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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실크로드와 불교(종교)전파-㉝ 인도네시아 신흥제국 스리위자야 불교수용

보검 이치란 스님 | 기사입력 2022/08/15 [08:18]
당송과도 교역하면서 인도 팔라왕조와 긴밀한 유대, 비크라마쉴라 대학 밀교 전파

해양실크로드와 불교(종교)전파-㉝ 인도네시아 신흥제국 스리위자야 불교수용

당송과도 교역하면서 인도 팔라왕조와 긴밀한 유대, 비크라마쉴라 대학 밀교 전파

보검 이치란 스님 | 입력 : 2022/08/15 [08:18]

당송과도 교역하면서 인도 팔라왕조와 긴밀한 유대, 비크라마쉴라 대학 밀교 전파

 

스리위자야 제국의 주된 관심은 당나라와의 무역이었고, 스리위자야 제국은 당나라와는 물론 송나라와도 무역협정을 맺어서 부를 이루는 것이 목적이었다. 벵골의 불교 왕조였던 팔라왕조와는 무역뿐 아니라 종교.문화적인 교류를 했었고, 마찬가지로 중동의 이슬람의 칼리프 국들과도 교류했다. 스리위자야 왕국은 벵골의 불교왕국 팔라왕조와 긴밀한 유대를 강화했다.

▲ 9세기의 팔라제국의 지도.    

 

팔라제국(Pala Empire 7501161)은 고대 인도의 불교 황제 국가였다. ‘팔라란 말은 인도 프라크리트어(속어)보호자란 뜻이다. 영역은 지금의 방글라데시와 인도 동부지역이 여기에 해당된다. 이 시대에는 벵골과 인도 동부지역인 비하르(보드가야 사르나트 등 불교 성지가 속해 있는 지역)는 안정되고 번영을 구가했다고 하는데, 이 시대의 불교는 대승불교와 바즈라야나(금강승 밀교) 전통이었다.

 

이 시대에 큰 불교사원인 소마푸라 마하비하라가 창건되고, 날란다(Nalanda)불교대학과 비크라마쉴라(Vikramashila) 불교대학이 최전성기를 누릴 때이다. 팔라 왕국의 경제 문화적인 영향력은 멀고 넓은 지역과 영역에 영향력이 미쳤고 이로 인한 무역 네트워크 형성과 지성(종교문화)은 히말라야에서 동남아시아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아랍 국가들은 이 시대 인도 아 대륙에서 팔라 왕조는 가장 자비스러운 나라였다고 기록하고 있다.

▲ 비크라마쉴라 사원대학 유적.   

 

인도네시아의 스리위자야 왕국은 팔라왕국과의 깊은 교류로 불교왕국으로 발전한 것이다. 팔라 왕국이 세운 소마푸라 마하비하라는 8세기에 세워진 사원으로서 현재는 그 유적만이 존재하는데, 인도 동부 西 벵골지역에서 가까운 방글라데시에 위치하고 있다. 1985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다. 방글라데시의 파하르푸르라는 지역에 위치한 이 사원은 팔라왕국의 제2대 왕인 다르마팔라(재위781821)에 의해서 세워졌는데, 상당히 큰 규모였던 것으로 티베트 소스에서 전하고 있다.

 

날란다 사원대학보다는 늦게 출발했지만 비크라마쉴라 사원대학은 그 명성이 해외에 까지 널리 퍼졌다. 비크라마쉴라 사원대학은 팔라제국 황제 다르마팔라(783820)에 의해 신설되었는데, 날란다 사원대학에서 학문의 질이 저하되었다는 데에 대응하여 설립되었다. 유명한 판디타(스승)이자 철학자인 아티샤(Atiśa)가 이 사원대학의 수도원장으로 등재되어 있다. 날란다 대학과 마찬가지로 이 대학도 1193년경 무슬림인 무함마드 빈 박티야르 칼지(Muhammad bin Bakhtiyar Khalji)의 군대에 의해 파괴되었다.

 

비크라마쉴라 사원대학은 날란다 사원대학과는 좀 다르게 바즈라야나(Vajrayana, 金剛乘)의 중심지였으며 밀교(탄트라) 학승들을 임용하였다.

▲ 금강저와 간타(종).  

 

밀교는 비밀의 가르침이란 뜻으로 문자 언어로 표현된 현교(顯敎)를 초월한 최고심원(最高深遠)한 가르침을 말한다. 일본에서는 진언종의 구카이(空海)가 불교를 현밀이교(顯密二敎)로 판별하여 금강승, 즉 밀교의 우위를 주장했다.

 

중국의 불교에서는 밀종(密宗)이라고 한다. 한국과 일본의 불교에서는 진언종이라고도 한다. 밀교는 금강승(金剛乘)이라고도 하는데, ‘밀교금강승이라는 두 낱말은 티베트 불교와 동의어로 사용되는 경우도 있다.

▲ 티베트 불교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 성하가 임석한 가운데 설법하기 전, 라다크 레에서 식전 공연을 보고 있다. (2022.8.7.).    

 

금강승, 즉 밀교는 불법승 삼보 중에서 법의 화신인 대일여래를 본존으로 하는 종파이다. 밀교는 법신불(法身佛)로서의 대비로사나불(大毘盧舍那佛), 즉 대일여래(大日如來)가 부처 자신 및 그 권속을 위하여 비오(秘奧)한 신구의(身口意)의 삼밀(三密)을 풀이한 것으로, 대일경(大日經)에서 말하는 태장계(胎藏界), 금강정경(金剛頂經)에서 말하는 법문(法門)이나 다라니(陀羅尼인계(印契염송(念誦관정(灌頂) 등의 의궤(儀軌)를 그 내용으로 하고 있다.

 

금강승, 즉 밀교는 티베트에서 가장 흥하였고, 아직도 티베트의 지배적인 종교 또는 종파이다. 밀교는 힌두교의 영향이 깊게 들어온 불교이다. 티베트 불교에서는 달라이 라마를 관세음보살, 즉 관자재보살, 혹은 천수천안보살의 화신으로 정교일치의 지도자로 깊이 존경한다. 밀교, 즉 티베트 불교는 중국을 두렵게 할 만큼 호전적이었던 토번, 즉 지금의 티베트인을 가장 평화를 추구하는 민족으로 바꿀 만큼 티베트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밀교는 중국 원나라 때도 전파되어 오늘날 밀교를 가장 많이 신앙하는 지역은 티베트와 몽골이다.

 

다시 바크라마쉴라 사원대학으로 옮겨가 보자. 날란다대학이 대승교학(大乘敎學) 중에서도 중관(中觀) 유식(唯識)이 강세였다고 한다면, 비크라마쉴라 대학은 금강승 즉 밀교가 강했다. 당대의 유명한 밀교학승인 붓다자나빠다, 디팡카라바드라, 자야바드라가 차례로 대학을 주도해 갔다. 자야바드라는 스리랑카 출신으로 차크라삼와라 탄트라에 대한 최초의 저명한 주석가였다.

▲ 비크라마쉴라 사원대학의 유적인 동굴 사원. 

 

인도 밀교 전통 가운데 삼바라(Saṃvara) 전통은 분노존(忿怒尊)의 형태인 차크라삼바라(Cakrasaṃvara)로 화한 헤루카(Heruka, 지혜왕))를 주존으로 삼는다. 이 전통에 속한 경전들 가운데 가장 초기에 성립된 핵심 경전인 차크라삼바라탄트라는 요기니탄트라(Yoginītantra) 계열의 경전이다. 비크라마쉴라 대학의 밀교(금강승)는 고스란히 티베트와 인도네시아에 전파되었지만, 결국 티베트불교에서만 전통이 살아남게 되었고, 인도네시아에서는 역사적 자취만 남게 된 것이다.

▲ 아티샤 디팡카라.  

 

아티샤 디팡카라(9821054)는 날란다와 비크라마실라 수도원과 관련이 있다. 그는 11세기 아시아에서 대승불교와 금강승(밀교) 불교를 전파한 주요 인물 중 한 사람이며 티베트에서 수마트라까지 불교 사상에 큰 영감을 준 대학승이다. 그는 중세 불교의 가장 위대한 인물 중 하나로 인정받고 있다. 아티샤의 수석 제자인 드롬톤은 티베트 불교의 신 번역 종파 중 하나인 카담 종파의 창시자였으며 14세기에는 그의 가르침을 받아들이고 겔룩빠의 전통으로 대체되었다.

 

아티샤는 힌두철학에도 조예가 깊었으며 결국에는 불교학 연구로 방향을 돌렸다. 티베트 자료에 따르면 아티샤는 28세의 나이에 마하상기카(대중부 부파)에서 득도 수계하였다고 한다. 그는 힌두교의 비슈누파와 시바파의 철학을 거의 섭렵하였으며, 탄트릭 힌두와 의례는 물론 불교 비불교의 모든 철학을 망라해서 공부했다. 예술 분야에도 식견을 넓혔다. 불교학 계보는 아상가(무착)와 바수반두(세친), 나가르주나와 찬드라키리티(월칭)이며, 무려 150여명의 저명한 학자들에게서 배웠지만 가장 크게 영향을 받은 스승은 다르마키리티(법칭)이며, 또한 비크라마쉴라의 라트나카라산티 였다고 한다.

▲ 힌두교 시바파 신도들이 의식을 집전하고 있다. 

 

티베트 소식통에 따르면 아티샤는 스리위자야 제국의 수마트라에서 12년을 보냈다가 남인도 쫄라왕조의 라젠드라 쫄라 1세가 수마트라를 침략한 같은 해인 1025년에 인도로 돌아왔다. 아티샤는 인도로 돌아와서, 지식이 더 풍부한 학승들과 토론했으며, 극단주의자들인 비불교 논사들과 쟁론하여 그들을 물리치기도 하여 찬사를 받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다르마팔라 황제가 세운 비크라마실라 사원대학의 수도원장으로 임명되었다.

 

이처럼 인도의 불교학은 곧바로 인도네시아와 통했으며, 당대의 유명한 학승들이 인도네시아 섬으로 가서 직접 강의를 하면서 인도 대승교학과 밀교(금강승)를 전했던 것이다.

▲ 보검 세계불교네트워크코리아 대표. 저 멀리 한반도의 땅 끝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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