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백인이 90% 미국 도시서 소말리아계 무슬림 시장 취임

김희성 기자 | 기사입력 2021/12/09 [14:11]
세 자녀 어머니...이방인 따뜻하게 환영해준 유권자에 감사”

백인이 90% 미국 도시서 소말리아계 무슬림 시장 취임

세 자녀 어머니...이방인 따뜻하게 환영해준 유권자에 감사”

김희성 기자 | 입력 : 2021/12/09 [14:11]
▲ 데카 달라크. 유튜브캡처   


세 자녀 어머니...이방인 따뜻하게 환영해준 유권자에 감사

 

백인이 90%인 미국 메인 주의 네 번째로 큰 도시 사우스 포틀랜드에서 첫 무슬림 소말리아계 시장이 나왔다.

 

7(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데카 달라크(53) 시장이 6일 메인 주에서 네 번째로 큰 도시 사우스 포틀랜드 시장으로 취임했다. 달라크 시장은 1990년 내전을 피해 소말리아를 탈출한 후 1992년 미국에 정착한 소말리아계 미국인 1세대다. 소말리아 이민자들이 메인에 정착하기 시작하던 2000년대 초 한 도시의 시장은 소말리아 이민자들의 정착을 거부하는 공개서한을 보냈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20여년 만에 소말리아 이주민 출신 시장이 나온 것이다.

 

백인 비중이 90%인 도시에서 무슬림 흑인 시장의 탄생에 대해 달라크는 충격적이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그게 당초 그가 공직에 도전한 이유다. 그는 지난달 사우스 포틀랜드 시의회가 만장일치로 그를 시장으로 지명했을 때 나와 같은 외모를 가진 다른 민족, 특히 젊은 세대에게 이 여자가 이걸 할 수 있다면 나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있도록 그 길을 처음으로 열어줄 수 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자랑스럽다이 아름다운 도시에는 여러분 각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달라크는 2018년 시의회 선거 출마를 결심했고 가가호호 선거유세를 시작했다. 그 결과 지역에서 명망 높은 사업가를 상대로 당선돼 지역 최초 아프리카계이자 무슬림으로 시의회 선출 기록을 새로 썼다. 지난해 무난히 재선에 성공한 그는 지난달 시의회 만장일치로 시장에 추대된 데 이어 지난 6일 투표를 통해 임기 1년의 시장으로 공식 선출됐다. 그는 사실상 파트타임인 시의회에서 사회복지 전문가로 메인주 교육부 전문가로 활동하면서 각종 조직에서도 활발히 봉사활동을 했다.

 

그런 그가 가장 중시하는 건 역시 유권자와의 소통이다. 세 자녀를 둔 어머니이기도 한 그는 공사가 왜 이렇게 오래 걸리나, 왜 이 사람은 수탉을 키우나, 뭐든지 말해달라고 한다고 했다. 2018년 시의원 선거 때 집집마다 문을 두드리며 일대일 유세전을 펼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이날 취임식도 예상보다 참석자가 많아 더 큰 강당으로 옮겨야 했다고 한다. 

 

달라크는 이날 취임식에서 나를 이방인으로 여길 수 있었지만 따뜻하게 환영해준 유권자들에게 감사하다면서 우리(이민자와 기존 미국 시민)는 같은 공간에 사는 만큼 관계를 함께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가 놓치고 있는 건 우리 형제와 자매 안에 있다는 소말리 격언을 인용하면서 공감과 동정, 은혜, 이해심을 갖고 들어준다면 사우스 포틀랜드에 함께 봉사할 수 있다고 말하는 순간 좌중에선 기립박수가 쏟아졌다.

  • 도배방지 이미지

모바일 상단 구글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