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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태 박사의 한국종교학●천부경은 단군의 문화유산인가?

장정태 논설위원 | 기사입력 2021/12/14 [07:55]
환인은 하늘(天)에 군림하는, 자비와 엄격의 양면을 가진 지고신적인 존재

장정태 박사의 한국종교학●천부경은 단군의 문화유산인가?

환인은 하늘(天)에 군림하는, 자비와 엄격의 양면을 가진 지고신적인 존재

장정태 논설위원 | 입력 : 2021/12/14 [07:55]

환인은 하늘()에 군림하는, 자비와 엄격의 양면을 가진 지고신적인 존

 

천부경과 관련 개인적으로 동양사상(관광신보, 2008, pp. 233-236)에서 기술하였다. 천부경 81자는 노자의 도덕경, 중화경, 전설 속에서 신룡(神龍)의 등에 있는 비늘 숫자, 황제내경의 소문, 영추가 각각 81자입니다. 81자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고 본다. 81자 하나하나에 담긴 의미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

▲ 환단고기의 천부경     

 

천부경은 단군의 문화유산인가?이 글의 주제와 제목은 다양한 논란의 소지가 되고 있다.

 

먼저 진위 논쟁이 있는 천부경과 단군이다. 단군을 표기하는 단의 경우 (믿을 단, 머뭇거릴 전)(),() (박달나무 단), (흙을 쌓아 올려 만든단, ())이다. 두 단어 사이의 차이는 단군의 역할과도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제단을 차려놓고 제사를 지낸 제사장으로 보는 단군(壇君)과 하늘에서 내려온 상징성에 차이다.(檀君) 우리나라에 처음에는 군장(君長)이 없었는데, 신인(神人)이 태백산(太白山) 단목(檀木) 밑으로 내려오니, 나라 사람들이 이를 임금으로 삼았다. 중국의 요임금과 병립(竝立)하여 나라 이름을 조선이라고 했으니, 이 분이 단군(檀君)이 된다. 조선 명종 때의 유학자 박세무가 지은 동몽선습에는 단목을 통해 내려온 이가 단군으로 표기되고 있다. 그리고 또 하나 환인()이다.

 

고전 가운데 가장 많이 번역된 삼국유사는 1285년 고려 시대에 실존했던 일연(1206-1289, 이름 견명, 자 희연, 시호 보각)이란 스님의 저서다. 이 책은 신라, 고구려, 백제, 가야, 동부여, 말갈, 발해의 역사 외에도 단군의 사적, 신화, 전설, 설화, 향가, 문화, 풍속, 언어, 종교 등 풍부하게 수록된 귀중한 역사 서적 성격을 지닌 귀중한 자료이다.

 

우리가 오늘날 접하고 있는 일연스님의 삼국유사는 스님의 저술 당시 원형이 지금까지 전해진 것인가. 그렇지 않다. 처음 인쇄본이 나온 이후 다시 재 인쇄되었다는 기록이 없다. 지금 우리가 만나고 있는 삼국유사는 조선시대 중기 중종 당시 이계복이라는 경주 판윤에 의해 엮어진 책이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삼국유사 관련 자료들을 모아 찍어낸 시기가 임신년이라 임신본이라고 한다. 이계복이 모두 모아 엮었다고 할 수 없고 중간중간 엮어놓기 불편한 내용, 남녀상렬지사 등 유교의 가치를 크게 훼손하는 내용은 빼거나 삭제했을 것이란 합리적 의심을 한다.

 

그런데도 우리는 고려 시대 일연의 책이 그대로 보존되고 있다는 생각에 단 한 점 의심 없이 받아들이고 있다. 삼국유사가 민족의 성전이라고 주장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단군의 기록이 전해지는 현존 최초의 자료라는 점이다. 혹자는 삼국유사는 일제때 많은 우리 역사서 20만 권을 소각하는 과정에서 가치 없는 책 가운데 한 권 삼국사기와 함께 보존된 행운의 서적이라는 주장을 한다. 

▲ 삼국유사 편찬은 단순한 창작물로 단군의 이야기가 아니라 상고시대부터 고려 시대까지 전해 내려온 이야기를 수집하고 기록한 것이다.  일연스님의 저술 당시 원형이 지금까지 전해진 것이 아니라 조선시대 중기 중종 당시 이계복이라는 경주 판윤에 의해 엮어진 책이다.   

 

일연의 삼국유사 편찬이 단순한 창작물로 단군의 이야기가 아니라 상고시대부터 고려 시대까지 전해 내려온 이야기를 수집하고 기록하여 전하는 것이다. 저술 당시 몽골의 침략으로 천손(天孫)을 자부하는 민족 주체의식으로 변하며 역사상 외적의 침략에 항거하는 정신적 지주가 되었다.

 

환인(桓因)에 대해서는 두 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다. 첫째 원래 환국(桓國)인데 일제에 의해 환인(桓因)으로 조작되었다는 주장이고 둘째는 환인(桓因)이 삼국유사의 저자 일연의 환인(桓因)<제석帝釋)>이란 주장이다. 이와 별도로 환국(桓國)에 통치자 환인(桓因)으로 해석하는 절충형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 일제 때 식민사학자인 이마니시 류(今西龍)가 석유환국(昔有桓國)을 석유환인(昔有桓因)이라고 조작했다. 이렇게 해서 인류 첫 나라이자 3000여 년을 지속한 제국(환국)을 단지 한 명의 개인(환인)인 것처럼 날조해 버렸다.   

 

환국(桓國)이 일제에 의해 환인(桓因)으로 조작되었다는 주장은 일본이 1910년 우리나라를 강제로 병탄하고 1920년에는 총독부에 조선사편수회를 설치하여 식민사관으로 조선사(朝鮮史) 35권을 편찬하여 보급하였는데 근본적으로 우리 역사를 왜곡하였다. 우리의 상고사 7.000년을 실종시킨 것이다. 그들의 역사 아래에 내려놓기 위해서이다. 삼국유사의 임신본(壬申本)에 적힌 석유환국(昔有桓國)”석유환인(昔有桓人)”으로 변조시켜 동아시아 최초의 국가인 우리 상고사 환국(桓國)의 존립 근거를 없애 버린 것이다. 국가로 존재해오던 환국(桓國)이 일제강점기 삭제했다는 주장이다. 그 근거로 고려대학교 소장 민송문고 영인본을 古記云 昔有桓国을 제시하고 있으나 點校 三國遺事, 저자 최광식, 박대재은 삼국유사(三國遺事)의 단군고기(檀君古記) 가운데 석유환국(昔有桓國)이라고 되어있어야 할 곳을, 후에 천인(賤人)이 망필(妄筆)로 말미암아 석유환인(昔有桓因)이라고 고쳐진 것으로 보고 있다.

 

서자란 신분을 형제간 서열을 말하는 것이 아닌 서자 벼슬을 하는 환웅으로 본 최태영은 옛날에 환국이 있었다. 그 나라에 높은 서자 벼슬을 하는 환웅……. 삼국시대 이후 지배이념이 된 불교의 영향으로 어떤 책들은 환국을 불교에서 말하는 제석(帝釋), 환인(桓因)으로 변조함으로써 현재 전해지는 <삼국유사>의 판본에는 옛날에 환국이 있었다. (昔有桓國)”옛날에 환인이 있었다. (昔有桓因)”로 변조되어있고, 급기야 환인의 첩 아들(서자) 환웅을 유도했다.

 

김동춘도 이와 같은 주장이다.

 

환국이 환인으로 조직적으로 변조되었다는 연구자들 가운데 관여한 단체, 실행자를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 다만 군청을 동원해서 환국으로 표기된 책과 비기(秘記), 역사서들을 빌리는 형식을 취해 다 걷어 들여 없앴다는 주장 역시 근거가 미약하다.

 

환국(桓國)이란 공간적 개념과 그곳을 다스렸던 통치자로서 환인 모두를 수용하려는 타협안이 제시되고 있다. 환인(桓因)이 삼국유사의 저자 일연의 환인<제석帝釋>이란 주장은 조선 중기의 문신이자 시평가 홍만종이 단군에서 곽재우에 이르는 38명의 설화를 모아 1666(현종가7)에 해동이적(海東異蹟)에서 환인을 명을 받고 환웅이 내려왔다고 전하고 있다.

 

환인은 하늘()에 군림하여 땅() 위의 인간에게 혜택을 주며 또 때에 따라서는 징계의 체벌을 내리기도 하는, 자비와 엄격의 양면을 가진 지고신적인 존재다. 하늘에 있는 왕국을 다스리는 환인이란 임금과 그의 아들 환웅이 이 땅에 내려오게 된 동기와 그리고 다스림의 역사를 기술하면서 환인은 인명으로 보고 있다. 이와 같은 양측의 연구에 대해 최근에는 새롭게 두 주장을 절충하는 대안이 나오게 된다.

 

<환국>은 나라 이름이요, <환인>은 그 나라 최고 통치자의 명칭이다. 그러므로 환국이나 환인은 글자는 다르나 실제적으로는 서로 같은 내용을 다르게 표기한 것뿐이다.

 

<환국>은 하나의 크고 밝은 나라, 즉 하늘나라이다. 이 하늘나라를 다스리는 최고 통치자가 바로 <환인>이니 하나님이다. 하늘나라를 다스린 것이다. 여기서 우리 민족 최초의 국가가 바로 하늘나라이고, 그의 통치자가 하나님이었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환인과 환국 표현() 대한 혼란은 삼국유사 원본이 발견되기 전 계속될 것이다. 환국을 주장하는 근거로 현존하는 삼국유사 원본으로 가장 오래된 조선 중종 7(1512) 경주부윤(慶州府尹) 이계복(李繼福)이 중간(重刊)한 정덕본(正德本)에는 환인이 분명 환국이라고 되어있던 것을 일제 치하의 일인 이마니시 류(今西龍)가 주동이 되어 우리 역사의 왜곡, 날조, 말살의 음모를 행할 때, ‘환국환인으로 날조하여 세상에 퍼트렸다는 논거에서다. 실제 육당 최남선이 간행한 󰡔삼국유사󰡕에는 자가 아닌 ’ ‘()’자를 받아두고 있다. 환인에 대한 일연(一然)의 원주(原註)에는 환인제석(帝釋)을 말한다.”라고 했는데, 제석은 불교에서 말하는 수미산(須彌山) 꼭대기에 있는 도리천(忉利天)의 임금을 가리킨다.

 

일연은 굳이 제석으로 주석을 낸 것이나, 그와 동시대 사람인 이승휴(李承休)󰡔제왕운기(帝王韻紀)󰡕에서 단군의 일을 읊은 대목의 주석과 본문에서 상제환인또는 환인으로 기사(記寫)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일연이 󰡔삼국유사󰡕를 편저하던 당시에도 역시 나라의 이름은 환국이 아니라 천제 이름 환인으로 되어있으므로 일연의 입장에서 환인으로 보는 것이 환인에 대한 정확한 접근법이다. 현재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삼국유사는 번역과정에서 환국과 환인을 혼돈하는 경우가 있다.

 

대부분의 연구자들은 삼국유사 고조선 편의 단군 관련 부분을 놓고 <단군신화>라고 표현하고 있다. 이와 유사한 표현이 수차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연구자를 비롯 대부분 연구자는 <단군신화> 혹은 <단군사화>라고 한다. 단군신화는 일제에 의해 시작된 제목으로 인식한 일부 연구자들은 단군사화 즉 단군을 역사 속 인물로 단정 후 역사 인물로 소개하고 있다. 그러나 삼국유사를 살펴보면 고조선(단군왕검)조에 속한 내용 일부다. 대부분 연구자가 친일파 청산과 함께 친일사학을 극복하고 주체사학을 정립했다고 주장되는 북한에서 조차 고조선의 건국신화인 <단군신화>의 내용을 깊이 분석처럼 단군신화라고 인식하고 있다.

 

특정 부분만을 발취하여 <신화>, <사화> 표현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자는 의미다.

 

신화란 한 민족의 정통성을 증명하기 위한 것이며 공동체 의식의 핵심이기도 하다. 신화는 민간에 오랫동안 전해져 오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후세의 사람들의 상상과 꿈을 덧붙이기도 하고 어떤 목적을 품고 창작하기도 하는데 이 과정에서 그 민족의 특성과 사고방식이 나타나게 된다.

장정태 삼국유사문화원장(철학박사. 한국불교사 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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