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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축구 영웅' 살라의 성탄절 기념 사진 종교 논란

이광열 기자 | 기사입력 2021/12/28 [13:48]
무슬림이지만 성탄과 여성인권 챙겨...무슬림 팬 비판

'이집트 축구 영웅' 살라의 성탄절 기념 사진 종교 논란

무슬림이지만 성탄과 여성인권 챙겨...무슬림 팬 비판

이광열 기자 | 입력 : 2021/12/28 [13:48]
▲ 축구선수 모하메드 살라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크리스마스 트리 앞 가족 사진을 게시해 일부 무슬림 팬들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 인스타그램 캡처=한국일보   

 

무슬림이지만 성탄과 여성인권 챙겨...무슬림 팬 비판 

 

잉글랜드 프리미엄리그(EPL)의 리버풀FC의 공격수 모하메드 살라(29)가 가족과 크리스마스를 기념하는 사진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가 일부 무슬림 팬들의 비판을 받고 있다. 이에 다른 팬들이 비판에 반박하는 댓글을 달며 종교를 둘러싼 싸움으로까지 번지는 양상이라고 한국일보가 28일 보도했다.

 

이집트 국적의 모하메드 살라는 자신의 SNS26일 새벽(한국시간) #MerryChristmas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아내, 자녀들과 크리스마스 트리 아래서 찍은 사진을 게시했다. 가족과 크리스마스 분위기의 옷까지 맞춰 입고 단란한 한때를 보내는 모습이었다. 그의 게시물에 무슬림 팬들은 댓글로 그를 비판했다. 이집트 국적의 이슬람 교도로 알려진 그가 기독교의 최대 기념일인 크리스마스를 기념하는 사진을 게시했기 때문이다.

 

무슬림 팬들은 이슬람교도는 크리스마스를 축하할 수 없다며 살라를 질타했다. 일부팬은"Subhanallah" (알라에게 영광을), "Astugfurallah"(알라에게 용서를 구한다) 등 이슬람의 종교적 의미의 문구를 댓글로 달기도 했다. 또한 "이는 신에게 아들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라며 "당신은 그들(서양 팬들)을 기쁘게 하기 위해 당신의 종교를 팔아 넘겼다"(abd_****)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슬람교는 기독교와 달리 예수를 신의 아들로 인정하지 않아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는 크리스마스를 기념하지 않는다. 이슬람교의 성서인 코란은 예수를 선지자 무함마드 이전에 온 선지자로만 묘사하며, 무함마드를 가장 완전한 선지자로 여긴다.

 

이에 다른 해외 팬들은 크리스마스는 종교와 상관없이 누구나 기념할 수 있다며 무슬림 팬들의 비판에 반박했다. 한 누리꾼은 "많은 기독교인들 또한 무슬림의 기념일 때 함께 축하한다""이 비판은 불필요하다"(Daniel*****)고 말했다. 또한 자신을 무슬림으로 소개한 한 누리꾼은 "왜 사람들이 이 사진에 열을 내는지 모르겠다""이는 예쁜 조명으로 장식한 나무 일뿐 나무는 누구의 신념도 바꾸지 않는다"(Omar***)고 살라를 두둔하기도 했다.

 

반면 서로의 종교적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고 종교를 비하하고 비난하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사진 한 장이 종교를 둘러싼 싸움으로까지 번진 것이다. 살라가 유럽 내 무슬림에 대한 혐오와 편견을 감소시켰다는 평가를 받는 것과 비교되는 모습이다. 누리꾼들은 살라의 SNS에 달린 이슬람교도의 댓글에 "이슬람은 사람들을 세뇌시키고 증오하게 만들 뿐 평화를 만들지 못한다""크리스마스에 증오를 전하는 것은 이슬람교뿐이다"(robin*****)라고 이슬람교를 비하하기도 했다.

 

2019년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팀은 리버풀 팀 내 살라의 존재가 무슬림에 대한 증오 범죄를 줄였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그가 리버풀에 입단하면서 머지사이드 내 무슬림을 향한 증오 범죄 발생률이 18.9% 감소했고, 트위터의 무슬림 혐오 글은 7.3%에서 3.8%로 절반가량 감소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러한 현상을 '살라 효과'로 명명했다.

  

현재 유럽 리그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모하메드 살라는 기도하는 골 세리머니를 할 정도로 축구계의 대표적 이슬람 교도다. '이집트의 메시' '골 넣는 파라오' 등의 별명으로 불리며 월드컵 전 라마단 기간에는 그의 금식 여부에 전 세계 축구팬들의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그러나 그가 무슬림 팬들에게서 논란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2019년과 지난해에도 가족들과 크리스마스를 기념하는 사진을 올려 무슬림 팬들의 질타를 받았다.

 

또한 그는 2019년 영국 일간 타임즈와 인터뷰에서 이슬람 문화권의 여성에 대한 인식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지금 여성은 그들이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다""내 조국과 중동에서 여성들이 받는 대우는 변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중동 출신의 선수가 공개적으로 이슬람 문화를 비판한 사례가 많지 않았기에 살라의 해당 발언은 당시 큰 반향을 일으켰다. 

 

한편 모하메드 살라는 이슬람 출신 중 유일하게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2019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포함될 정도로 전 세계적 인기를 끌고 있는 축구 선수다. 그는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28년 만에 이집트의 본선 진출을 이끌며 조국인 이집트에서도 국민 영웅 대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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