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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선 '생활의 발견'
박현선 ‘생활의 발견’● 제발, 서줘!
언덕에서 뒤로 미끄러져내리는 차를 운전하면서
기사입력: 2020/10/30 [07:38]  최종편집: ⓒ 매일종교신문
박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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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에서 뒤로 미끄러져내리는 차를 운전하면서 

 

내비게이션도 없던 시절, 서울 낙성대 역 인근 산등성이에 세워진 H교회를 다니고 있었다. 건축 의뢰를 받고 기획한 자료를 전해주기 위해 가고 있었다. 교회는 비탈진 언덕 위에 세워져 있었고, 내부를 밭고랑 늘이듯 넓혀가며 사용하고 있다. 예배를 드리러 갈 때는 주차 공간이 부족해 교회 주위를 빙빙 돌며 애를 태우는 곳이다.

 

미로 같은 교회 주차장으로 들어가기 불편하여 교회 입구도 로변 언덕 위에 주차하였다. 작은 벽돌을 뒷바퀴에 받쳐놓았다. 자료를 전해주고 나와 벽돌을 치우고 출발을 서둘렀다. 자동차 시동을 걸고 사이드 브레이크를 내렸는데, 차가 뒤로 서서히 미끄러지면서 시동이 꺼졌다. ‘차가 왜 이러지!’ 당황하여 혼 빠진 사람처럼 기어를 파킹에 놓았다 다시 시동을 걸어 보았지만 걸리지 않는다. ‘~~~’ 어떡해야 하나? 이러다 사고라도 나면 어쩌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멘붕 상태다. 뒤로 내려오는 차를 보고 영화 십계의 갈라지는 홍해 바다처럼 사람들이 피하는 모습이 보였다.

 

~~!’

안 돼. 제발, 서줘!’ ‘제발!’

혈관 속의 피를 녹여내고 있다. 어쩌면, 차의 멈춤이 더 늦어지면 난, 녹아내릴지도 모른다. 자동차는 언덕에서 50미터가량 미끄러지며 내려왔고, 무엇엔가 부딪쳐야 설 기세다. 그러더니 차가 달려오는 큰 도로 안으로 미끄러져 들어간다. 도로가 약간 내리막이었다. 달려오던 차들은 황급히 중앙선을 침범하여 내 차를 피해 달아난다. 길고 긴 악몽 같은 시간이 이어진다. 봉고차가 달려오다 멈칫거린다. 반대 차선에 자동차가 계속 달려 오니 피하지 못한다. 내 차는 봉고차 옆구리에 부딪히고 나서야 멈췄고, 악마 소굴 같던 내 마음도 멈추었다. 난 운전대에 얼굴을 묻고 떨리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나서야 차에서 내렸다. 봉고차 옆구리가 푹 들어가 있었고, 내 차는 왼쪽 꽁무니가 찌그러져 있었다.

 

오십 대로 보이는 남자가 내리면서 말을 한다. “큰일 날 뻔했어요! 제 차하고 부딪혔으니까, 멈춘 거지. 사람이라도 다쳤으면 어쩔 뻔했어요?” 나는 왜! 이런 사고가 일어났는지, 악몽을 꾼 것 같았다. 조심하며 운전하고 다니는데, 이런 사고는 처음이었고, 차에 부딪혀 멈춘 것이 위기의 순간을 넘긴 것이다. 긴장된 목소리로 다친 데는 없으신지요?” 다행히 괜찮다고 하면서 조심스럽게 물어왔다. 혹시, “H교회 다니지 않으세요? 저도 그 교회 성도입니다.” “~.” 안도감에 뭉쳐있던 긴장감이 풀어졌고, 차의 파손은 보험 처리하기로 하였다.

 

혼비백산 돌아온 나에게 남편은 얼마나 놀랐느냐고 따뜻하게 위로를 한다.

언덕이니까! 앞바퀴를 사선으로 놓고, 주차해야 했어. 차가 뒤로 밀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시동을 먼저 걸어놓고, 엑셀 레이더를 강하게 밟는 동시에, 사이드 브레이크를 내렸어야 해. 차가 뒤로 밀리면 아무리 시동을 걸어도 걸리지 않아.” “천만다행이야! 다친 곳도 없고, 차야 수리하면 되지. , 큰 경험이라 생각하고, 안 좋은 기억은 빨리 잊어버려.”

 

벽돌을 뒷바퀴에 끼워 놓은 채 시동을 걸었어야 했는데.”

 

H교회에서는 주일예배 때, 그날 사고를 알렸고, 비탈진 언덕에 주차하지 말라는 경고판을 설치하였다.   박현선(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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