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서양문화와 불교-⑰ 박트리아의 운명, 알렉산더 동방원정에서 미군 철수까지

보검 이치란 스님문 | 기사입력 2021/04/19 [06:27]
미국 바이든 대통령, 20년 아프간 전쟁 종식 선언 다음 달 1일부터 철수

서양문화와 불교-⑰ 박트리아의 운명, 알렉산더 동방원정에서 미군 철수까지

미국 바이든 대통령, 20년 아프간 전쟁 종식 선언 다음 달 1일부터 철수

보검 이치란 스님문 | 입력 : 2021/04/19 [06:27]
▲ 미국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레이건 대통령이 아프간 무자헤딘(전사) 지도자들과 만나고 있다.1983년.  

 

미국 바이든 대통령, 20년 아프간 전쟁 종식 선언 다음 달 1일부터 철수

 

"나는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을 지휘하는 네 번째 미국 대통령으로, 이 책임을 다섯 번째 대통령에게 넘기지 않겠다. 미국의 가장 긴 전쟁을 끝내야 할 때이며, 이제 미군이 집으로 돌아와야 할 시간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414일 미국 역사상 최장기 전쟁인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20년 만에 끝내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연설에서 아프간 주둔 미군 철수를 다음 51일부터 시작해 911일 이전에 끝내겠다고 밝혔다. 2001년 조지 W.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은 알카에다의 9.11 테러 공격을 계기로 아프간 전쟁을 시작했다. 전쟁종식 선언이유는 9.11 테러를 일으킨 빈 라덴이 제거됐고 알카에다가 아프간에서 분해됐기 때문에 전쟁목적이 달성됐다고 주장했다.

 

나는 세계 여러 곳을 가봤지만 아직 아프가니스탄은 못가 봤다. 정말 가보고 싶은 곳 가운데 하나가 바로 아프가니스탄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한 때 불교가 왕성했던 곳이기 때문이다. 4세기 중국의 인도 구법 승려인 법현법사, 7세기 현장 삼장이나 8세기 신라의 혜초 스님도 가 본 아프가니스탄을 21세기에 살고 있는 내가 가보지 못한다는 것은 나에게는 정말 아쉬운 일이다. 갈 수 없는 곳이 되어버린 것은 간단하다. 전쟁 때문이다. 이제 전쟁이 멈춘다고 하니 기회가 올 수도 있겠다하는 희망을 가져본다.

 

아프가니스탄 전쟁은 2001년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침공 이후 발생한 전쟁이다. 미국은 캐나다와 영국의 지지를 받은 후, 나토(NATO) 회원국을 포함한 40개국 지지를 받는 전쟁명분을 확보하고 알카에다를 해체하고, 탈레반 정권을 축출해 아프가니스탄에서 알카에다의 안전한 작전 기지를 제거하는 것이 목표였다. 아프가니스탄 전쟁은 미국 역사상 가장 긴 전쟁이 되었다.

 

미국 주도의 아프가니스탄 전쟁이전엔 소련아프가니스탄 전쟁이 197912월부터 19892월까지 9년 이상 지속되었다. 무자헤딘(전사)이라 불리는 반군세력이 기독교 및 이슬람 국가들의 지원을 받으며 소련의 괴뢰정권인 아프가니스탄 민주공화국과 소련군의 연합군에 맞서 싸웠다. 이 전쟁으로 최대 150만 명의 민간인들이 목숨을 잃었고, 수백만 명이 파키스탄과 이란으로 피난해 난민이 되었다.

▲ 아프가니스탄-우즈베키스탄 우호의 다리를 건너서 철수하는 소련군. 1989년 2월 15일.    

 

소련군의 아프가니스탄 철수는 1988515일 시작되어 1989215일 성공적으로 완료되었다. 1988415일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은 3개 조항에 걸친 상호 관계 원칙에 합의, 아프가니스탄 난민들의 자발적 귀환을 간섭하거나 방해하지 않고 그 정착에 상관하지 않을 것을 그 골자로 했다. 미국과 소련도 상호간에 어떠한 형태의 간섭과 방해도 하지 않겠다는 선언에 조인했다.

 

이 전쟁은 대개 냉전의 한 부분으로 여기며, 장기 전쟁이고 침공한 강대국이 결국 패퇴했다는 결과에서 서방세계에서는 소련판 베트남 전쟁또는 곰 덫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곰을 잡은 덫이라는 별명대로 소련아프가니스탄 전쟁은 소련체제 붕괴에도 간접 기여한 변수였던 것으로 생각된다.

 

전쟁발발은 1973년 쿠데타로 왕정을 타도하고 공화국을 수립한 이후 아프가니스탄은 연속으로 정권이 교체되는 가운데 친소좌익(親蘇左翼)이 부상, 19785월 쿠데타로 공산주의 정권이 수립되자, 1979년 초부터 이란의 '이슬람 혁명'에 영향을 받은 저항 세력을 중심으로 '무신(無神)의 공산주의'에 반대, 정권 타도를 목적으로 무장 항쟁이 시작됐다.

▲ 수백 년간 아프가니스탄 땅은 페르시아 제국의 동부 영토였으며, 지금까지도 이 나라는 이란의 동쪽 접경을 이루고 있다.  

 

종족별로 정권에 대한 '지하드(聖戰)' 선포로 시작된 반정부 투쟁은 모든 이슬람 종파가 가담하는 내전 상태로 확대되었고, 궁지에 몰리기 시작한 좌익정권에서는 내부적 권력 투쟁이 발생, 강경 세력이 부각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공산정권은 권력 유지를 위해 소련의 지원을 요청했고, 이슬람 저항 세력을 진압하기 위한 소련의 군사고문단이 대거 투입되었다. 10년간 전쟁이 지속되었으나, 결국 소련이 철군을 함으로써 아프가니스탄에는 평화가 찾아 온듯했다.

▲ 탈레반이 파괴하기 전의 바미얀 석불 중의 하나.    

 

아프가니스탄은 알렉산더가 이집트 페르시아를 공격하여 승리하고, 인도침략 직전 박트리아에 주둔하면서 숨고르기를 하던 곳이다. 나중에 그리스-박트리아가 되어 헬레니즘 나라가 되어 그리스 사상과 문화 예술이 전성을 이뤘고, 인도불교가 전파되어 그리스의 헬레니즘과 불교가 상생하여 혼합주의 사상이 꽃피웠던 곳이다. 이 박트리아가 바로 오늘날의 아프가니스탄이다. 그리스인과 페르시아와 인도인 투르크인까지 뒤 섞인 다문화 다민족 국가가 바로 아프가니스탄이다.

 

소련 침공으로 인한 전쟁 때문에 수많은 엘리트와 지식인들이 해외로 피신하여,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지도층의 불균형 현상이 일어났다. 소련군을 물리친 무자헤딘 내의 각 분파들은 계속 서로 싸웠으며, 아프가니스탄은 군벌 내전 상태에 빠졌다. 이 시기에 가장 심각한 전투는 1994년에 있었다. 카불 한 곳에서 1만 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이 때 탈레반이 정치-종교 세력으로 성장, 결국 1996년에 카불을 장악하고, 아프가니스탄 이슬람 토후국을 세웠다. 2000년 말에 탈레반은 국토의 95%를 장악했었다.

▲ 아프간 인구 3천8백만 명 가운데 50%를 차지하는 파슈토어를 사용하는 파슈툰인. 이들은 파키스탄에도 전 인구의 17%인 3천 6백만 명이 살고 있다. 인도-유럽어족 인도이란어파에 속한다.

 

탈레반이 7년간 아프가니스탄을 통치하면서, 주민 절대다수는 자유가 억압당하고 인권이 유린당했다. 여성은 직업을 가질 수 없었고, 어린 여성이 학교에 가는 것조차도 엄금되었다. 공산주의자들은 조직적으로 근절되었으며, 절도범은 손과 발이 잘리는 형벌을 받았다.

 

기원전부터 그리스 헬레니즘 식민지를 겼었던 박트리아는 문화적으로 인종적으로 다양성을 유지해왔던 나라였고, 조로아스터교와 불교가 주류 종교였고, 나중에는 이슬람교가 지배하는 나라가 되었다.

 

사실, 근대에 이르러서 아프간은 영국군과 먼저 부딪쳤다. 1842년 영국령 인도제국군과의 전투에서 아프간 군이 승리한 후, 영국은 아프간 정부와 수교하고 모든 군대를 나라 밖으로 철수시켰다. 영국군은 1870년대 후반에 아유브칸을 몰아내고 압둘 라흐만 칸의 집권을 돕기 위해 다시 돌아와 2년간 제2차 영국-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치른다. 이후 영국은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었고 아프간의 외교정책까지 통제하였다.

▲ 전통의상을 입은 타지크인 여성. 아프간에는 전인구의 30%인 9백만 명의 타지크인이 살고 있으며 이들은 이란족계열의 아리아인 유목민.    

 

아프가니스탄에 매장된 주요 자원은 석탄, 구리, 철광석, 리튬, 우라늄, 희토류 원소, 크로뮴, , 아연, 활석, 황산바륨, 유황, , 대리암, 보석, 천연 가스와 석유가 매장되어 있다. 미국과 아프가니스탄 양국 정부는 2010년 아프가니스탄 내에 매장된 자원 중 미개발된 광물 매장량의 가치가 최대 3조 달러에까지 이른다고 발표한 바 있다. 아프가니스탄의 면적은 프랑스보다 조금 넓고 미얀마보다 조금 작으며, 미국 텍사스 주 정도의 면적을 가지고 있다. 남쪽과 동쪽으로는 파키스탄, 서쪽으로는 이란, 북쪽으로는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이 있으며 북동쪽으로는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은 기원전부터 실크로드의 교차로의 역할을 한 지역으로, 이러한 역사적인 지위와 이유로 현재의 다문화 사회 형성에 중요한 기여를 했다. 아프가니스탄의 공식 언어는 다리어와 파슈토어로, 국가 전체에 다중언어 생활이 보편화되어있다. 파슈토어와 다리어 모두 이란어군 어파에서 나온 인도유럽어족 언어다. 다리어(아프간족 페르시아어)는 오랫동안 민족 상호 소통에 있어 링구아 프랑카 역할을 해왔으며, 타지크인, 하자라족, 아이마크인, 그리고 키질바쉬족의 모어이다. 파슈토어는 파슈툰인의 모어이나, 많은 파슈툰인들이 다리어에 능하고, 파슈툰인이 아닌 민족 구성원들도 파슈툰어에 능한 경우가 많다. 아프간에는 불교유적이 산재해 있다.

보검<세계불교네트워크 코리아 대표

▲ 필자 보검스님이 옛 박트리아 부하라 이슬람 사원 앞에서.    

 

 

 
  • 도배방지 이미지

모바일 상단 구글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