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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투 대주교, 고인 뜻 따라 “火葬 대신 환경적 水分解葬”

김희성 기자 | 기사입력 2022/01/03 [21:00]
가족 20여명 등 참석한 가운데 케이프타운 대성당에 영면

투투 대주교, 고인 뜻 따라 “火葬 대신 환경적 水分解葬”

가족 20여명 등 참석한 가운데 케이프타운 대성당에 영면

김희성 기자 | 입력 : 2022/01/03 [21:00]
▲ 고 데스몬드 투투 대주교의 관이 1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 세인트조지 정당에서 운구되고 있다. AP연합뉴스    

 

가족 20여명 등 참석한 가운데 케이프타운 대성당에 영면 

 

() 데즈먼드 투투 성공회 대주교가 화장(火葬) 대신 수분해장(水分解葬)으로 1(현지시간) 영면에 들었다. 수분해장은 시신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온실가스가 덜 발생해 환경친화적 장례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CNN방송 등에 따르면 투투 대주교는 이날 남아공 케이프타운에 위치한 세인트 조지 성공회 대성당 묘역에 안치됐다. 아파르트헤이트(인종 분리 정책) 철폐 운동을 이끌어 1984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투투 대주교는 지난달 2690세를 일기로 선종했다.

 

장례는 생전 고인의 뜻에 따라 수분해장으로 치러졌다. 수분해장은 강()알칼리 용액(pH12 이상)과 물이 담긴 고압 금속 실린더로 시신을 분해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을 거치면 시신은 녹아서 액체가 되고, 남은 유골은 건조ㆍ분쇄된 뒤 유골함에 담겨 유족에게 전달된다.

 

일부 환경운동가들은 수분해장이 온실가스를 다량 배출하는 화장을 대체할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수분해장 기기 관련 업체들은 수분해장을 이용하면 화장할 때보다 온실가스 배출량은 35%, 에너지 사용량은 90% 줄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장례 업계와 환경 분야 외에 다른 분야에서는 거의 연구가 이뤄지지 않았다.

 

수분해장은 1990년대 초 실험에 이용된 동물 사체를 저렴하고 안전하게 처리하기 위해 고안됐다. 2000년대 이후 의과대학에서 기증된 시신의 장례를 위해 사용하다가, 기술력이 향상되면서 최근에는 일반 장례에서도 쓰이게 됐다. 미국에서는 대략 20개 주()가 수분해장을 합법화했다. 남아공에는 수분해장과 관련한 별다른 규정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생전 투투 대주교는 인권운동뿐 아니라 환경보호에도 각별한 관심을 갖고 목소리를 내 왔다.

 

성공회 측은 성명을 통해 이날 일찍 비공개 가족 예배로 의식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현장에는 부인 레아 투투 여사를 비롯한 약 20명의 가족 구성원이 자리했으며, 타보 막고바 현 케이프타운 대주교가 대성당 중앙제단 앞의 추모석 아래에 그의 유골함을 안치했다.

▲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데즈먼드 투투 대주교 장례식이 거행된 1일 케이프타운 세인트조지 대성당에 안치된 투투 대주교의 소나무 관 위에 카네이션 한 다발이 올려져 있다. AP 연합뉴스    

 

막고바 대주교는 "이번 기회를 이용해 페이지를 새로 넘기자"면서 "투투 대주교가 옹호했던 근본적이고 혁명적인 변화를 위해 헌신하자"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장례식 때 쓰인) 밧줄 손잡이가 달린 소나무관과 같이, 투투 대주교처럼 간소하게 살자"고 말하기도 했다.

 

시신도 장식을 전혀 하지 않은 단출한 소나무관에 안치돼 지난달 30~31일 일반 참배객의 조문을 받았다. 남아공 성공회는 가격이 가장 저렴한 관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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