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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영화와 숫자●단테의 『신곡』에서 언급한 9가지 지옥

이경기 | 기사입력 2015/01/08 [11:56]
‘무절제’ ‘폭력’ ‘사기’ 등 3가지 영역으로 크게 구분

종교영화와 숫자●단테의 『신곡』에서 언급한 9가지 지옥

‘무절제’ ‘폭력’ ‘사기’ 등 3가지 영역으로 크게 구분

이경기 | 입력 : 2015/01/08 [11:56]

▲ 단테의 『신곡』에서 언급한 ‘제 1지옥’ 림보의 풍경을 화가 구스타프 도레(Gustave Dore)가 판화(engravings)로 그린 그림.     © 매일종교신문
▲ 화가 스트라다너스(Stradanus)가 그린 ‘제 3지옥’의 모습.     © 매일종교신문
▲ 화가 스트라다너스(Stradanus)가 그린 ‘제 5지옥’의 모습.     © 매일종교신문
▲ 단테가 언급한 9번째 지옥에서 사탄이 주변이 모두 얼어 있는 지역을 감시하고 있는 장면.     © 매일종교신문
▲ 1970년대 할리우드 재난영화 시대를 주도한 <타워링 The Towering Inferno>.     © 매일종교신문
▲ 이용주 감독의 <불신지옥>은 10대 소녀의 행방불명사건 이후 벌어지는 연쇄살인사건을 놓고 광적인 믿음은 자신과 주변을 지옥과 같은 고통으로 몰아 갈 수 있다는 주제를 담아 호응을 얻어냈다.     © 매일종교신문
‘땅 밑에 거대한 원추체(圓錐體)가 뒤집어 있는 곳’
단테의 『신곡』 1부 ‘지옥’편에서 언급한 지옥의 모습이다.
 
‘제 0옥(獄)’은 ‘이승에 있었을 때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은 중립적인 인생을 살아온 자’들의 영혼이 영원히 머물고 있는 곳이다. 단테는 ‘제 0옥’은 지옥에 들어갈 자격조차 못 얻은 애처로운 존재로 비난의 화살을 던지고 있다. 지옥의 주변에서 생존했을 때의 죄 값을 치르는 것이다.
 
‘제 1옥’은 림보라고 불리고 있다. ‘죄를 짓지 않고 선하게 살았던 비기독교인들’이 거처하는 장소이다.
 
구원을 받기 위해 가장 기본적인 단계인 세례를 받지 못해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지만 그렇다고 육체적인 형벌을 받지도 않는다.
 
‘림보’에는 ‘호메로스, 호라티우스, 오비디우스, 루카누스, 베르길리우스 등 고대의 5대 시인을 비롯해 무슬림 학자, 시인, 철학자들이 머물고 있으며 단테 자신도 이들 부류에 합류 시킨다.
 
‘제 2옥’은 ‘성적 방종을 자행하고 음란한 행동을 한 자들’이 머무는 곳이다.
 
‘제 3옥’은 단테가 이미 7대 대죄로 언급했던 죄목 중 ‘식탐하는 자’, ‘제 4옥’은 ‘탐욕스럽고 낭비하는 자’, ‘제 5옥’은 ‘분노한 자와 우울한 자’ 등을 목격할 수 있는 곳으로 지목하고 있다. ‘제 6옥’은 ‘이교도들이 견딜 수 없는 육체적인 고통을 당하는 곳’이다.
 
‘제 7옥’은 ‘타인에게 폭력을 자행한 자’를 처벌하는 곳이다. 여기에는 ‘자살과 낭비 등으로 스스로에게 폭력을 행사한 자’ ‘신성모독 등 신에게 언어폭력을 가한 자’ ‘성도착자’ ‘고리대금으로 타인에게 경제적 고통을 가한 자’ 등이 모두 포함된다.
 
‘제8옥’은 ‘괴물 제리온의 등에 올라탄 뒤 사악한 주머니’로 명명된 ’말레볼제 Malebolge'라는 웅덩이를 만나게 된다. 이곳에 사기꾼들이 머물러 고통을 당한다. 사기꾼은 ‘성직을 팔고 산 교황과 성직 매매자’ ‘성적으로 유혹한 자’ ‘아부꾼’ ‘점쟁이와 마법사’ ‘중상 모략꾼’ ‘거짓말쟁이와 야바위꾼’ ‘뚜쟁이’ ‘부정직한 정치인’ ‘위선자’ ‘도둑’ ‘율리시스와 같은 거짓충고자’ 등이 모두 포함된다.
 
‘제9’옥은 ‘배신자들이 머무는 곳’이다. 배신자 부류에는 ‘친인척을 배신한 자’ ‘정치적 도의를 배신한 자’ ‘은인을 배신한 자’ ‘손님을 배신한 자’ 등이다.
 
단테는 ‘제 9옥’에서는 율리시스 카이사르의 암살자 브루터스와 카시우스, 그리스도를 배신한 유다를 3개의 입으로 물어뜯고 있는 루시퍼를 만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한때 가장 아름답고 강력한 권능을 자랑했던 루시퍼는 신을 배신한 죄목으로 가장 추악한 모습으로 지옥의 한 복판에서 징벌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단테는 9가지 지옥은 ‘무절제’ ‘폭력’ ‘사기’ 등 3가지 영역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고 덧붙이고 있다.
 
한편 ‘종교계’에서는 ‘지옥(地獄)’에 대해 생존했을 당시 타인에게 악의적인 행동을 했거나 불의를 자행한 이들이 사후 영혼이 징벌을 받는 고통의 장소’로 정의하고 있다.
 
기독교에서는 ‘죄를 지은 악인들의 영혼은 사후에 하느님의 심판을 받아 영원히 고초와 고통을 받는 지옥 불을 경험하게 된다’는 주장과 ’사후에는 더 이상 생명이 존재하지 않으며 지옥으로 언급한 ‘스올'(히브리어)과 '하데스'(그리스어)는 죽은 이들이 묻혀 있는 무덤일 뿐’이라는 지옥 불 부재사상이 상충되어 전해지고 있다.
 
불교에서는 *5역죄(五逆罪)를 자행한 자 *사찰 탑을 부순 자 *시주 받은 물건을 사적인 용도로 낭비하는 자 *불교 성자인 아라한을 살해하는 자 *비구니를 강간한 자 등이 지옥에 떨어지는 징벌을 받는다고 경고하고 있다.
 
불가(佛家)에서는 ‘지옥을 체험하는 8가지’를 ‘팔열팔한지옥 八熱八寒地獄’으로 정의해 주고 있다.
 
1. 니라부타(尼刺部陀, nirabuda): 부스럼이 생기는 문둥병에 걸린다.
2. 마하발특마(摩訶鉢特摩, mahapadma): 지독한 추위로 피부가 붉게 물들어 연꽃 모양으로 변한다.
3. 발특마(鉢特摩, padma): 추위 때문에 육신이 붉게 된다.
4. 알부타(頞浮陀, arbuda): 천연두가 생기고 몸이 붓는다.
5. 알타타(頞哳陀, atata): 추워서 소리를 낼 수가 없으며 단지 혀끝만 움직일 수 있다.
6. 올발라(嗢鉢羅, utpala): 추위 때문에 육신이 푸른색을 띤다.
7. 확확파(臛臛婆, hahava): 입을 움직이지 못한다.
8. 호호파(虎虎婆, huhuva): 입술 끝만 움직이며 고통의 신음을 터트린다.
 
‘견딜 수 없는 형벌’을 받게 된다는 ‘지옥 Inferno’은 영화계에서 단골로 묘사되는 곳이다.
 
해리 라치맨 감독의 <단테의 지옥 Dante's Inferno>(1935)은 사기꾼과 그에게 고용된 늙은 남자가 고통을 즐기려는 관객들을 대상으로 ‘단테의 지옥 쇼’를 통해 돈벌이에 나서는 에피소드를 보여주고 있다.
 
1970년대 할리우드 재난영화 시대를 주도했던 어윈 알렌+존 길러민 공동 감독의 <타워링 The Towering Inferno>(1974)은 LA에서 세계 최고층 빌딩의 화려한 오픈 파티가 벌어지는 날 대화재가 호화빌딩을 단숨에 잿더미로 만들어 버린다.
 
겉으로 보여지는 최고를 향한 인간의 무모한 욕심은 현실생활에서 지옥과 같은 경험을 자초하는 것이라는 경구를 던지고 있다.
 
마약과 여자에 탐닉하는 부패경찰 조셉(크레이그 쉐퍼). 갈고리에 찢겨 죽은 남자의 시체와 어린 아이의 손가락이 발견되는 엽기적 사건을 목격하면서 조셉은 가톨릭 신부와 악인 핀헤드로부터 ‘욕망에 사로잡혀 일탈된 행동을 하는 한 지옥과 같은 영원한 악몽 속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경고를 받는다는 것이 스코드 데릭슨 감독의 <헬레이저 5 Hellraiser : Inferno / Hellraiser V>(2000)이다.
 
이용주 감독의 <불신지옥>(2009)은 14세 소녀의 행방불명사건 이후 벌어지는 연쇄살인사건을 놓고 광적인 믿음은 자신과 주변을 지옥과 같은 고통으로 몰아 갈 수 있다는 경고의 메시지를 담아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 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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