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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교리와 정신질환 치료, 잘 맞닿아 있다”
정신과 의사 전현수 “괴로움 찾아오는 이유·없애는 방법 등 불교 교리에 완벽히 들어있어”
기사입력: 2021/02/09 [07:49]  최종편집: ⓒ 매일종교신문
문윤홍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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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의사 전현수 괴로움 찾아오는 이유·없애는 방법 등 불교 교리에 완벽히 들어있어

 

1년 이상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는 한국 사회 전반의 정서적·물질적 상황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우리 사회에 부정적 정서가 만연하면서 우울(Corona Blue)을 넘어 분노의 단계(Corona Red)로 넘어가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은 최근 성인 1000명을 대상을 코로나19 이후 국민의 일상 변화에 대해 온라인 조사를 벌인 결과 우리 사회가 우울의 단계인 '코로나 블루'를 넘어 분노의 단계인 '코로나 레드'로 넘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코로나19의 확산 전후로 일상에서 느끼는 감정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묻는 질문에 응답자 상당수가 부정적 감정의 증가를 언급했다. 응답자의 78.0%걱정 또는 스트레스를 이전보다 많이 느끼는 편이라고 답했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불안 또는 두려움을 많이 느낀다는 응답자는 65.4%였다. ‘짜증 또는 화’, ‘분노 또는 혐오가 많아진 편이라는 응답도 각각 60.8%, 59.5%로 절반을 웃돌았다.

 

앞으로 한국 사회에 대해선 '우리 사회는 어떤 어려움도 결국 극복할 것이다'(63.6%), '우리 사회는 더 나은 사회가 될 것이다'(56.7%), '나는 재난 상황에서 잘 대처할 것이다'(54.4%)와 같은 문항에서는 낙관적이었다.

 

우려도 있었다. '혐오와 차별이 증가할 것이다'(66.9%), '사회 구성원 간 격차가 커질 것이다'(63.0%), '개인의 자유가 제한될 것이다'(56.0%)의 문항에서는 절반이 넘는 응답자가 우려를 나타냈다. 코로나19 사태 후 외부활동은 감소하고 재택 활동이 많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이 감소한 활동은 여행(85.1%), 공연·예술·극장 영화관람(83.3%), 오프라인 사교활동(81.5%) 등이었다. 반면 미디어 이용(70.3%), 온라인 쇼핑(63.2%), 직접 요리(58.3%)는 크게 늘었다.

 

초기불교 자세히 설명한 초기불교 32출간일반인도 따라하면 감정 조절할 수 있어

 

이런 상황에서 정신과 의사의 조언과 처방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다. 그것도 독실한 불자로서 불교 교리에 밝은 의사의 처방이라면 금상첨화가 아니겠는가.

 

정신과 의사인 전현수 박사는 웬만한 승려 이상으로 불교를 공부하고 수행하고 있는 재가불자이다. BTN 불교TV에서 수년째 불교를 강의하고 불교정신치료 강의, 붓다에게 배운 마음치료 이야기, 부처님의 감정수업, 붓다의 심리학등을 펴내 사실상 포교도 하고 있는 셈이다. 2018년엔 불교정신치료 강의로 불교진흥원에서 수여하는 원효학술대상도 받았다.

 

전 박사는 정신과 의사가 웬 불교냐고 말하는 분이 계실지 모르지만 불교 공부가 저한테는 다른 길이 아니다. 불교 그 자체가 심리학이다. 불교에서는 우리의 마음이 어떻다는 것, 마음이 어떻게 움직인다는 것, 마음이 어떨 때 우리에게 괴로움이 온다는 것, 마음을 어떻게 해서 괴로움을 없앨 수 있다는 것, 이 모든 것이 완벽하게 구비돼 있다고 설명했다.

 

번뇌를 보는 눈 달라져야항상 깨어서 번뇌가 자리 잡지 않게 해야  

 

전공의 2년차 때 불교를 만나 30년째 공부하고 있다는 전 박사는 두 번씩이나 병원 문을 닫고 미얀마·말레이시아 등지에서 직접 수행을 해오면서 환자들이 호소하는 번뇌·욕망·죽음·고통으로부터의 해탈 방법을 찾아냈다.

 

전 박사는 번뇌는 먼저 번뇌를 보는 눈이 달라져야 한다. 항상 깨어서 번뇌가 자리 잡지 않도록 해야 한다. 번뇌가 처음 들어올 땐 한 놈이 싹 들어온다. 괜찮으면 또 친구를 불러온다. 이래서 나중에 확 생긴다. 한 놈은 다스리기가 쉽다. 번뇌가 처음에 생겼을 내 머릿속에 불이 붙었다 내지는 적이 침투했다 그렇게 생각하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 “우리도 수행을 하면 부처님과 똑같은 경험을 할 수 있다”고 말하는 전현수 박사  

 

선업과 악업의 문제도 마찬가지다. 그에 따르면 물이 가득 든 대야에 파란 잉크를 한 방울 떨어뜨리면 금세 파란색 물이 든다. 잉크만 따로 빼낼 수는 없다. 방법은 맑은 물을 계속 붓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수없이 반복하면 대야는 다시 맑은 물이 된다. 피치 못해 악업을 지었다면 참회하고 계속 선업을 쌓아나가면 된다는 것이다.

 

전 박사는 불교가 보편적인 경험, 보편적인 진리임을 강조한다. 예를 들어 두 과학자가 똑같은 조건에서 똑같은 실험으로 똑같은 결과를 반복해서 얻는다면 그것은 진리이고 법칙이 된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부처님은 자신이 깨달은 수행 체험을 제자들이 하도록 했고, 제자들 역시 부처님과 똑같은 수행을 통해 똑같은 경지를 체험했다는 것. 이처럼 제자들에 의해 부처님의 체험이 끊임없이 검증되었고, 2600년 동안 수많은 수행자가 똑같은 방법을 통해 비슷한 체험을 했다는 것이다.

 

전 박사가 이해한 불교는 또한 다른 종교처럼 무조건적인 믿음을 전제로 하거나 강요하지 않는다. 그는 나도 한 번 해봐야지. 나도 체험해보자고 하는 정도의 믿음이면 가능하다고 했다. 따라서 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다는 게 선언적 구호가 아니라 정말 누구나 가능한 보편적 진리임을 실감한다는 것이다. 불교는 과학이고, 실천 가능한 생활철학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이다. 30년 동안 경전을 읽고 수행해온 정신과 의사 전현수 박사는 불교는 보편적 진리다. 부처님은 성취하셨고 제자들은 관찰과 경험을 통해 이를 검증해 나갔다며 우리도 수행을 하면 부처님과 똑같은 경험을 할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붓다 가르침·수행 등 불교원형 담긴 초기불교 32』…번뇌·욕망 털어내는 5단계 지침도 소개

전현수 박사가 스리랑카·태국·미얀마 등 동남아에 널리 퍼져 있는 테라와다(남방)불교를 직접 체험하고 이해한 뒤 쉽게 풀어 설명한 초기불교 32(불광출판사)을 펴냈다. 1부처님이 어떤 분이고 불교란 무엇인지’, 2부처님이 들려주는 수행과 실천’, 3범부와 성자의 길’, 4부처님과 제자들로 구성되어 있다.

 

전 박사가 주안점을 둔 것은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번뇌·욕망·죽음 같은 우리 앞에 벌어지는 고통에 대한 것이다. 체험을 강조하는 전 박사는 그 체험이 일상으로부터 시작되기를 바란다. 그렇다고 출가 수행자처럼 모두에게 무소유와 무욕을 가지라고 강권하지는 않는다. 부처님은 욕망을 꼭 채우고 싶은 사람은 올바른 방법으로 채워라고 이야기했다는 점을 강조한다. 다만 그것이 감각적이거나 집착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경책한 사실도 들려준다.

 

전 박사는 일상에서 범부(凡夫)가 번뇌와 욕구를 가라앉히는 5단계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1단계는 대상을 옮기는 것이다. 욕심이나 화가 자꾸 자신에게 일어나면 그 대상을 옮겨보라. 그래도 안 되면 2단계는 그것이 나한테 해가 된다는 것을 생각하라. 이를테면 음란한 생각이 들면, ‘, 내가 헛물켜고 있구나하고 자각하라. 3단계는 아예 생각을 안 하는 것. 4단계는 떠오르는 힘을 없애는 것, 즉 마음에서 놓는 것이다. 최후의 수단인 5단계는 탐욕과 분노와 어리석음보다 더 강한 힘으로, 즉 죽기 살기로 제압하는 것이다. 경전은 수행자들을 위해 설했지만, 전 박사는 일반인들도 5단계를 외우고 조금씩 실천해 나가면서 번뇌분노를 조절할 수 있다고 한번 해 볼 것을 권한다. 

 

초기불교와 사분된 세계 불교   

 

불교라는 하나의 이름이 있지만 지역마다 그리고 시대마다 그 모양새가 조금 달랐다. 마치 똑같은 별이지만 남쪽에서 보는지 북쪽에서 보는지, 또 여름에 보는지 겨울에 보는지에 따라 우리에겐 그 밝기가 달리 보이는 것처럼 말이다. 현재 세계의 불교를 사분(四分)하고 있는 종파나 교리는 티베트불교, ()불교, 정토(淨土)불교와 테라와다(남방)불교이다.

 

서양에 주로 소개된 티베트불교는 자비와 이타행(利他行)을 특별히 강조하고, 우리나라에 꽃피운 선불교는 자기 응시와 직관(直觀)을 중시하는 반면, 대만과 일본에 정착한 정토불교는 염불 수행법을 위주로 한다. 이들 세 분파는 중생 구제를 목적으로 한다고 해서 대승불교로, 개인 해탈을 목적으로 수행하는 테라와다는 소승불교로 불린다. 테라와다는 초기 붓다와 제자들의 가르침을 원형 그대로 보존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인구 500만이라는 작은 나라에서 시작된 티베트불교는 자비와 이타행을 특별히 강조하며 삭막한 현대인의 가슴에 깊이 파고들어 특히 현재 서구에서 그 영향력을 높여가고 있다. 치열한 자기 응시가 반짝거리는 선불교는 전세계 면적과 인구의 30%에 이르는 지역에서 2천 년이 넘도록 문화적 지주 역할을 해왔고 지금도 여전히 해당 지역에서 강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염불이라는 간결한 수행법을 가진 정토불교 역시 일본과 대만을 비롯해 세계 불교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다.

 

이 셋을 뛰어넘는 영향력과 규모를 가지고 있는 불교가 바로 테라와다불교다. 주 무대인 동남아시아뿐 아니라, 일찍이 유럽에도 전해져 서구인들에게도 가장 친숙한 불교다. 전세계 수많은 구도자들이 이 가르침을 체험하기 위해 지난 50여년 동안 스리랑카, 태국과 미얀마로 몰려들었다.

 

테라와다불교의 교리를 부르는 다른 이름이 바로 초기불교다. 티베트불교, 선불교, 정토불교가 모두 대승불교라는 가지에서 뻗어 나온 것에 비해 테라와다 불교는 초기 붓다와 제자들의 가르침을 잘 보존하고 있다고 평가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기도 하다. 테라는 상좌(上座)’, 와다는 가르침이란 뜻이다. 부처님은 해탈을 위해 필요한 것은 마음의 집착을 없애고 번뇌를 소멸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수행 방법은 부처님 당시의 수행법 그대로 이행하는 것이다. 그래서 초기불교라고도 한다.

 

선불교의 영향력이 강했던 우리나라에는 오히려 서구는 물론 일본, 대만 등에 비해서도 뒤늦게 본격 소개되었다. 빨리어 경전과 논서가 한국어로 번역, 소개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며 직관을 중시하는 선불교에 비해 호흡을 중시하며 자애심 증장(增長)에 초점을 둔 수행 방법 역시 선불교를 접했던 이들에게는 낯설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유행이다 싶을 정도로 각광을 받고 있고 또 한국에서도 꽤 많은 스님들과 재가자들이 남방을 찾고 있다. 그런데 막상 초심자들이 초기불교를 공부하려면 난감한 점이 있다. 반복되는 숫자와 그물망처럼 복잡한 이론 때문이다. 웬만한 사람은 남방에서 결집된 빨리어 경전을 읽는 것도 어렵고 복잡한 문제이지만 경전에 대한 주석서 그리고 논서인 아비담마까지 넘어가면 웬만한 수학 공식보다 난해하다고 느낀다.

수암(守岩) 문 윤 홍<大記者/칼럼니스트>moon475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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