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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헌 주역 읽기
화천대유火天大有
풍요의 시대
기사입력: 2014/05/06 [22:23]  최종편집: ⓒ 매일종교신문
이시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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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하늘높이 솟아 만물을 비추고 있다. 음 하나가 위의 인군의 자리에서 다섯 양을 다스린다. 모든 양들이 위아래에서 응하고 있기 때문에 대유라고 했다[柔 得尊位 大中而上下應之曰 大有]. 중심 효인 인군이 안으로는 굳건한 덕을 가지고, 밖으로는 밝게 살피며 정치를 하는 대유의 시대가 왔다. 자기가 바라는 높은 자리에 앉고 재산을 많이 축적했다[其德 剛健而文明 應乎天而時行是以元亨]. 모든 것이 많아지고 풍성해졌는데, 그러나 사람들이 더 가지려고 하고, 빈부의 격차는 날로 심하여져서 죄짓는 사람들도 많아진다. 하늘의 공정한 뜻을 순하게 받들어 악을 막고, 선을 북돋워 주고 드날려 주어야 한다[順天休命 遏惡揚善].

맹자가 “인욕을 막고 천리를 보존하라[遏人欲存千里]”고 말했듯이 아름다운 하늘의 명을 인군이 순하게 따르는 것이다.
❋柔부드러울 유, 尊높을 존, 休아름다울 휴, 遏막을 알, 揚드날릴 양    

    
처음 얻은 양효 “해를 끼치는 친구는 아니다”


이 효는 맨 처음 나온 양으로 아직 순수하다. 부자 한명이 나오려면 여러 사람이 손해를 봐야 한다는 말이 있으나 이 효는 아직 남을 사귀는 데 피해를 주지는 않는다. 당장은 허물이 없으나 방심하지 말아야 한다. 부유함이 본래 허물이 되는 것은 아니나, 부유함으로 인하여 스스로 잘못을 저지르는 수가 있다. 부유함을 누리면서도 마음속에 가난을 잊지 말고, 조심하고 두려운 마음을 갖고 대처하면 교만한 인상은 주지 않게 됨으로 허물이 없다[无交害 匪咎 艱則无咎].

❋害해로울 해, 匪아닐 비, 艱어려울 간 
    

둘째 양효 “큰 부자는 하늘이 내린다”


풍요의 경제를 어깨에 짊어지고 나아간다. 큰 수레에 짐을 실어 끄떡없이 멀리까지 갈 수 있다. 이 효는 대유한 것을 모두 싣고 인군의 명을 받아 정치를 해나가는 큰 인물이다. 큰 재물을 운용하여 감당할 만한 사업능력을 가진 자이다. 강하고 현명한 자격을 갖추었고, 중도를 행하므로 임무수행에 허물이 없는 것이다[大車以載 有攸往 无咎].

❋載실을 재, 攸바 유, 往갈 왕
    

셋째 양효 “돈을 쓸 줄 아는 부자”


크게 가진 자들인 재벌이 국가의 복지를 위한 사회사업에 참여한다. 사업에 크게 성공한 자들이 그 다음에 하는 일은 주위의 취약한 곳을 찾아내어 살려내는 일로 나라를 돕는다. 이런 일이야말로 크게 가진 자 가운데도 대단한 의식을 가진 사람이 아니면 불가능하다. 기회만 있으면 자신의 기업을 확장시켜 욕망이라는 열차에 속력을 내기에 바쁜 소인배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公用亨于天子 小人弗克].

❋어떤 성공한 CEO의 자서전에서 그는 어렸을 때 굶주린 기억이 많았다. 그래서 자신이 벌어 모은 재산의 일부를 결식아동을 위한 무료급식과 농촌학교 장학금으로 내놓았다는 사례를 읽은 적이 있다. 바로 이 효의 주인공 격이다.

❋亨향헌(亨獻)할 향, 克능할 극  
    

넷째 양효 “ 청빈만이 살길인 대신의 자리”


부드럽고 인자한 인군 바로 밑의 신하인 이 효는 대유의 시대에서 엄청나게 많은 것을 제 손에 넣고 주무르는 막강한 자리이다. 이럴 때 만약 자칫 잘못하여 탐욕을 부린다면 몫이 큰 만큼 그 죄도 또한 크기 때문에 매우 위태롭다. 그러나 이 효는 대유한 재산을 나라의 것으로 생각하여 자기 소유로 하지 않으며 자기 세력도 키우지 않는다. 오직 맡은 바 직분을 수행할 뿐이다. 그에게는 명변(明辨)의 지혜가 있기 때문이다. 어질고 지혜로운 사람은 사물의 이치를 밝게 분변하여 성대한 때를 만나면 장차 허물이 이른다는 것까지 간파해야 한다[知咎之將至]. 매사에 조심하고 두려워해야 대유를 유지하고 바르게 쓸 수 있다. 그래서 덜어내고 억제하여 차고 넘치는 지경에 까지 이르지 않도록 한다[匪其彭无咎 明辨晢也].

❋彭찰 방, 辨분별할 변, 晢밝을 절   
    

중심 음효 “부드러운 그러나 야무진 힘”


풍요의 시대를 다스리는 지도자이다. 첫째가 신뢰를 받는 정치이고, 다음은 위엄이 겸비되어야 한다.

높은 자리에서도 부하를 믿고 믿음을 나누는 부드러움이 대유를 보존하는데 절대 필요하지만, 인군이 믿음은 있어도 위엄이 없다면 체통을 잃어서 명령체계가 안 잡힌다. 결국 대유의 세상을 다스리기 위해서는 신(信)과 위(威)를 겸비하라는 것이다[厥孚 交如 威如 吉].

❋厥그 궐, 孚믿을 부, 威위엄 위   
    

위 양효 “하늘이 돕는지라……”


군왕의 자리를 지낸 뒤에 상왕, 고문의 자리에 앉는다. 세력도 없고 힘도 없다. 그러나 자신을 억제하고 아래의 유약한 인군을 말없이 돕는다. 군자의 길이며, 하늘의 법칙에 맞는 길이다. 그래서 하늘로부터 도움을 받는 것이다[自天祐之吉 无不利].

❋중국 역사에서 주나라 주공(周公)이 어린 조카 성왕(成王)을 업고서 섭정을 한 일은 훌륭한 업적으로 남는다. 무왕이 죽고 무왕의 아들 성왕이 아직 어릴 때 무왕의 동생인 주공이 어린 조카 성왕을 천자의 자리에 앉히고 그를 도와 나라를 다스렸다. 형인 무왕의 유언을 받들어 신의를 지켜 천리에 순응하여 성왕을 도왔는데 성공적인 섭정으로 끝을 맺었고 하늘이 도와 주(周)나라는 번영했다.

❋自부터 자, 祐도울 우    

▼▲▼

사람들이 하나가 되어 서로 뜻을 함께하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어 대유의 세상에 이른다.
그러나 성인은 “항상 없는 속에서 무궁한 진리를 찾고, 철저한 무소유의 삶에서 때묻지 않은 정신이 살아난다”고 말씀하셨다. 너무 소유에 집착하지 말 일이다. 내 소유가 사회의 소유이며, 화합과 평등을 이루는 공동의 소유일 때 진정한 대유가 될 것이다.

처음 효는 재물을 모으다 보면 못할 짓도 하게 되어 남에게 손해를 입히는 일도 있으나, 처음 단계이므로 아직은 별 허물이 없다. 둘째 효는 큰일도 감당하고 큰 재물도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 셋째 효는 재벌이 많아져 그들이 낸 세금으로 나라가 부유해지고 넷째 효는 대신의 위치에서 큰 재산을 관리하므로 오직 청렴한 자세가 중요하며, 중심 효는 유약한 부드러움으로 다섯 양을 거느려야 하는 통치자는 무엇보다도 믿음과 야무진 힘을 보여주길 바라며, 위 효는 하늘이 도와 크게 가진 것이 보존된다. 하늘의 뜻을 어기지 않고 사람에게 신의를 지키는 자만이 대유할 수 있음을 거듭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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