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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중 대주교, "북한이 초청하면 교황 방북할 것"

이광열 기자 | 기사입력 2022/06/22 [08:23]
권영세 통일장관, 대 종단 지도자 예방해 대북정책 의견 수렴

김희중 대주교, "북한이 초청하면 교황 방북할 것"

권영세 통일장관, 대 종단 지도자 예방해 대북정책 의견 수렴

이광열 기자 | 입력 : 2022/06/22 [08:23]
▲ 권영세 통일부 장관이 21일 광진구주교회의관에서 한국천주교회 광주대교구장인 김희중 대주교를 예방해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권영세 통일장관, 대 종단 지도자 예방해 대북정책 의견 수렴

 

한국천주교회 광주대교구장인 김희중 대주교는 21"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북측에서 초청하면 언제든지 가실 의향이 있다고 한다"고 밝혔다.

 

김 대주교는 이날 오후 광진구주교회의관에서 권영세 통일부 장관과 만나 새 정부 대북정책에 대한 견해를 나누며 이같이 말했다.

 

김 대주교는 최근 로마를 방문해 고위 성직자들에게 들은 것이라며 "북측이 (교황 방북을) 받아들일 환경 조성에 남북이 함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 꿈은 남북정상이 판문점에서 만나 평화협정을 맺고 교황님이 오셔서 이를 보증해주시는 것"이라며 "로마(교황청)에서는 북측과 관계를 계속하고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그러자 권 장관은 "다른 분도 아니고 교황님이 가셔서 한반도 평화를 위해 역할을 해 주신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유흥식 추기경님도 교황님 방북에 굉장히 적극적이시니 열심히 협력하면 좋을 일이 있지 않겠느냐"고 화답했다.

 

다만 북한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국제 사절과 국제기구 관계자들도 입북이 어려운 점을 들며, 이런 상황이 현실적 장애가 되겠다고 염려했다.

 

앞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해 10월 교황궁을 방문한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초청장을 보내주면 여러분들을 도와주기 위해, 평화를 위해 나는 기꺼이 (북한에) 가겠다"고 밝혔지만, 북한은 이에 대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김 대주교는 정부가 대북 인도적 지원의 문호를 넓혀달라는 주문도 했다. 이에 권 장관은 "북한이 대화에 나서고 비핵화 방향으로 나간다면 얼마든지 도울 생각이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올봄 북한에서 가뭄이 심했고 코로나19로 사람들이 집에서 나오지 못하니 틀림없이 모내기에 지장이 있었을 것"이라며 "당장 감자, 보리 수확과 가을 추수에도 부정적 영향이 있을 텐데 식량 문제가 더 악화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남북 간 신뢰 회복에 대한 당부도 있었다.

 

김 대주교는 "우리가 북측에 개성공단 노동자들을 위한 기숙사나 남북철도 연결 등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게 여러 건 있다""북한에서도 핵을 포기하면 도와주겠다는 말을 믿을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종교단체들이 쌀을 지원하려고 했더니 유엔 제재 때문에 차량 반입은 안 된다더라. 비닐하우스용 쇠 파이프도 무기로 만들까 봐 안 된다고 했다""이는 (남북이) 아예 접촉 못 하게 유엔이 막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꼬집었다.

 

권 장관은 한미동맹을 굳건히 하면 남북 간, 북미 간 신뢰 회복에 장기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며 "과거 서독도 미국과 가까워지면서 (동독과) 무슨 행동을 하더라도 미국이 색안경을 끼고 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권 장관은 이날 천주교를 시작으로 한국종교인평화회의를 구성하는 7대 종단 지도자들을 차례로 예방한다.

 

오는 22일에는 이홍정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오는 23일에는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을 예방하며 남북문제에 대한 의견을 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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