고신의 은총에 참여하고, 최고신의 본성을 알게 되면, 윤회의 세계를 벗어나게 되고, 해탈한 인간은 최고신과 본질이 똑같아진다.

▲ 1785년 《바가바드기타》를 영역한 찰즈 위킨즈.    


이러한 교훈을 듣고서 아르주나 왕자는 "나의 각오는 결정되었다. 의혹은 이미 사라졌다"라고 말하면서, 마음의 불안을 버리고 흔연히 전장에 진출하여 위대한 공을 세웠다고 한다.

 

서구에서는 영국의 동양학자인 찰즈 위킨즈(17491836)1785년 바가바드기타를 영역했다. 동양권인 중국에서는 薄伽梵歌라고 하여 至尊神的頌譚颂赞贊歌로 한역했으며, 일본에서는 영국 유학파이기도 한 불교학자이면서 인도학 학자였던 다가구스 준이지로(高楠 順次郎:18661945)1918년 번역, 출간했다. 한국에서는 석지현 스님(일지사 1995), 함석헌 옹(한길사 1996), 길희성 박사(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2013)의 번역본이 있다. 특히 석지현스님은 바가바드기따대승불교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줬다고 단정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보검<세계불교네트워크 코리아 대표>

 

 
  • 도배방지 이미지

모바일 상단 구글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