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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훈 목사 같은 극우 세력들은 대형교회서 배제당한 마이너 세력”

이광열 기자 | 기사입력 2020/08/08 [21:20]
민중신학자 김진호 ‘대형교회와 웰빙보수주의’에서 주장

“전광훈 목사 같은 극우 세력들은 대형교회서 배제당한 마이너 세력”

민중신학자 김진호 ‘대형교회와 웰빙보수주의’에서 주장

이광열 기자 | 입력 : 2020/08/08 [21:20]

 

민중신학자 김진호 대형교회와 웰빙보수주의에서 주장

 

대형교회는 사교클럽이자, 파워엘리트가 되기 위한 등용문

사회지도층들이 그들만의 리그를 더 공고하게 다지는 인맥공장'

전광훈 목사 같은 극우 세력들은 대형교회서 배제당한 마이너 세력

신천지'한국 교회가 품지 못한 탈락자들

 

대형교회는 사교클럽이자, 파워엘리트가 되기 위한 등용문” “사회지도층들이 그들만의 리그를 더 공고하게 다지는 인맥공장” “전광훈 목사 같은 극우 세력들은 대형교회서 배제당한 마이너 세력” ‘신천지'한국 교회가 품지 못한 탈락자들”....등등 한국 대형교회에 대한 비판을 쏟아내고 있는 대형교회와 웰빙보수주의’(김진호 .오월의봄 . 268. 16.000)기 출간됐다.

 

민중신학자 김진호 제3시대그리스도연구소 연구기획위원장이 펴낸 이책은 1990년대 중반 이후 대형교회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웰빙보수주의를 본격 탐구했다.

 

대형교회(Megachurch)는 일요일 대예배에 출석한 성인 신자가 2,000명 이상인 교회를 가리키는데, 이에 따르면 한국의 대형교회는 대략 900개소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즉 전체 교회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7%밖에 되지 않는데도 대형교회가 한국 개신교계에 미치는 영향력은 막강하다. 대형교회 목회사역자는 각 교단에서 교단정치의 핵이며 교회 연합기관들에서도 압도적인 영향력을 갖고 있다.

 

그런데 개신교 신자 수가 정체, 감소 추세로 변환된 1990년대 중반을 기점으로 대형교회에서 흥미로운 내적 분화가 일어나 특정한 계급문화를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장이 형성되었다.

 

저자는 이전에 급성장한 대형교회 유형을 선발대형교회’, 이후에 급성장한 대형교회 유형을 후발대형교회라고 부른다. 전자가 성장지상주의와 절대 1인의 카리스마적 리더십을 특징으로 한다면(대표적인 예로 영락교회와 순복음교회), 후자는 탈권위주의와 설득적 리더십에 기초하고 있다(대표적인 예로 사랑의교회, 온누리교회).

 

개신교 인구가 증가하던 시절 탄생한 선발대형교회는 새 신자의 유입이 중요한 변수였지만, 개신교 인구 정체, 감소 시대에 등장한 후발대형교회는 수평이동신자의 유입이 더욱 중요한 변수가 되었다. 새 신자가 담임목사에 대한 의존성이 강한 존재라면, 수평이동신자는 마치 상품을 구매하듯 교회를 선택하는 자라는 점에서, 목사에 대한 의존성이 훨씬 낮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새 신자 중심의 대형교회들은 전국의 대도시에 분산되어 있는 반면, 수평이동신자가 유입되어 대형교회가 된 교회들은 강남권(강남, 강동, 분당)에 집중되어 있다.

 

그들은 학력도 더 높고 자산도 더 많으며 상징자본도 더 많이 가진 이들이다. 이렇듯 한국 사회의 중상위계층이 강남권 후발대형교회에 집중되면서 그들 특유의 계급문화가 형성되었는데, 저자는 바로 그것을 웰빙보수주의라고 명명한다.

 

디지털화한 콘텐츠가 무한 유통되는 정보사회의 매스미디어가 충분히 발달하면 선택될 상품들이 더 다양하고 세밀하게 전시된다. 따라서 수평이동신자들은 교회들에 대해 더 많고 깊은 정보를 가지고 주체적으로 판단하여 선택하게 된다. 이때 주목할 것은 이런 정보 능력은 사회적 지식을 더 많이 활용할 수 있는 능력과 비례한다는 것이다. 1990년대 중반 이후의 떠돌이신자들 가운데 사회 엘리트가 상당히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물론 후발대형교회들에서도 1인의 카리스마적 리더가 모든 가용 자원을 독점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 리더의 성장 전략이 효과를 드러내려면 주체적인 신자들을 위한 선택지를 더 확대해야 한다. 즉 그런 신자들을 대대적으로 정착시키려면 담임목사가 디자인하는 교회나 목회가 그들의 신념과 기호에 잘 맞아야 한다. 하여 카리스마적 리더십보다는 설득적 리더십이 요구된다. 설득적 리더십은 떠돌이신자들을 재정착하도록 유인하는 데만 유효한 것이 아니다.

 

담임목사는 재정착한 신자들과 함께교회를 만들어간다. 이제 신자들은 담임목사에게 충성심을 갖는 추종자가 아니라 교회를 함께 만들어가는 협력자혹은 동역자가 된다. 그런 신자를 저자는 주권신자라고 명명한다. 이것은 민주국가의 제도적 주체를 주권국민또는 주권시민이라고 부르는 것에 병행되는 표현이다. 권위주의 체제가 1인의 카리스마적 리더십을 가진 지도자와 그에게 절대 충성하는 백성들의 수직적 네트워크가 제도화된 사회라면, 민주주의 체제는 설득적 리더십을 가진 지도자와 주권국민, 주권시민의 수평적 네트워크가 제도화된 사회다. 후발대형교회 유형의 교회로 성장하는 데는 설득적 리더십의 담임목사와 주권신자의 효과적인 조합이 중요하다. 이 조합이 잘 작동하는 후발대형교회 유형의 공동체들은 독특한 신앙문화를 발명해나갔는데, 그것이 바로 웰빙 신앙이다.

 

1990년대 후반 후발대형교회의 선두 주자인 사랑의교회와 온누리교회는 캐릭터화에 성공함으로써 주권신자들을 사로잡았다. 사랑의교회는 제자훈련이라는 캐릭터로, 그리고 온누리교회는 귀족영성이라는 캐릭터로 성공한 것이다. 선발대형교회의 성공 스토리에서 핵심 요소였던 목사의 카리스마적 리더십은 목사의 주도성에 초점이 있는 것이지만, 후발대형교회적인 교회의 캐릭터화는 신자들의 주도성에 방점이 찍힌다.

 

후발대형교회들은 이제 빠른 도시화로 인해 가족과 이웃의 친밀성이 치명적으로 해체되고 있는 시기에 다른 어느 곳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거대한 친밀성의 공간이 되었고 또 거대한 인맥 공장의 역할을 하게 되었다. 대형교회의 주권신자들은 대부분 사회적으로도 성공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교회를 귀족적 품격이 넘치는 웰빙의 장소로 만들고자 했다.

 

한국인 중 개신교 신자 비율은 아무리 많아도 20%를 넘지 못한다. 하지만 한국 사회의 파워엘리트 중 약 40%가 개신교 신자다. 그런데 후발대형교회에는 선발대형교회보다 파워엘리트의 비율이 훨씬 더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왜냐하면 선발대형교회가 전국의 대도시에 산재해 있는 반면, 후발대형교회는 강남권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는 후발대형교회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 대단히 막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들은 정부와 정치권, 학계, 재계, 법조계, 군부를 망라한 사회 곳곳에 포진해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 때의 소망교회 인맥이 특권적 지위를 누렸던 것을 빗댄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 지역)’이나 박근혜 정부 시절의 사미자’(사랑의교회·미래를경영하는연구모임)라는 표현은 그러한 영향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다.

 

최근에는 촛불정치태극기정치로 양분된 진보와 보수의 정치 지형 아래서 적절한 자리를 차지하지 못하고 있지만, 이 사회적 범주가 보수주의의 정치 어젠다를 추동하게 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저자는 한국의 대형교회는 중상류층 계급의 대를 잇는 사교클럽이자, 파워엘리트가 되기 위한 등용문이 돼준다대형교회가 점차 귀족화될수록 없는 자와 약한 자를 돌보라는 하나님의 말씀과는 점점 더 멀어지게 된다고 비판한다. 사회지도층들이 그들만의 리그를 더 공고하게 다지는 인맥공장'이 대형교회의 실체라는 것이다. 무슨 동네 어느 아파트에 사는지가 한국사회에서 '계급'을 나타내는 하나의 지표라면, 여기에다 어느 교회를 다니는지까지 확인하면 '진짜 상류층'을 가려낼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전광훈 목사 같은 극우주의 기독교 세력들은 엘리트 신자들이 주축이 된 대형교회에서 배제당한 마이너 세력이라고 했다. 웰빙보수주의 신앙담론에 끼지 못하는 이들이 선택한 건 동성애, 빨갱이, 신천지 등 적을 향한 분노였다는 것이다. 또한 코로나19 사태 와중에 이단으로 집중 조명받은 '신천지'에 대해서도 한국 교회가 품지 못한 탈락자들이란 해석을 내놨다. 신천지가 급성장한 2000년대 이후는 너나할 것 없이 웰빙보수주의 담론을 따라하기 시작했을 때다. 경제력도, 상징자본도 없는 사람들은 기존 교회를 떠나 신천지를 새 안식처로 삼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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