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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길수의 일상에서 찾는 삶의 구원과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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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길수의 일상에서 찾는 삶의 구원과 행복
박길수의 일상에서 찾는 삶의 구원과 행복●꼰대
굽은 나무가 산을 지킨다
기사입력: 2022/05/23 [07:30]  최종편집: ⓒ 매일종교신문
박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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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곡짐이 온전한 것이구나.

 

구부러져야 바로 펼칠 수 있고, 패인 곳이라야 채울 수 있으며, 낡아야 새로워질 수 있고, 적으면 더 얻을 수 있지만, 많으면 미혹에 빠질 뿐이구나.

 

노년에는 굽은 세상의 방식 그대로 삶을 받아들인다.

 

드러내지 않으니 오히려 밝고, 주장하지 않으니 두드러지고, 과시하지 않으니 되레 공이 드러나고, 자만하지 않으니 더 지속되는구나.

 

무릇 분쟁에 빠지지 않으니, 세상 사람과 다툴 일 없다. 옛날 굽은 나무가 산을 지킨다는 말은 허언이 아니구나.

 

진실로 온전해져서 돌아온 삶이구나.

 

(曲則全 枉則直 窪則盈 弊則新 少則得 多則惑

是以聖人抱一爲天下式

不自見 故明 不自是 故彰 不自伐 故有功 不自矜 故長

夫唯不爭 故天下莫能與之爭 古之所謂曲則全者 豈虛言哉

誠全而歸之)

 

도덕경 22장 말이 천수를 누리며 장수할 수 있는 노년 삶의 비법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사는 주상복합 아파트에서 일하시는 깐깐하고 부지런한 경비 아저씨는 내일 모래가 여든이다.

 

코로나가 극성을 부리던 지난 3년 동안 아저씨는 거의 내내 마스크 착용을 강하게 거부해 왔다. 그러면서 은근하고 조금 능청스러운 미소를 띠며 내게 다가와 이야기하시길 즐기셨다.

 

코로나가 오미크론으로 변이하고 마지막 극성을 부리면서, 마스크 착용이 거의 끝나갈 듯싶던 몇일 전, 내가 되레 참을 수 없었던 듯싶다. 인정 많고 부지런하지만 고집이 너무 센 그 아저씨에게 그만 내 말을 그대로 하고야 말았다.

 

너무 "꼰대"같이 그러시지 마시고 굽은 대로 소리 없이 함께 살아가자고. 다 마스크를 쓰는데, 왜 아저씨만 굳이 고집을 그렇게 부리시냐고.

 

"꼰대"라는 단어가 그 아저씨에게 충격적으로 쉽게 와 닿았던 모양이다. 나는 그 단어가 그렇게 민감한지 잘 몰랐다. 진즉 완곡하게 말을 해드렸더라면 좋았을 텐데.

 

늦게서야 팬데믹 戰局도 거의 다 끝나갈 듯한 무렵에, 그 아저씨는 단정하게 마스크를 쓰고서 아파트를 잘 지키시고 계신다. 이제야 노인은 사람들 눈에 띠지 않고 조용히 굽은 채 사시는 일이 온전하고 마음 편한 장수의 건강한 삶이라고 비로소 다시 느끼시는 모양이다.

 

이제는 내가 그 아저씨에게 다가가서 웃으며 인사말을 건넨다.

 

"마스크 쓰시면 너무 답답하시지요? 혹시 꼰대라는 말에 놀라셨나요?"

 

답변대신 가벼운 웃음 소리만 남긴 채 그 노인은 바삐 다음 일거리로 내달리신다. 언제 막걸리 한 잔 사드리고 싶은데, 시간이 없다. 

박길수

1952년 광주 출생, kt퇴직, 요양보호사, 7년전 부인이 뇌출혈로 쓰러져 현재 재택 간병 중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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