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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교도 교회 목사 양성위해 설립된 하버드대 교목실장에 무신론 목회자

김희성 기자 | 기사입력 2021/08/31 [22:56]
베스트셀러 ‘신 없는 선’의 저자 앱스타인...40여 성직자 만장일치로 선출

청교도 교회 목사 양성위해 설립된 하버드대 교목실장에 무신론 목회자

베스트셀러 ‘신 없는 선’의 저자 앱스타인...40여 성직자 만장일치로 선출

김희성 기자 | 입력 : 2021/08/31 [22:56]

베스트셀러 신 없는 선의 저자 앱스타인...40여 성직자 만장일치로 선출

 

1630년대 기독교 이념으로 설립된 하버드대의 새 교목실장으로 무신론 목회자가 선출되어 화제가 되고 있다.

 

조선일보는 31일 뉴욕타임즈를 인용해 하버드대의 새 교목실장(Chief Chaplain)44세의 유대계 출신 무신론자 그레그 엡스타인(사진)이 지난 주 선출됐다고 보도했다.

 

1630년대 미국 뉴잉글랜드 지방에 정착한 영국 청교도들은 교회의 장래를 놓고 고민이 있었다. 정착지의 청교도 교회들을 이끌어갈 미래의 목사들을 어떻게 양성할 것이냐였다. 그 해답이 존 하버드 목사가 기부한 책과 자금으로 1636년 설립된 하버드 칼리지였다. 이후 종합대학으로 발전했지만, 1880년대까지 하버드대의 신조(motto)그리스도의 영광을 위하여교회의 그리스도를 위하여이란 뜻의 라틴어가 번갈아 쓰였다.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인 () 없는 선(Good Without God)’이란 책의 저자이기도 한 그레그 엡스타인은 2005년부터 하버드대와 인근 MIT대에서 무신론 커뮤니티를 이끌며 학생들에게 신이 아니라, 사람들과의 관계에 주목하라고 가르쳐왔다. 그래서 종종 세속적, 가치 중심적 철학인 인문주의 운동의 대부(代父)”로 소개된다. 엡스타인은 NYT갈수록 많은 사람이 특정 종교에 속하지 않으면서도, 어떻게 좋은 사람이 되고 도덕적인 삶을 살 것인지에 대해 얘기하고 도움받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흥미롭게도, 기독교천주교불교힌두교 등 하버드대에서 다양한 종교 커뮤니티를 이끄는 40여 명의 성직자가 만장일치로 무신론자인 엡스타인을 교목실장으로 선출했다. ‘교목실장이란 직책도 대학 내 존재하는 다양한 종교를 고려할 때 사제(司祭)실장’ ‘종교실장에 가깝다. 이 대학의 크리스천사이언스 교목인 매깃 해머스트롬은 NYT보수적인 대학에선 도대체 뭔 짓을 하는 거냐?’라고 하겠지만, 하버드대 같은 환경에선 그가 적격이라며 엡스타인은 서로 다른 신앙 사이에 소통 채널을 계속 유지해왔다고 말했다. 

 

무신론자가 하버드대 교목실장으로 선출된 것은 미국사회에서 기독교 색채가 점차 옅어지는 세태를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

 

여론조사기관 퓨 리서치에 따르면, 자신을 크리스천(개신교가톨릭)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200778%에서 2019년에는 65%로 줄었다. 반면에, ‘어느 종교에도 속하지 않는다는 답변은 16%에서 26%로 올라갔다. 2019년도 하버드대 졸업예정자 중에서도 기독교와 가톨릭 신자는 17%17.1%에 그쳤고, 불가지론자 21.3%, 무신론자 16.6% 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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